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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단상(斷想) [오늘의 법구] ⊙ 빈 못을 지키는 백로 같은 신세 젊어서 깨끗한 행 닦지 못하고 재산도 풍족히 벌지 못하면 빈 못을 우두커니 바라다보는 백로 같은 신세되어 늙어간다네. 不修梵行 又不富財 老如白鷺 守伺空池 불수범행 우불부재 노여백로 수사공지 《법구경(法句經)》 『노모품(老耄品)』 ------------------------------------------------------------------------------------------------------------------- 오늘의 게송은 젊은 시절에 무엇을 쌓아야 하는지, 그리고 세월이 흘러 늙었을 때 무엇이 참으로 우리를 지탱해 주는지를 일깨우는 말씀입니다. 재산을 모으는 일도 중요하지만, 마음의 덕을 닦는 일도 놓치고 재산마저 마련하지 못한다면 노년이 더욱 쓸쓸해질 수 있다는 경책입니다. 이를 단순히 가난을 꾸짖는 말씀으로 받아들이기보다, 삶을 지탱해 주는 두 가지 자산을 돌아보게 하는 가르침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법구의 뜻 ① 不修梵行 又不富財(불수범행 우불부재) "젊어서 깨끗한 행 닦지 못하고 재산도 풍족히 벌지 못하면" 범행(梵行)이란 정행(淨行)이라고도 합니다. 청정한 행위를 말합니다. 범천(梵天)은 음욕을 떠났으므로 범행이라고 합니다. 계(戒)를 지키는 것, 팔정도를 닦는 행위도 범행이라 합니다. 여기서 범행(梵行)이란 젊어서 출가해서 탐욕과 악행을 멀리하고 몸과 마음을 청정하게 하는 생활을 가리 킵니다. 부재(富財)는 '재가자로 살면서 넉넉한 재산을 모으는 것'을 말합니다. 본 법구의 뜻은 젊어서 출가하여 청정한 행을 닦지도 않고, 또는 재가자로 살면서 재산도 풍족히 쓸 정도 로 넉넉히 벌지 못하였다면 어떻게 되느냐 하는 말씀입니다. 이 말씀은 인생을 그저 생각 없이 빈둥빈둥 낭비하며 보내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무슨 일을 하든지 때가 있는 법입니다. 젊어서는 부지런히 무엇인가에 힘써서 일가(一家)를 이뤄야 합니다. 학문을 이루던지, 재 산을 모으던지, 욕망을 버리고 수행에 힘쓰던지 하여 확고한 터전을 마련해야 합니다. 만약 게을러서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헛되이 세월만 축냈다면 늙어서 어떻게 되겠습니까? ② 老如白鷺 守伺空池( 노여백로 수사공지) "빈 못을 우두커니 바라다보는 백로 같은 신세되어 늙어간다네." 노여백로(老如白鷺)는 '늙으면 백로와 같다'는 뜻인데, '늙어서는 백로와 같은 신세가 된다'는 뜻입니다. 수사공지(守伺空池). 수(守)는 망을 보며 지키는 것이고, 사(伺)는 엿보는 것을 말하고, 공지(空池)는 물고 기가 없는 빈 못을 말합니다. 빈 못에서 서성이며 물고기가 오나 엿보고 지켜보는 처량한 모습이 그려집 니다. 이 두 구를 합쳐서 살펴보면 늙어서는 빈 못을 서성이며 우두커니 바라보는 처량한 백로 같은 신세가 된다 는 것입니다. 왜 이렇게 늙어가는 신세가 되느냐 하면 앞의 구절이 전제되고 있습니다. 젊은 시절에 게으르고 방탕해서 바르게 자산을 쌓지 못하거나 출가하여 수행을 게을리한 사람이 늙고 병 든 뒤에 남는 허무함과 쓸쓸함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말입니다. 이것은 마치 고기 없는 빈 못을 우두커니 바라다보는 늙은 백로와 같이 처량하기 그지없을 것입니다. 젊음을 헛되이 보내지 말 것이며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됩니다. 2. 법구의 대의(大意) 이 게송의 핵심은 젊고 힘이 있을 때 삶의 바탕을 미리 갖추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람은 젊을 때 자신의 시간이 무한히 주어질 것처럼 생각하기 쉽습니다. 건강도 있고 기회도 있으니 오 늘 하지 못한 일은 내일 하면 된다고 여깁니다. 그러나 세월은 기다려 주지 않습니다. 젊음은 저절로 지나가고, 몸의 기력은 약해지며, 할 수 있는 일에도 한계가 생깁니다. 그때 돌아보니 마음을 닦아 쌓은 덕도 없고, 생활을 유지할 기반도 없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마치 물고기 한 마리 없는 못에서 백로가 먹이를 기다리는 것처럼, 과거에 쌓아 놓은 것이 없으므로 현재 의 어려움을 헤쳐 나가기도 힘들어집니다. 여기서 우리가 주의 깊게 살펴야 할 것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마음의 자산을 쌓아야 합니다. 청정한 행과 선행, 지혜와 자비는 세월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는 귀한 자산입니다. 젊을 때부터 욕심을 줄 이고, 남을 배려하며, 잘못을 반성하고, 바른 마음을 기르는 사람은 늙어서도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평온을 얻을 수 있습니다. 둘째, 현실의 책임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됩니다. 불교에서 재산 자체를 악하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정당한 방법으로 재산을 형성하는 것은 권장됩니다. 불교가 탄탄히 발전한 것에는 거대한 재산을 가진 장자(長者)들의 후원이 뒷받침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정당한 방법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것은 가정과 자신에 대한 책임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이 게송은 재가자라면 열심히 노력해서 재산을 모으는 일에도 힘써야 하고 도덕적 정신적으로 성 숙한 바른 인성을 함양해야 하고, 출가자라면 부지런히 범행을 닦아 출가의 목적을 이룰 것을 경책 한 것 이라 하겠습니다. 다만 재산이 많다고 반드시 행복한 것도 아니며, 재산이 적다고 반드시 불행한 것도 아닙니다. 재산의 많 고 적음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것을 어떻게 마련하고 사용하며,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는가 하는 점입니다. 3. 오늘날 우리에게 주는 교훈 ① 젊을 때 닦은 덕이 노년의 힘이 됩니다. 사람은 늙으면 젊을 때와 똑같은 방식으로 살아가기 어렵습니다. 체력과 활동 범위가 줄어들고, 세상에서 누리던 지위와 역할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평생 닦아 온 자비심과 지혜, 절제와 정직은 노년에 이르러 마음의 깊이가 더욱 빛날 수 있습니다. 남에게 베풀고, 남의 허물을 너그럽게 이해하며, 자신의 잘못을 부끄러워하고 고칠 줄 아는 사람은 비록 가진 것이 많지 않아도 존경받는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② 지금까지의 삶을 돌아보되, 늦었다고 포기하지 않아야 합니다. 이 게송을 읽으며 젊은 시절을 잘 보내지 못했다고 후회하는 분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부처님의 가르침은 과거를 탓하는 데 머물지 않습니다. 지나간 세월은 되돌릴 수 없지만, 지금 이 순간의 마음과 행동은 바꿀 수 있습니다. 젊을 때 수행하지 못했다면 지금부터 수행하면 됩니다. 선행을 충분히 하지 못했다면 오늘 한 가지 선행 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수행에는 늦었다고 단정할 때가 없습니다. 오늘의 선한 마음이 오늘의 새로운 출발점이기 때문입니다. ③ 빈 못을 바라보기 전에 마음의 못을 채워야 합니다. 백로가 지키는 못에 물고기가 없다는 것은 먹을 것이 없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마음은 어떻습 니까? 탐욕과 성냄, 어리석음으로 가득 차 있다면 외적인 조건이 아무리 좋아도 마음은 허전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만족할 줄 알고 자비를 베풀며 지혜를 기르는 사람은 부족한 조건 속에서도 평온을 찾아갈 수 있 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외적인 재산만 쌓으려 하지 말고 마음의 못도 채워야 합니다. 보시로 자비를 기르고, 계행으로 삶을 바르게 하며, 인내로 성냄을 다스리고, 지혜로 집착과 어리석음을 줄 여 갑니다. 이렇게 쌓은 선업과 덕행은 노년뿐 아니라 살아가는 매 순간을 든든하게 받쳐 주는 마음의 자산이 됩니다. 4. 수행의 관점에서 한 걸음 더 살펴보면 이 게송은 단순히 노후를 준비하라는 말씀에 그치지 않고, 우리 삶에서 무엇을 진정한 재산으로 삼을 것인 가를 묻는 가르침으로도 읽을 수 있습니다. 세속의 재산은 살아가는 데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 마음의 괴로움을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반대로 마음 을 닦는다고 해서 현실의 책임을 무시해서도 안 됩니다. 불교의 중도적 관점에서 보면, 생활을 바르게 꾸려 가면서 탐욕에 사로잡히지 않고, 재산이 있든 없든 선행 과 수행을 계속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늙어 가는 일을 단순한 쇠퇴로만 볼 필요는 없습니다. 젊은 날의 욕심과 자만을 내려놓고, 삶의 무상 함을 깊이 이해하며, 남을 향한 자비를 넓혀 갈 수 있다면 노년 역시 수행이 무르익는 시기가 될 수 있습니 다. 그러니 오늘 이 게송을 읽으며 자신에게 이렇게 물어볼 수 있겠습니다. '나는 지금 무엇을 쌓고 있는가?' '재산만 쌓고 있는가, 아니면 지혜와 자비도 함께 쌓고 있는가?' '남의 인정을 얻으려고 애쓰는가, 아니면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려고 노력하는가?' 이러한 물음으로 자신을 돌아본다면, 빈 못을 지키는 백로의 모습은 다른 사람을 비판하는 비유가 아니라 나 자신의 삶을 점검하게 하는 수행의 거울이 될 것입니다. 5. 마무리 정리 이 게송을 읽으면서 노후대책의 중요성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누구나 노후대책을 세우고 계시리라 생각 합니다. 그 대책은 어찌 보면 어렸을 때부터 이루어지고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어려서는 윤리 도덕과 학문을 배 우고 좀 더 커서는 기술이나 기예, 학문, 전문지식을 익혀 직업을 가지고 생활합니다. 이런 모두가 노후대 책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이런 기반을 닦지 않으면 노후에 고달프게 마련입니다. 학문을 이루던지, 재산을 모으던지, 욕망을 버리고 수행에 힘쓰던지 하여 확고한 터전을 마련해야 합니다. 그러나 만약 게을러서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헛되이 세월만 축냈다면 늙어서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래서 노후대책이 필요합니다. 노후대책은 비단 재물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건강 대책도 포함되고 사후 대책인 마음대책도 포함됩니다. 마음대책이란 마음을 닦아 덕성을 갖추는 일입니다. 계행을 갖추어 고과(苦果)에 떨어지지 않도록 악업을 짓지 멀리 하고 선업을 짓고 범행(梵行)인 정행(淨行) 으로 살아가는 생활입니다. 불교에서 늘 강조하는 탐욕과 집착을 내려놓고 성냄을 자제하고 보시와 착한 일로 선업을 닦고 마음을 다 스리는 일이 현재와 사후로 보장하는 일이 아닌가 합니다. 재물대책은 정당하게 생계를 꾸리고 낭비와 방탕을 경계하며 안정되게 살아가는 일입니다. 건강대책은 몸을 아끼고 절제하며 건강하게 살아가는 일입니다. 마음대책은 탐욕과 집착을 줄이고, 성냄을 다스리며, 계행과 보시와 자비를 실천하면 현재는 물론 사후까 지 보장되는 일입니다. 이 세 가지가 조화를 이룬다면 현재의 삶도 충실해지고, 노년에도 마음의 의지처를 얻으며, 미래의 괴로움 을 줄이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 젊고 힘 있을 때 해야 할 일 무엇인가? 부지런히 마음 다해 덕성 지혜 재능 길러 마음과 재물 자산을 착실히 쌓아야 하리. 정당한 생계 위해 재물대책 필요(必要)하고, 간강한 생활 위해 건강대책 긴요(緊要)하며, 안락한 인과(因果) 위해서 마음대책 절요(切要)하다네. 젊을 때는 덕을 쌓고, 늙어서는 지혜를 익히며, 어느 때든 자비로운 마음을 잃지 않는 것. 이것이 빈 못을 지키는 백로의 신세를 면하는 길이며, 나아가 가진 것의 많고 적음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삶을 충실하게 살아가는 길일 것입니다. 재물을 쌓아 몸과 생명을 보살피고[積財養身命] 덕을 쌓아 지혜의 생명을 기릅시다[積德養慧命]. 감사합니다. _()_ _(())_ 향기로운 불교 _(())_ |

첫댓글 " 빈 못을 우두커니 바라다보는/백로 같은 신세되어 늙어간다네."
40대 '전북불교회관'에서 어느 法師님한테 들은 말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