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다해 사랑하였노라고
정작 해야 할 말이 있음을 알았을 때
당신은 이미 남의 사람이 되어 있었다
불러야 할 뜨거운 노래를 가슴으로 죽이며
당신은 멀리 잃어지고 있었다
하마 곱스런 눈웃음이 잊혀지기 전
두고 두고 아름다운 여인으로 잊어달라지만
남자에게 있어 여자란 기쁨 아니면 슬픔
다섯 손가락 끝을 잘라 핏물 오선을 그어
혼자서도 외롭지 않을 밤에 울어보리라
울어서 멍든 눈흘김으로
미워서 미워지도록 사랑하리라
한 잔은 떠나버린 너을 위해
한 잔은 너와의 영원한 사랑을 위해
또 한 잔은 이미 초라해진 나 자신을 위해
그리고 마지막 한 잔은
이미 알고 정하신 하느님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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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이미 남의 사람이 되어 있었다"
"남자에게 있어 여자란 기쁨 아니면 슬픔"
이 슬픔과, 외로움, 미움을 넉잔의 술로 달래는
조지훈 시인!
48세의 짧은 삶을 살다간 시인은
생전 그 어떤 시집에도 이 시는 없었으며,
사후 육필 원고를 정리하다가 발견한 유작이라고 합니다.
너를위해,
너와 나를 위해
나를 위해
하느님을 위해
이렇게 넉잔의 술로 이 슬픔을 잊을 수 있었을까?
사랑은 무엇일까요?
"저는 모르겠습니다"로 대답하렵니다.
너무 어려워서....
=적토마 올림=
첫댓글 조지훈시인은 이별의 슬픔 을 이렇듯 쓰시다니 슬픔이 전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