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청즉뇌청(腸淸卽腦淸)-치매 예방 세 번째 이야기
바야흐로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이 왔다. 60여 일의 최장기간의 여름 날씨가 한순간 쌀쌀한 날씨로 변하더니 완연한 가을이다. 어느덧 거리에는 낙엽은 떨어지고, 떨어지는 낙엽처럼 쓸쓸함이 묻어가는 어느 중년 남성의 발걸음이 가로등에 비춰 한 장의 LP 레코드판 사진 같다. 급격한 초고령사회로의 진입은 우리 사회의 시스템에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인구 예측을 보면 2014년 대비 2022년까지 인구는 882만 명 늘어나지만, 2030년에는 429만 명이 줄 것으로 예측된다. 생산 가능 인구는 320만 명이 줄어들 것이며, 이로 인건비 상승과 구인난이 발생할 수 있다. 2030년에 대한민국은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이며,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5.5%에 달할 전망이라고 한다. 65세 이상 인구는 2020년 대비 390만 명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생산 가능 인구는 2020년부터 2030년까지 356만 명 줄어들 것으로 통계청이 예측하고 있다.
하루에 한두 번은 길을 잃고 방황하는 치매 어르신을 찾는 안전문자가 상시로 발송되고 있는 현실은 급증하는 마약 투약자들이 거리를 활보하는 것만큼이나 우리 사회가 뇌 건강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신호라고 볼 수 있다. 웃음도 뇌의 호르몬 분비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고, 장 건강 또한 뇌 건강과 깊은 관련이 있다. 장은 ‘제2의 뇌’라고도 불릴 정도로 신경계의 작용과 장의 건강은 뗄 수 없는 관련이 있기 때문에 다시 한번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동의보감》에 '장청즉뇌청(腸淸卽腦淸)'이라는 말이 있다. 장이 깨끗해야 뇌가 맑아진다는 의미다. 장에 쌓인 독소는 혈관을 타고 혈액과 섞여 뇌로 이동하는데, 이 독소들이 뇌세포를 공격하는 원인 물질이 된다. 평소 항산화 물질인 폴리페놀 성분이 많이 들어 있는(차, 포도, 포도주, 올리브유, 견과류 등) 과 불포화지방산 함유 식품(등 푸른 생선, 콩, 호박 등)을 잘 섭취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비타민 B12가 풍부한 잡곡, 채소, 과일 등도 좋다. 원활한 배변 활동을 위해 채소, 유산균 음료 등도 매일 일정량 섭취한다. 과식을 줄이고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장에 좋다고 알려진 콩 식품의 경우 콩(豆)의 한자와 머리(頭)를 자세히 보면 머리 두(頭) 자에 콩 두(豆) 자가 있다. 또한, 우리 조선 콩의 주산지로 알려진 두만강 연해주 지역에서 콩을 많이 재배하여 콩을 가득 실은 배들이 많이 왕래하여 ‘두만강(豆滿江)’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사실을 봐도 우리 민족과 콩은 매우 밀접한 음식문화를 가지고 있다. 장의 건강을 위해 평소 콩으로 만들어진 음식인 두부, 된장국, 청국장 등을 많이 섭취하여 장 건강을 지키는 것이 뇌를 웃게 하는 쉬운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유전자는 전 세계적으로도 우수한 뇌 구조를 가지고 있어 어떤 어려운 역경도 잘 극복해 가는 것은 콩을 많이 먹는 식습관 덕분일 것이다.
장이 웃으면 뇌가 웃는다. 장 속에는 몸에 유익한 유산균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장의 유산균이 독성이 강한 항생제들로 사멸하게 되면 면역력의 급격한 저하를 가져오게 되어 만병의 근원이 되는 것이다. 만병의 근원인 스트레스와 장의 면역력 약화는 신경계의 교란으로 인하여 몸에 유익한 장 세균까지 사멸시킨다. 흔히 신경이 예민한 사람들은 기분의 상태에 따라 음식을 조금만 잘 못 먹어도 설사나 변비를 일으키게 되어 일상생활에 매우 불편함을 느낀다.
장을 웃게 만들기 위해서 일상 생활 속에서 할 수 있는 건강관리법 세 가지만 실천해 보자
첫째, 명상, 웃음, 호흡운동 등을 통해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계를 조화롭게 하여 소화기관의 기능을 안정시키자.
둘째, 규칙적인 신체 운동으로 장의 연동운동을 촉진하고, 스트레스로 인한 염증을 완화 시켜 보자. 배꼽 잡고 웃는 포복절도, 요절복통은 보약 중의 보약이다.
셋째, 잠이 보약이다. 잠을 잘 자는 것이 심장, 뇌, 장 등 스트레스로 지친 몸을 구하는 최고의 보약이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는 간단한 이치는 스트레스로부터 장 건강을 지킨다. 즐거움이 약이다. 약(藥)은 즐거울 락(樂)과 풀 초(草)자의 합이다. 치매를 예방하고 치료하는데 평소 즐거운 마음을 유지하려는 노력은 당신의 아름다운 기억을 영원히 지켜나갈 최고의 건강 비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