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경표를 표본으로 산악인들이 사용하는 지도
조선시대 실학자 신경준의 작품으로 추정되는, <산경표>라는 <산족보>책이 있는데, 산과 강에 대한 이해와 그림이 전체적을 잘 나타나 있습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낙동정맥에 위치한 밀양시 단장면 동화전 마을과 낙남정맥에 위치한 창원시 진전면 둔덕마을을 오가게 되면서, 우리에게 이런 일이 닥친 것이, 나라의 정기를 회복하기 위한 것이 아닐까, 4대강 사태를 바라보면서, 다시 이 정기를 회복하라는 신호탄은 아닐까, 혼자 생각하는데, 공감하는 분이 계실까 싶어, 지도를 함께 올려 봅니다,
같은 밀양에 살면서, 지난 겨울 밀양765KV송전탑을 막고 계신 어르신들이 서울에서 단식 천막 농성까지 하시는데, 함께 하지도 못하고 마음이 무거웠는데, 안부도 궁금하고 하던 차에, 서울 녹색당 권용호님이 내려 오신다 길래,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권용호님을 저번 가을에 뵀을 때, 재리시장 막걸 리가 드시고 싶다 길래, 얼떨결에 찾게 됐는데, 생각보다 막걸리 맛이 좋았던지, 이번에도 점심 겸 들렀습니다, 이번에는 에너지정의행동의 활동가로 일하고 계신 사토시라는 분과 동행을 하셨네요,
주인아주머니가 자기 안이쁘다고 찍지 말라셔서, 간판만 살짝 올려 봅니다
주인아주머니를 꼭 닮은 손녀 민화공주님, 함께 동행한 아홉살 우리 아이에게, 팔을 벌리며, 언니 안아줘, 라며 인사를 했어요,
정겨운 메주
가게 맞은 편의 정겨운 재래 시장 풍경이예요
시장 입구, 전 길방향치라 어디가 어디인지 헤매고 있는데, 권용호님이 더 잘 찾으시더라구요.
권용호님은 다른 마을에 들러 보고 싶으셨던 것 같은데, 연락이 닿지 않으셨나 봐요, 동화전마을분을 통해, 그곳은 한전과 합의의사를 표명해 버렸다는 말을 듣고 실망하셨어요, 동화전마을에는, 날씨가 풀리기 시작하니, 여기저기, 이것저것, 농사일을 시작하시느라, 모두 바쁘셨고, 그 와중에, 한분이 잠시 마중을 나와 주셨어요, 뵙고 보니, 저번 가을에 왔을 때, 산국화 한송이를 아내에게 꺾어다 준 그분이네요, 손장규님이시래요, 쌍둥이 동생분이 계셨어요,
손장규님, 이 마을은 아주 오래된 손씨 집성촌 중 한곳이라더군요, 신라 시조 탄생설화에도 등장하죠, 송전탑으로부터 마을을 끝까지 지켜내겠다는 의지가 확고하셨어요, 지금은 다시 정전 상태고, 이번 정부에서 어떻게 나올지 지켜 보고 있는 상황이라네요,
마을 게시판에 붙어 있는 사진들 중 한 장이예요, 산제山祭를 드리는 모습이예요, 산제山祭는 관습적인 제사의식을 넘어 자연앞에 겸손하고자 하는 사람의 마음을 담는 의식이 아닌가 하는데, 이 마을에는 계속되고 있네요, 모두들 돈 앞에 쓰러져 가는데, 이분들의 의지가 결연한 이유가 여기 있지 않나 싶네요,
산위 현장에는 아무도 안계시지만, 현장이 보고 싶어, 권용호님, 사토시, 저와 아이 이렇게 네 사람이 산을 올랐어요,
마을 회관 뒤의 어느 집 답벼락, 봄 햇살을 받아 유난히 빛나고 있었어요
이 풀꽃들도 지천으로 피어 우리를 안내해 주고 있었어요, 밤에 이 꽃있는 자리에서 하늘을 올려다 보면 얼굴 위로 쏟아 질 거 같은 별을 만날 수 있어요,
핵없는 한국 우리 모두의 손으로!
들리세요, 꽃들의 환호소리, 아무것도 한게 없는 데, 꽃들이 막 환호를 보내는 듯, 활짝 피어있었어요,
저번에 올랐을 때는 잘 몰랐는데, 김정회위원장님이 밧줄에 묶인 사진을 보면서, 전망이 예사롭지 않았는데, 다시 올라 와 보니, 마치 지리산 로타리산장 도착 하기전에 있는 비상헬기장 공터에서 바라보는 풍경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 전쟁 아닌 전쟁이 평화롭게 끝나면, 이 곳을 낙동정맥의 한 루트로 삼아도 될 거 같다고 혼자 생각해 보았어요.
점점 녹슬어 가고 있는 거푸집
내장을 드러내 놓고 있는 포크레인, 마치 기계와의 전쟁을 치른 기분이네요,
한전인부들이 올라와 천막을 치고 대기하고 있던 자리에는 이렇게 진달래꽃이 소리없는 아우성의 절정을 노래하고 있었어요, 이렇게 여린 꽃들이, 이렇게 강인한지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봄 가을 없이 밤마다 돋는 달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이렇게 사무치게 그리울 줄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달이 암만 밝아도 쳐다볼 줄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이제금 저 달이 설움인 줄은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김소월 詩
계 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