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재의 수요일, 신자 150여 명이 뭇 생명의 죽음에 대해 참회하며 사순 시기를 두물머리에서 시작하고 있다.
|
2월 17일 경기도 양수리 두물머리에서 '4대강사업저지를 위한 천주교 연대'(이하 천주교연대)가 생명평화 미사를 열어 4대강의 생명과 농민들을 위해 철야기도와 매일미사를 봉헌한다고 선언했다.
천주교 신자들은 부활을 앞두고 인간들의 죄 때문에 40일간 예수가 고난을 당했기 때문에 그 기간에 자신을 돌아보고 죄를 뉘우치는 시간을 갖는다. 그 시작인 재의 수요일에는 이마에 재를 바르는 데, 이는 구약 시대부터 참회와 회개의 표시로 행해졌던 전통이다. 이는 결국 흙으로 돌아갈 자기 분수를 잊은 채 욕심을 부렸던 것에 대한 반성이다.
|
|
|
▲ 팔당 지역에서 한강으로 흐르는 물을 오염시키지 않으며 농사를 지어온 농민들에게 정부는 땅을 내놓으라고 한다.
|
천주교연대는 사순 시기의 시작을 알리는 재의 수요일인 이날에 매일미사와 철야기도를 시작함으로써 탐욕에 눈이 먼 우리 자신과 이 나라, 이 공동체의 성찰과 참회를 빌었다. 천주교연대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사순 시기를 시작하는 재의 수요일, 오늘 우리는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여기에 섰다"며 "삶의 터전인 땅과 자연이 죽어가고, 하느님께서 주신 고귀한 생명을 무시하고 죽이는 것을 보고만은 있을 수는 없다"고 4대강 사업 저지에 나선 이유를 밝혔다. 그리고 이 모든 원인이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서 교회가 자신의 역할을 다하지 못했기 때문임을 인정한다"며 책임을 통감하고 생명파괴 세력과 끝까지 맞서 싸울 것을 천명했다.
미사에 참석한 사제들은 생명파괴 세력으로 이명박 정권과 4대강 사업을 통해 이득을 보는 자들을 지목했다. 수원교구 안양대리구 왕곡성당의 최재철 신부는 강론에서 "당신들이 추구하던 것들도 공허한 재로 변한다는 것을 잊지 마라"며 "재로 돌아갈 것들을 마치 생의 전부인 양 사는 인생, 그것이 바로 죄요, 어리석음"이라고 일갈했다. 아울러 "종교가 돈만 좇는 천박한 사회를 수수방관했으며 땅과 강을 생명의 근원으로 알며 팔당에서 유기농업 농사를 짓는 농부들의 아픔에 더 깊이 동참하지 못했음을 회개한다"고 자신을 고백했다.
미사에 참석한 버드내 성당의 이대승 신학생은 "정부가 소수의 이익 때문에 힘 없는 농민을 쫓아내서는 안 된다"며 "후손들에게 이렇게 아름다운 곳을 물려주지 못할 까봐 마음이 아프다"고 안타까워 했다.
|
|
|
▲ 후손들에게 물려져야 할 아름다운 환경을 뺏어갈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
철야기도는 수원교구를 중심으로 의정부교구, 인천교구, 서울교구의 사제들이 번갈아가며 진행하며 매일 오후 3시 생명평화 미사와 환경을 위한 십자가의 길이 봉헌된다.
천주교연대는 지난 2월 11일 전국의 사제들에게 3월 8일 기자회견과 더불어 '전국 사제 선언'에 참여해줄 것과 2월 22일 오후 2시 낙동강 함안 보 생명평화 미사에 참석하고 4대강사업 전면 재검토 국민서명운동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한 바 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nahnews.net>
|
|
|
|
4대강사업 중단과 팔당유기농지 보존을 위한 천막 철야기도회
성 명 서
|
|
오늘 이곳 생명 농업을 실천하고 있는 팔당 양수리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습은 한마디로 탐욕에 기인한 이명박 정부의 무분별한 개발과 경제 지상주의의 폐해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경제적 이익을 위해서라면 물길을 바꿀 수 있고, 조작할 수 있고, 4대강의 생명과 그 강을 따라 살아가는 농민들의 생존권도 짓밟을 수 있다는 개발과 경제성장만을 위한 맹목적 탐욕 때문에 강도 죽고 사람의 마음도 함께 죽어갑니다.
4대강 사업의 타당성 검증과 국민 의견 수렴은 철저히 배제되었고 심지어 피해가 예상되는 주민들에게조차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이곳 팔당 지역 농민들이 바로 그 대표적인 피해자들입니다. 평생 농사짓고, 친환경농업을 위해 귀농해 열심히 살아가던 이 곳 농민들의 땅과 고향을 이 정부는 강제로 수용하고 억압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현 정부의 4대강 사업은 일부 재물과 권력을 탐하는 자들의 욕심을 채우는 사업일 뿐입니다. 그들이 무리한 사업을 강행하면서 후손들에게 물려줄 대자연이 파괴되는 것은 물론,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들에게 지급되던 최저생계비마저 삭감되었으며, 부익부빈익빈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4대강사업은 단순히 환경을 파괴하는 대규모 토건사업의 문제만이 아닙니다. 4대강사업은 향후 우리 사회의 정체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시금석입니다. 우리 사회가 맘몬의 성채, 탐욕의 망루만을 높이 세우며, 무죄한 이들과 빈곤한 이들을 거침없이 팔아넘기는 폭력과 억압의 사회로 갈 것인지를 가늠하는 잣대입니다.
우리 신앙인들에게 있어서 4대강사업은 사회적 문제 이전에 신앙의 문제에 관계합니다. 때문에 4대강사업의 중단을 촉구하는 그리스도인들의 응답은 좌우의 이념적 잣대에 의해 폄하되거나, 정부 정책에 대한 무조건적 반대로 치부될 수 없는 세상을 향한 회개의 외침이며 복음의 선포입니다.
사순시기를 시작하는 재의 수요일, 오늘 우리는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여기에 섰습니다. 삶의 터전인 땅과 자연이 죽어가고, 하느님께서 주신 고귀한 생명을 무시하고 죽이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이 모든 원인이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서 교회가 자신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였기 때문임을 인정하며 자신을 성찰하고 참회하고자 합니다. 아울러 시대의 징표를 읽어내고 복음의 빛으로 시대를 제도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합니다.
우리는 자신의 욕심을 채우려고 이웃 생명을 사지로 몰아넣은 것을 회개하고 영혼을 정화시키고 새로운 존재로 거듭나 단순하고 소박한 삶을 추구함으로 시대적 과오를 씻고 위기를 극복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그 길이 기도의 자리임을 인식하고 기도하고자 합니다. 옷을 바꾸어 베옷을 입고 잿더미에 파묻혀 단식하며, 주님께 눈물로 호소하고자 합니다. 4대강의 생명과 그 강을 따라 살아가는 농민들을 위해 이곳 두물머리 유기농 재배단지에서 철야기도와 매일 미사를 봉헌합니다.
아울러 뜻을 함께하는 모든 이들과 연대하고 생명파괴 세력과는 끝까지 맞서 싸울 것을 다시 한번 천명합니다.
2010년 2월 17일
4대강사업저지를 위한 천/주/교/연/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