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벽에 기댄 작품은 허명욱 작가의 ‘Scale 1800’ 시리즈.
바쁜 일상 속에서도 홍진경은 종종 손님들을 초대해 솜씨를 발휘하곤 한다. 아직 겨울의 흔적이 역력하지만 그녀는 싱싱하고 향긋한 봄나물로 작은 초대상을 마련했다. 달래와 곰취, 냉이, 미나리, 취나물, 쑥갓, 두릅 등 온통 녹색빛으로 가득한 주방에서 재료를 다듬고, 분주하게 요리하던 그녀는 일상 속에서 지인들과 즐기는 식사가 얼마나 큰 기쁨이 되는지 말했다. “지인들과 맛있는 음식을 나눠 먹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큼 즐겁고 편한 일은 없는 것 같아요. 저는 소박해도 푸근한 집밥을 대접하곤 해요. 손님들이 자기 집에 있는 것처럼 편하게 즐기다 가길 바라거든요.” 평소 철저하게 소식을 하지만, 되도록 하루 한 끼니 정도는 건강한 집밥을 챙겨 먹는다는 홍진경은 봄이 되면 달래부터 찾는다.
별다른 반찬이 없어도 갓 지은 잡곡밥에 잘 익은 김치와 달래장을 곁들이면 맛있게 한 그릇을 비울 수 있기 때문이다. 달래 된장국을 끓이거나 곱게 간 깨소금과 다진 마늘을 조금 넣어 간단하게 달래무침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봄에는 뭐니 뭐니 해도 나물이 맛과 영양 두 가지 면에서 모두 최고인 것 같아요. 많이 먹어도 부담 없고, 향도 좋아 먹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죠. 그래서 이번 모임에는 갖가지 봄나물을 이용한 요리를 만들어보았어요.”
↑ 깻잎나물을 무치고, 쑥갓을 데치고, 파를 다지는 등 봄나물 초대상을 준비하고 있는 홍진경. 향긋한 나물 향과 녹색으로 가득한 그녀의 주방에는 봄기운이 물씬 풍긴다.
날이 어둑해지자 홍진경은 세로로 길쭉한 거실에 가로로 놓인 큼직한 나무 식탁을 파티 테이블로 꾸미기 시작했다. 나뭇결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테이블은 각기 다른 디자인과 컬러의 의자와 어울렸다. 평소 녹색 식물을 좋아하는 홍진경은 가지가 무성한 매화와 녹색 식물을 테이블 양 끝에 포인트로 놓고, 덴마크 브랜드 바이 라센의 모던한 촛대를 놓아 파티 분위기를 살렸다. 미나리 문어초, 전복 표고버섯 청경채볶음, 삼색 나물 등 봄나물을 이용한 다양한 요리는 이능호, 이세용, 김규태 작가 등의 한식기에 담겼다. “그릇을 좋아하지만 한 작가나 스타일을 고집하는 편은 아니에요. 심플하고 모던한 스타일을 좋아하다 보니 지금의 컬렉션을 이루게 됐어요. 또 한식 위주의 식생활에 어울리는 한국 도자 작가의 작품 위주로 구입하게 된 것 같아요.”
자신만의 방식대로 믹스매치를 즐기는 홍진경은 다양한 식기의 조합으로 스타일링에 변주를 주곤 한다. 이번 상차림에서는 한국 도자 작가의 식기를 메인으로 사용했지만, 물잔은 서양의 클래식한 찻잔에 아래로 와인의 스템 부분을 연결한 셀레티의 독특한 제품을 사용했다. “더 이상 동서양의 스타일을 나누는 것은 의미가 없는 것 같아요. 어떤 음식을 담고 어떻게 매치하느냐에 따라 서로의 쓰임이 바뀌기도 하거든요. 저는 앞으로 틀에 갇히지 않은 새로운 스타일링에 많이 도전해보고 싶어요.” 지인들이 하나 둘씩 도착하고 홍진경은 샴페인을 따는 걸로 봄날의 만찬을 시작했다. 향이 각기 다른 봄나물과 상큼한 샴페인의 색다른 조화. 그녀의 집은 이미 봄이 완연했다.
↑ 홍진경은 건강하고 풍성한 집밥으로 손님 초대상을 차리는 것이 즐겁다고 한다.
RECIPE ▲
조개탕 모시조개 400g, 원추리 200g, 청양고추 1개, 소금 1큰술, 물 4컵, 다시마(5×5cm) 1장
1 모시조개를 찬물에 담아 약간의 소금을 넣고 해감한다.
2 차가운 물에 다시마를 넣고 끓여 다시마 육수를 우린다.
3 2에 해감한 모시조개를 넣고 끓인다.
4 3이 끓기 시작하면 원추리를 넣고 청양고추는 어슷하게 썰어 넣는다. 조개들이 입을 벌리면 소금을 넣고 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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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색 나물 (쑥갓무침, 애호박볶음, 느타리버섯볶음) 쑥갓무침(쑥갓 200g, 파 10g, 깨소금 1큰술, 다진 마늘 · 다진 파 · 참기름 1작은술씩, 소금 조금), 애호박볶음(애호박 100g, 새우젓 10g, 다진 마늘 · 다진 파 1작은술씩, 올리브오일 조금), 느타리버섯볶음(느타리버섯 150g, 굵은소금 · 다진 마늘 · 다진 파 1작은술씩, 소금 · 깨소금 · 참기름 · 올리브오일 조금씩)
1 쑥갓은 끓는 물에 데쳐 찬물에 헹궈 물기를 짠다.
2 1에 다진 파, 다진 마늘, 깨소금, 참기름을 넣어 버무린 다음 소금으로 간해 쑥갓무침을 완성한다.
3 애호박은 길이로 반 자르고 0.5cm 두께로 썬다.
4 팬에 올리브오일을 두르고 애호박을 볶다가 새우젓으로 간하며 볶아 애호박볶음을 완성한다(새우가 크면 다진다).
5 느타리버섯은 손으로 찢어 끓는 물에 데친다.
6 찬물에 헹궈 물기를 짜고 다진 파, 다진 마늘, 소금, 깨소금, 참기름을 넣어 버무린다. 팬에 올리브오일을 두르고 볶아 느타리버섯볶음을 완성한다.
7 커다란 접시에 각 나물을 보기 좋게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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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복 표고버섯 청경채볶음 전복 5개, 마른 표고버섯 6개, 청경채 4포기, 쯔유 · 올리브오일 2큰술씩, 소금 · 후춧가루 조금씩, 다진 마늘 1작은술
1 표고버섯은 물에 불려 기둥을 떼어내고 물기를 뺀다.
2 전복은 끓는 물에 데쳐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3 팬에 올리브오일을 두르고 표고버섯, 전복, 다진 마늘, 쯔유를 넣어 볶다가 청경채를 넣어 살짝 볶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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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나물 비빔밥 밥 4공기, 고추장 4큰술, 참기름 3작은술, 깻잎나물(깻잎 200g, 진간장 2큰술, 국간장 1/2큰술, 파 10g, 마늘 2톨, 깨소금 1큰술, 참기름 1작은술, 올리브오일 적당량), 취나물(취나물 200g, 진간장 2큰술, 국간장 1/2큰술, 파 10g, 마늘 2쪽, 참기름 1작은술, 깨소금 1큰술, 올리브오일 · 꽃소금 조금씩), 달래나물(달래 200g, 다진 마늘 1큰술, 깨소금 2큰술)
1 깻잎과 취나물은 데쳐 찬물에 헹궈 물기를 짠다.
2 파와 마늘은 다지고, 깻잎과 취나물에 각각 진간장, 국간장, 다진 파, 다진 마늘, 깨소금, 참기름을 넣고 무친다.
3 올리브오일을 두르고 2를 볶아 깻잎나물과 취나물을 완성한다.
4 달래는 다듬어 씻은 다음 5~6cm 길이로 자른다. 깨소금과 다진 마늘을 넣고 버무려 달래나물을 완성한다.
5 비빔밥 용기에 밥과 3가지 나물을 담는다.
6 작은 종지에 고추장과 참기름을 각각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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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리 문어초 문어 300g, 미나리 200g, 레몬 1개, 굵은소금 적당량
1 문어는 굵은소금으로 비벼 씻은 다음 끓는 물에 삼는다.
2 1을 건져 껍질을 벗기고 0.3~0.4cm 두께로 썬다.
3 접시에 미나리를 보기 좋게 담고 문어를 올린다.
4 레몬은 4등분해 먹기 직전에 짜서 소스로 곁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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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취 쌈밥 밥 4공기, 곰취 40장, 소금 조금, 막된장(된장 100g, 무 50g, 달래 80g, 양파 · 파 40g씩, 청양고추 1개, 마늘 2쪽, 고춧가루 3큰술, 물 2컵)
1 무, 달래, 양파, 청양고추는 잘게 썰고 파와 마늘은 다진다.
2 냄비에 1의 재료, 물, 된장을 넣고 한소끔 끓이다가 고춧가루를 넣고 자박하게 끓여 막된장을 완성한다.
3 곰취는 데쳐서 물기를 짠 다음 밥을 올리고 말아 쌈밥을 만든다. 막된장을 쌈밥에 곁들인다.
위 왼쪽 샴페인 한 병을 따는 것으로 파티를 시작! 봄나물과 샴페인의 조화가 색다르다.
위 오른쪽 이정미, 이세용, 김규태 등의 한국 작가의 식기를 기본으로 이탈리아 브랜드 셀레티의 독특한 잔과 덴마크 브랜드 바이 라센의 촛대로 멋스럽게 꾸민 테이블.
아래 홍보대행사 APR 최은호 부장, 한남동의 맛집 빠르크의 박모과 대표, 매니즈먼트 ㈜신화사의 신귀란 대표 등 홍진경의 지인들이 음식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 홍보대행사 APR 최은호 부장, 한남동의 맛집 빠르크의 박모과 대표, 매니즈먼트 ㈜신화사의 신귀란 대표 등 홍진경의 지인들이 음식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