코스 : 하루재-영봉-인수산장-인수암-백운대
위문-동장대-대동문-칼바위 능선-정릉(5.5시간)
★*…가을 소묘
시인 / 최영은
나는 말할 수 없었다
여름이 석류 속으로 들어가
가을이 되는 것에 대해,
늘 앓던 늑골의 아픔도
가을이면 마른기침으로 깊어지고
한 바퀴 더 휘도는 아버지의 한숨이
두려움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별을 품는 가을엔
아버지의 그림자 짧아져 대문 반쯤 걸쳐지고
놀다 온 아이의 옷자락에 묻은 노을을 터는
아버지의 두 손이 심하게 떨리고 있는 것에 대해,
옷을 터는 게 아니라 아이를 때리는 것이란
걸정말이지 함부로 말할 수 없었다
말없이 맞고선 아이
조각배 타고 은하수 건널 때
할아버지의 이마가
반달 같아서 천상동 가는 길이 쉬울 거 같다며
할아버지 이마를 자꾸만 쓰다듬는 철부지 아이
가을이 더 깊어지면
금빛 언어로 찬란한, 거꾸로 세월을 읽는 것들과
파란 하늘 베어 문 유리창에 대해
죽음도 편히 받아들이는 낙엽이 있다는 것에 대해서만
짧게, 아주 짧게 그렇게만 전하리
가을의 모습이 울산과 서울을 드리우며 뚜렷하게 오고 있었다.
설레이며 맞이한 서울의 한강과 개천에는 가을을 즐기는
시민들과 쉼없이 오가는 차들의 시위로 무대를 꾸리고 있었다.
오염된 실개천의 물속에서 월척을 기대하며 낚시에 몰두 하고있는
강태공의 모습에도 가을은 어김없이 서성이고 있었다.
도선사에 도착한 시간이 정오를 가르키고 있었다.
장장 6시간을 달려 온 셈이다.
출발 하기 전에 참가한 악우들의 모습을 디카에 담았다.
6시간의 이동으로 지친 모습이지만 아름다운 얼굴들이다.
특별히 초빙한 오창세 산악인의 명쾌한 가이드가 산행의 기쁨을
더해준다.
제법 가파른 길을 오르는 서울님들의 모습은 어딘가
웃음을 잃어버린 기러기의 모습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복잡한 세계에 사노라면 그렇게 되나보다.
하루재 까지 구슬땀을 흘리며 가뿐하게 주파를 하고 영봉에
올라 잿빛 서울의 모습을 바라보고 제자리로 돌아 섰다.
인수암을 지나고 북한산성이 있는 위문을 거쳐 하일라이트인
백운대를 오르기 시작했다.
인파로 인해 조금 밀렸지만 가파른 바위산에 기어서 올랐다.
아름다운 인수봉에는 밧줄에 매달린 꾼들로 장관이고
건너편 산들성이에는 헬기가 구조를 하느라 아비규환이다.
바다님의 일행이 정상에서 디카에 잡혔다.
인파를 헤집고 바위를 기어 백운대 정상에 섰다.
주변의 산세들이 아름답게 보이고 서울의 꼭데기를
정복했다는 쾌감으로 감흥을 억눌러야 했다.
밀리는 인파에 여유를 찾아 포즈를 취하자 바다님의 디카에
들켜 아름다운 모습을 연출해 냈다.
아름답고 가슴에 안고 싶은 바위들이 스쳐간다.
동물 형상을 한 바위들이 눈요기를 더해 주는 북한산은
내내 신비롭고 아름다움을 잉태 해 내기 시작했다.
긴 행렬을 거두고 늦은 점심식사를 했다.
시장기때문에 성찬을 마치고 다시 길을 나섰다.
무인 대피소를 떠나기전에 다시 한 번 기념사진을 남겼다.
북한산성의 모습이 긴 꼬리를 물고 산등성이에서
쉼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역사의 현장에서 귀한 구경을 한 셈이되었다.
배고픔도 잊은 채 무한인들은 흩어짐없이 긴 행렬을 이루며
위문-동장대-대동문을 거쳐 긴 북한산성을 따라 행군을 했다.
보기드문 아름다운 코스인 칼바위를 타기 시작했다.
산행을 하기에는 안성맞춤인 신불산의 칼바위를 연상케하는
코스로 내내 스릴감을 일게 했다.
위태롭지만 아기자기하면서 스릴을 주는 산오름이
신남을 내뿜게 한다.
수도 서울의 복판에서 기어 오르는 기쁨이 기억에 남는다.
매우 가파르고 날카로운 바위를 오른다.
그리고 긴 꼬리를 물고 정릉매표소를 향해 돌진이다.
칼바위 정상에서 바라본 아, 아름다운 북한산의 모습이 걸작이다.
이런 환상의 멋을 보기 위해 우리는 그렇게 달려 온것일까?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이 서울의 하늘 아래에 펼쳐지고 있었다.
서울의 산이 명산임을 다시 확인을 한다.
첫댓글 힘든 산오름후에 오는 희열은 그 무엇과도 바꿀수없는것아닐까 싶어요.같이 느끼지 못함이못내 아쉽지만 눈으로 느끼며 즐감 했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