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범죄변호사, 돈 문제로 형사 고소를 당했다면 대응 방법은?
돈을 빌렸거나 투자를 받았는데 약속한 시기에 돌려주지 못하는 상황, 사업자금을 사용한 경위를 두고 상대방과 다툼이 생기는 상황처럼 금전 문제는 생각보다 쉽게 형사 고소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돈을 돌려받지 못한 상대방이 사기나 횡령, 배임 등을 주장하기 시작하면 피의자 입장에서는 단순한 금전분쟁이라고 생각했던 일이 갑자기 형사사건으로 바뀌게 됩니다.
이때 가장 먼저 알아둘 점은 돈을 지급하지 못했다는 사실과 경제범죄가 성립한다는 것은 같은 문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채무를 변제하지 못했다고 해서 언제나 사기죄가 되는 것은 아니고, 금전 사용에 문제가 있었다고 해서 반드시 횡령죄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반대로 “민사 문제일 뿐이다”라고 생각하면서 경찰 조사를 가볍게 받아서도 곤란합니다. 수사기관은 당사자가 사건을 어떻게 표현하는지가 아니라 실제 거래관계와 돈의 흐름, 당시의 의사와 객관적인 자료를 토대로 범죄 성립 여부를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경제범죄 사건에서 중요하게 보는 것도 바로 이 부분입니다.
형사 고소를 당했다면 억울하다는 감정을 설명하기 전에 자신에게 적용되고 있는 범죄의 구성요건이 무엇인지부터 정확하게 파악해야 합니다.
1. 단순한 채무불이행인지 사기죄인지부터 구분해야 합니다
돈 문제로 형사 고소가 이루어졌을 때 가장 자주 문제되는 혐의 중 하나가 사기입니다.
사기죄는 단순히 상대방에게 금전적 손해가 발생했다는 이유만으로 성립하는 범죄가 아닙니다.
핵심은 상대방을 기망하여 그로 인해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했는지에 있습니다.
따라서 돈을 빌린 뒤 경제적 사정이 악화되어 결과적으로 갚지 못한 경우와 처음부터 변제할 의사나 능력 등에 관해 상대방을 속여 돈을 받은 경우는 법적으로 구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투자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투자 결과 손실이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와 투자금을 받을 당시 상대방을 속였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사업이 예상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는 결과만으로 처음부터 기망의 의사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경제범죄 사건에서는 결과보다 금전을 받았던 당시의 상황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당시 어떤 설명을 했는지, 계약이나 약정의 내용은 무엇이었는지, 실제 사업이나 거래를 진행했는지, 돈을 받은 직후 어디에 사용했는지 등을 객관적인 자료와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제가 피의자 입장에서 특히 중요하다고 보는 것은 조사 과정에서 단순히 “갚으려고 했다”는 말만 반복하지 않는 것입니다.
수사기관이 궁금해하는 것은 피의자의 현재 심정보다 돈을 받을 당시 실제 변제 계획이나 사업 계획이 존재했음을 뒷받침하는 객관적인 사정입니다.
따라서 계약서와 계좌내역, 문자메시지, 메신저 대화, 이메일, 사업 관련 자료 등을 시간순으로 정리하면서 고소인의 주장과 실제 사실관계가 어디에서 달라지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경제범죄 대응은 주장보다 자료가 먼저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2. 사기·횡령·배임은 방어 논리가 서로 다릅니다
돈과 관련된 형사사건이라고 해서 모두 같은 방식으로 대응해서는 안 됩니다.
사기와 횡령, 배임은 각각 성립요건이 다른 범죄이기 때문입니다.
사기죄에서 기망행위와 금전 교부 과정이 중요하다면, 횡령죄에서는 기본적으로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지위에 있었는지와 그 재물을 불법적으로 영득했는지가 중요한 쟁점이 됩니다.
배임죄 역시 단순히 상대방에게 경제적인 손해가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하는지, 그 임무에 위배되는 행위가 있었는지 등을 따져야 합니다.
이러한 차이를 구별하지 않고 경찰 조사에 들어가면 본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소인의 주장 가운데 사실과 다른 부분을 반박하겠다는 생각으로 필요 이상의 설명을 하다가 오히려 다른 구성요건과 관련된 사실을 인정하는 결과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먼저 고소인이 주장하는 범죄사실을 파악하고, 자신의 거래관계를 시간순으로 정리해야 합니다.
돈이 언제 들어왔고 어디에 사용됐는지, 상대방에게 무엇을 약속했는지,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실제 어떤 행동을 했는지, 관계가 틀어진 시점은 언제인지 등을 구체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계좌거래가 많은 경제범죄 사건에서는 기억에만 의존해서 진술하는 것을 권하기 어렵습니다.
몇 달 또는 몇 년 전의 금전 흐름을 조사실에서 정확하게 기억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진술과 금융거래내역이 서로 어긋나면 피의자의 전체 진술에 대한 신빙성까지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조사 전에 객관적인 자료와 자신의 기억을 맞춰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3. 피해금액과 합의만 보지 말고 범죄 성립 여부부터 판단해야 합니다
경제범죄 혐의를 받으면 가장 먼저 “돈을 갚으면 사건이 끝나는지”, “합의하면 처벌받지 않는지”를 궁금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해 회복과 합의는 실제 형사절차에서 중요하게 고려될 수 있는 요소입니다. 그러나 그것만 보고 사건 전체의 대응 방향을 정해서는 안 됩니다.
우선 자신에게 적용된 혐의가 법률적으로 성립하는지를 먼저 검토해야 합니다.
혐의를 다툴 수 있는 사건인데도 형사처벌이 두려워 고소인의 주장을 전부 인정하는 취지의 합의서를 작성한다면 이후 방어 과정이 어려워질 가능성도 고려해야 합니다.
반대로 객관적인 자료상 혐의를 부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무리하게 모든 사실을 부인하기보다 피해 회복을 포함한 양형 사정을 준비하는 방향이 더 적절할 수도 있습니다.
무혐의를 주장하는 사건과 선처를 준비해야 하는 사건은 대응 전략이 달라야 합니다.
경제범죄에서는 피해 또는 이득 규모도 매우 중요합니다.
사기·횡령·배임 등 일정한 재산범죄는 범죄로 취득한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 5억 원 이상이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적용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현행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는 이득액이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인 경우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 원 이상인 경우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가중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금액이 큰 사건에서는 이득액 산정 자체가 중요한 법률적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경제범죄 사건에서는 단순히 “얼마를 받았다”는 것만 확인해서는 부족합니다.
전체 거래금액과 범죄로 평가될 수 있는 이득액이 항상 동일하다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어느 범위의 금액이 범죄사실에 포함되는지를 구체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결국 경제범죄 사건에서 필요한 것은 처음부터 처벌 수위를 예상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요건, 증거관계, 이득액, 피해 회복 가능성 등을 순서대로 검토하고 그에 맞는 대응 방향을 정하는 것입니다.
돈 문제로 형사 고소를 당했다면 가장 피해야 할 대응은 “돈만 갚으면 되는 문제” 또는 “민사 문제니까 처벌받지 않을 것”이라고 미리 결론을 내리는 것입니다.
금전관계에서 발생한 분쟁이라도 돈을 받게 된 과정과 사용 경위 등에 따라 형사책임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돈을 갚지 못했다는 결과만으로 사기나 횡령, 배임이 자동으로 성립하는 것도 아닙니다.
따라서 경찰 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고소인이 주장하는 범죄사실이 무엇인지, 그 주장과 실제 사실관계가 어디에서 다른지, 이를 입증하거나 반박할 객관적인 자료가 무엇인지부터 정리해야 합니다.
저는 경제범죄 사건에서 첫 조사 전의 준비가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 번 이루어진 진술은 이후 검찰이나 법원 단계에서도 계속 확인될 수 있고, 진술이 반복적으로 달라진다면 그 이유까지 설명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고소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직후 고소인에게 감정적으로 연락하거나 자료를 임의로 삭제하는 식의 대응은 피해야 합니다. 오히려 계약서와 계좌거래내역, 문자메시지, 메신저 대화, 이메일 등 관련 자료를 보존하고 사건의 흐름을 날짜별로 정리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혐의를 부인해야 하는 사건이라면 왜 범죄의 구성요건이 성립하지 않는지를 객관적인 자료를 근거로 설명해야 하고, 혐의가 인정될 가능성이 높은 사건이라면 피해 회복과 합의를 비롯해 양형에 반영될 수 있는 사정을 체계적으로 준비해야 합니다.
결국 경제범죄 대응에서 중요한 것은 억울함을 많이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돈이 오간 이유와 과정, 당시 당사자의 의사, 실제 자금의 흐름을 증거에 맞춰 설명하고 그 사실관계가 형법상 범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지를 정확하게 따져보는 것, 그것이 형사 고소를 당한 이후 가장 먼저 해야 할 대응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