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사진은 10월 네째 일요일에 백두대간 미시령에서 진부령까지
산행하며 찍은, 포토 산행후기입니다.
이 구간은 남한 백두대간 중에서, 군부대 내에 있는 향로봉 구간을
제외하면 북쪽 마지막 구간이며, 천미터가 이상의 상봉(1,239m)과
신선봉(1,204m)과 마산봉(1,052m) 등이 있습니다.
토요일 저녁7시에 출발하여, 산행기점인 미시령에는 새벽 1시30분
넘어 도착하였으며, 산행종점인 진부령까지 마루금 거리 15.6km에
산행시간은 8시간 가까이 걸렸습니다.
이번에 백두대간 완주를 하게 되는 대원들과 함께 한 산행이었기에
좀 설레이는 구간이었습니다. 저는 단기간에 백두대간을 완주하기
위해 그동안 구간별로 여러 산악회를 이용하고 때로는 단독 종주한
까닭에, 완주하는 날 별다른 축하 행사도 없을 것 같아, 졸업식하는
기분으로 함께 했습니다. 저도 앞으로 몇 구간 남지않았기에... ^^*
이 구간은 상봉과 신선봉에서 바라보는 설악산과 동해 바다 조망이
좋은 곳인데도 국공파를 피해 한밤중에 산행하게 된 까닭에 눈으로
보는 즐거움을 잃게 되어, 아쉬움이 많은 구간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 구간의 산행정보 공유를 위하여. 들머리부터 산행코스 중심으로
정리했습니다만, 야간산행 구간이 많아서 설명이 조금 부족합니다!
잠시 눈요기하면서, 11월도 상큼하게 시작하시길... ^^*
2008. 11.4 / 산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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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코스는 우측하단 미시령에서 좌측상단 진부령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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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시56분 : 미시령 들머리를 오른다.
이곳은 미시령 직전 200m 쯤 아래의 출입금지 판이 매달려 있는 곳이라, 제대로 된 등산로는 아니었다.
국공파를 피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도착 전에 산행준비를 미리 마친 일행들은 신속히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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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와 잡목으로 뒤덮힌 길(?)을 오른다. 사실, 정상적인 길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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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선을 향해 오르는 길은 온통 바위로 덮혀 있다.
비가 내린 뒤라 암릉길은 미끄러웠고, 예상치 못한 바람이 올라 갈수록 점점 거세게 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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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선에 올라 너덜지대를 지난다.
바람이 엄청 세게 불어 서있기 조차 힘들다. 마치 태풍이 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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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너덜길을 네발로 기어간다.
어둠 속에 비에 젖은 너덜지대를, 몸조차 가누기 어려운 강풍 속에서 지나기란 위험천만한 일이었다.
자칫 잘못하다간 바위 틈새로 미끄러지거나 넘어져 크게 다칠 수 있는 위험한 구간이었다.
그래도 산전수전 다 겪으며 이곳 백두대간 마지막 구간까지 온 베테랑들이라 그런지 말없이 잘 간다.
그러다, 일행 중에 한 분의 안경이 바람에 날아가버렸다. 바위 틈으로 빠진 안경은 결국 찾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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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시09분 : 헬기장을 지난다. 산행지도에는 표시가 없는 헬기장이다.
어둠 속에 산행을 시작한 지 1시간10여분이 지났다. 강풍에 구름이 밀려와 시야가 흐려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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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시16분 : 상봉에 도착했다. 어디가 어딘지 구분이 안되는 상황에서 갑자기 돌탑이 나타난 셈이다.
흐리고 바람이 너무 세게 불어 증명사진 찍기는 어려워 그냥 지난다. 조망이 좋다는 곳인데 아쉬움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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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밧줄을 타고 암벽을 내려갔는데, 앞서가던 일행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었다.
더 위험한 암벽이 기다리고 있는 듯 했다. 앞서 암벽도 비에 젖어 상당히 미끄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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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사람씩 조심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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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벽구간을 무사히 내려와 잡목구간을 한참 지난다. 암벽구간에서 지체됨에 따라 일행들의 간격이 벌어졌다.
어두워 인식하지 못한 가운데 화암재도 지나고, 신선봉도 우회길로 지나칠 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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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시30분 : 신선봉에 도착했다. 산행을 시작한 지 2시간30분이 지났다.
화암재에서 모르고 왼쪽 우회로로 지나쳤다가, 신선봉에서 내려오는 갈림길에서 신선봉을 다녀오기로 했다.
신선봉 주변을 암릉지대였고, 미끄러운 바위를 강풍 속에 다녀온다고 애를 먹었다.
멀리 속초시내의 야경도 보였다. 강풍으로 사진찍기도 힘들어 증명사진은 포기했다.
바위를 기면서 내려가다 강풍에 그만 모자가 날라가버렸다. 어디로 날라갔는지 찾을 수가 없었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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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갈림길로 되돌아와 조금 지나니, 커다란 궤짝을 철조망으로 막아 놓은 곳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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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경사 내리막길과 잡목지대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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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시28분 : 산행지도에 없는 헬기장이 또 나타난다.
이곳이 869.5m봉인 것 같다. 산행을 시작한 지 3시간30분이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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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시53분 : 헬기장에서 내리막길이 이어지다, 대간령에 도착했다. 산행을 시작한 지 4시간이 다 되었다.
내려오는 도중에 후미를 기다리며 잠시 쉬었다. 대간령에는 다른 대간꾼 대여섯명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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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간령에서 잡목길과 암릉길을 오르니 암벽이 앞을 가로 막는다.
처음엔 이곳이 산행지도의 병풍바위인 줄 알았는데, 위치로 보아 산행지도의 암봉이었다.
암벽 왼쪽으로 대간길은 이어지고, 이어 바위로 덮힌 너덜지대를 올라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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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시30분 : 산행지도의 암봉에 올랐다. 다른 지도에 보면 890m봉으로도 표시되어 있다.
산행을 시작한 지 4시간30분이 지났다. 주변이 점차 밝아 왔지만, 구름이 많이 끼인 날씨라 일출 보긴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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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부로 내려섰다가 다시 병풍바위봉을 향해 오른다.
도중에 기다리고 있던 일행과 더불어 아침식사를 했다. 따뜻한 된장국을 한모금 얻어 마셨는데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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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식사를 끝내고 병풍바위봉으로 오른다. 이제 날이 밝아 주변이 제대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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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시27분 : 병풍바위봉에 올랐다. 조망이 아주 좋은 곳이다.
어떤 지도에는 1058m봉으로 표시되어 있는데, 맞다면 마산봉보다 높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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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풍바위봉에서 뒤돌아 본, 햇살에 눈부신 마루금이다. 지나온 신선봉과 상봉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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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편 능선의 중간에 살짝 솟은 봉우리가 황철봉이고, 대청봉은 황철봉 뒷편에 있어 구분이 잘 안된다.
맨 뒷쪽 능선 가운데 솟은 봉우리가 서북능선의 귀때기청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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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구름에 살짝 가린 봉우리가 인제의 매봉산(1,271m)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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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풍바위 봉우리에서 남쪽으로 이어지는 암릉이 보인다.
암릉의 오른쪽 절벽이 멀리서 보면 병풍처럼 보일 것 같은데, 그래서 병풍바위봉이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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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로봉 방향 풍경이다.
오른쪽 'ㄱ'자 모양으로 꺽어진 부분의 봉우리가 금강산의 끝자락 향로봉이다. 자세히 보면 흰 건물이 살짝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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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너편에 앞으로 갈 마산봉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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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풍바위봉에서 되돌아 내려와 급경사 내리막을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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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시53분 : 알프스스키장으로 향하는 이정표가 보인다. 산행을 시작한 지 6시간이 다 되었다.
마산봉은 오른쪽 바로 옆에 있어, 정상에 올랐다가 되돌아 와서 알프스스키장 방향으로 내려가야 한다.
우리 일행의 선두조가 마산봉에 올랐다가 계속 직진하는 알바를 하다가 결국 후미조로 되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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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봉 정상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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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로봉을 향해 찍은 풍경이다.
가운데 'ㄱ'자로 꺽어진 부분 윗쪽이 향로봉이고, 자세히 보면 하얀 건물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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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스키장이 있는 흘리마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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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으로 당긴 흘리마을 풍경이다.
대간길은 왼쪽 능선을 타고 산아래 알프스스키장 오른쪽으로 돌아, 군부대 정문 앞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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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돌아 본 풍경으로, 오른쪽에 병풍바위봉이 보이고, 왼편 멀리 신선봉과 상봉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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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표 있는 곳으로 되돌아와 알프스스키장 방향으로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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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시32분 : 급경사 길을 내려서니 알프스스키장이 보인다.
대간길은 울타리 바깥으로 노란 초소가 보이는 곳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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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도라 아래로 내려가다 오른쪽 넓은 길로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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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간길은 직진해 숲으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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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길이 끝나는 곳에 공사중인 공터가 나온다. 대간길은 앞쪽의 차도를 건너서 왼편 임도(?)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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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길 날머리에 있는 표지판인데, 안전산행을 위한 수칙 중에 4번 항목이 나로선 의외다.
아무리 비박이라고 해도 일반 산행에서 30kg이상을 지고 산행하는 사람이 있을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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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도를 건너 임도따라 왼쪽으로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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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정상적인 임도를 만나고, 오른쪽으로 돌아간다.
임도에서 선두가 마산봉을 통과해 직진하는 바람에 알바를 해서, 우리보다 뒤에 쳐졌다는 얘길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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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시57분 : 군부대가 보이고, 왼쪽으로 콘크리트 포장길을 내려가면 군부대 정문 앞을 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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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대 정문을 지나 50m쯤 내려가다, 초소가 있는 곳 왼편으로 오른다. 철조망 바깥으로 길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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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대 철조망이 있는 능선 숲길을 지나면 다시 콘크리트 포장길이 나오고, 오른쪽으로 계속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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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편으로 길이 꺽어지면서 비포장 산길로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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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온 마산봉 방향의 풍경이다. 여러 종류의 개가 보이는 걸보아, 개 훈련장인 듯한 곳을 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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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포장을 거치다, 포장길을 버리고 오른쪽 임도로 들어선다.
중계탑이 높이 솟아잇는 SK텔레콤 기지국 앞을 지난다. 왼편이 기지국 정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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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시44분 : 등산로에 통나무 계단을 설치하고 있었다. 수고한다는 인사와 함께 차도로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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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불꼬불한 차도를 두번 가로 지른다.
차도에 내려서면 두번 다 내리막 방향으로 20~30m 내려가면 진부령으로 내려가는 길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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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부령이 보인다. 기다리던 축하객들이 박수와 함께 축하꽃을 가슴에 달아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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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시51분 : 마침내 백두대간의 끝자락 진부령에 도착했다. 산행을 시작한 지 8시간이 되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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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회에서 축하 현수막도 달아 놓았다.
미리 졸업사진도 하나 찍었다. 나도 2주후 면 완주하기에... ㅎㅎ
단체 졸업사진에 축하객들과 함께 증인으로 얼굴도 올린다. 사진은 조금 멋있게 꾸며 보았다.
후미가 마지막으로 도착하고, 뒷풀이가 이어졌다. 잔치 분위기다.
평소와 달리 거창하게 회에다 소주와 막걸리, 그리고 가지미미역국(?)으로 점심식사도 했다.
이어 백두대간 완주패 증정식도 하고, 샴페인도 터뜨리고, 떡케익도 잘랐다. 단체사진도 찍고...
멀리 울산에서 축하하러 온 가족과 산악회 회원인 듯한 사람들도 있었다.
기다리던 아내를 비롯한 축하객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그 기쁨, 그 기분 백두대간을 완주한 사람들 만이 느끼는 감격이리라...
마친 뒤, 인제의 어느 사우나로 가서 땀을 씻었다. 지금껏 간 목욕탕 중에 가장 좋은 것 같다.
목욕탕서도 그동안 대간길에서 정들었던 사람들끼리 장난이 이어진다. ㅎㅎ
그렇게 마지막 진부령 구간을 마무리했다.
첫댓글 호남에서 만나뵙게되어 반가웠습니다..언제 기회가 되면 함께하길 기대합니다...수고하셨습니다...
?? 저 호남정맥은 간 적이 없어서... 아마 좋은 구간에서 함께 할 수 있을 겁니다! ^^*
아~~지송...산허리[김종윤]님으로 착각했네요...
최고다.산행기!!!!! 좀 아쉬운것 열 다 식고 난후......일찍도 올리신다.(하하하하) 좀 조매이 더 있다가 올리시징~
ㅎㅎ 솔직히 시간이 부족합니다! 정리하는 시간도 산행하는 시간 이상으로 많이 걸리고... 이글도 낮에는 시간이 없어 한밤중에 올린 것입니다만... 자는 시간 줄이고... ㅋ~ 그래도 복습하기에는 좋지 않습니까? ㅎㅎ
그날 생각하면 아직도 아찔합니다.사람도 정상이 아닌.ㅎㅎㅎ.설악가,,,혼자 흥얼거려 봅니다
등산은 가끔씩 네발로 하는구나!! 하는 것을 배웠습니다. ㅎㅎ 이구간과 점봉산 구간은 아쉬움이 많이 남아 다음에 낮시간에 산행할 수 있으면 다시 가보고 싶은 곳입니다! 지난 주에 점봉산 다녀온 산악회는 북진해서 점봉산의 멋진 조망을 구경했다고... 무지 부러웠습니다만... ^^*
산사랑님! 그동안 멋진 산행기 이제 더이상 대간 산행기는 없겠네요. ㅎ 감사드립니다. 언제 우연히 또 산에서 뵙길 기원합니다. 꾸~~벅~~
전체 36구간 대간산행기는 제가 다니는 산악회나 홈피에서 볼 수 있습니다만... ㅎㅎ 오프라인 생활이 너무 바빠 아직 3구간은 정리를 못했습니다! 저 역시 대간타면서 가장 오래했던 6기분들과 인연처럼 만날 수 있기를 고대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