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appybean.naver.com/donations/H000000174035
여러분의 소중한 후원은
농촌 지역에서 겪고 있는 구매난민의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사용됩니다.
올해 100번째 이동장터입니다. 앞으로 2번 남았습니다. 장터를 계속 할 수 있는건 어르신들 덕분입니다.오늘도 감사한 마음으로 시작합니다.
9시 25분,
오늘 아침도 조금 늦게 나섰습니다. 제 몸이 부지런해지지 않나봅니다.
어르신들 기다릴 생각하면 조금이라도 더 빨리 가야겠지요.
늘 물건을 사던 두 어르신들, 오늘도 늘 사던대로 사십니다.
윗집 여자 어르신은 라면 두 번들과 번들과자 하나를 고릅니다.
진라면 안매운 맛은 어르신을 위한 것, 짜파게티 하나는 손주를 위한 것이겠지요.
그새 꼭대기 쪽에 살던 어르신도 함께 오셔서 두부 한 모사가십니다.
9시 40분,
마을에서 점점 이용율이 떨어진다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일자리가 끝나면 조금 이용율이 높아지지 않을까 싶지만, 달라진건 없습니다.
그래도 조합원들 매출 이용내역을 뽑아보면 매장이라도 와서 다행이다 싶습니다.
매장과 가까운 곳에 있는 마을은 어르신들이 비교적 이용율 이 있음을 추측해봅니다.
10시,
회관에 어르신들 모여계십니다.
올라가기전 어르신이 붙잡습니다.
계란과 콩나물 사려고 만원짜리 한장 건네주십니다.
그 사이, 우리 대의원님 빈집 이야기 해주십니다.
옆에 계시던 이장님도 연락처를 알려주십니다.
빈집을 보려려면 이장님에게 연락하면된다고 합니다.
시골에서는 집구하는것이 너무나도 어렵습니다.
집이 있어도, 들어가야하는 자본이 만만치 않습니다.
대부분 빈집으로 있다 관리가 안되서 내놓는 집들이 많습니다.
빈집의 기간이 길면 길수록 집의 상태는 해당기간의 배로 안좋아집니다.
그렇기에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빈집을 매매로 내놓기까지 집 주인들의 마음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10시 15분,
회관 총무님 오셨습니다.
부식비 지출을 위해 오셨습니다.
1월달에 먹을 부식들을 구입하십니다.
1월달은 부식비가 나오지 않는 기간이기에 미리 구입해놓으십니다.
그래야 1월에도 어르신들이 모여서 함께 먹을 기회가 생깁니다.
12월달에 미리 못먹게 총무님은 따로 창고에 숨겨둡니다. 꼼꼼하십니다.
10시 55분,
우리 어르신, 대문이 열립니다.
제게 주신 고지서 3장.
'압류 통지서'
어르신것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아드님것입니다. 폐기물 쓰레기 처리 문제로 발생한 통지서.
"아들한테 전화해봤더니, 아들이 하는 말이 무서워하지말라고~ 그거 아무것도 아니라고~ 하더라고~" 하십니다.
그러면서도 아들한테 보내달라고하십니다
아들과 저의 문자 내역에는 여러가지의 통지서들 이미지가 가득합니다.
그 아드님은 절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어르신께 인사드리고 올라갑니다.
11시 5분,
오늘은 집에 어르신이 안게십니다.
아무래도 요양보호사님이 병원으로 모시고 나가신듯 싶습니다.
다음집으로 넘어갑니다.
11시 15분,
어르신께서 예전 컨디션을 회복하신것 같습니다.
수술을 한지 반년도 채 안됬는데, 생각보다 회복력이 빠릅니다.
그에 반해 남편 어르신은 회복이 될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어쩌면 여자 어르신은 집안을이끌고 유지해나가야한다는 의지로 인해 빠른 회복을 하신것은 아닐지 생각해봅니다.
오늘도 늘 잘먹는다는 '돌자반' 그리고 물엿과 흑미, 신랑 먹을 귤 하나 사서 가십니다.
11시 25분,
마당서 기다리고 계시는 요양보호사.
지난번 이후 점빵차 오는 시간을 확인하시곤 기다리십니다.
어르신 집으로 밀가루, 콩나물 챙겨갑니다.
11시 40분,
오늘도 어르신들은 한 집에서 같이 지내셨을까요.
한 어르신은 배추를 씻고 계십니다.
김장이 한창 끝났을 무렵인것 같은데도... 여쭤보니
"아니 누가 달라고해서 남겨놨는데, 받았다고 또 안쓴대지 뭐야. 아까워서 나라도 해야지 뭐." 하시며
배추를 다듬고 계십니다.
건너편집 어르신은 여느날과 같이 두부 3모 사가십니다.
술 안주로, 반찬으로,국으로, 여러모로 많이 쓰신다고 합니다.
"지난번에 못만나서 못먹었어. 이번에도 3모 사야해." 하시는 어르신. 고맙습니다.
13시 40분,
회관에 도착하니 건강체조가 한창입니다.
평소보다 조금 더 늦게 왔는데도 아직입니다. 강사님 저를 보시곤 체조 마무리를 슬슬하십니다.
우리 총무님 부식비 남은거 모두 써야한다며, 남은 잔액 알려주십니다. 94,000원 가량
이것으로 회관에 부엌 장을 보시더니
"간장, 다시마 젤 큰거, 된장 하나, 요리당, 맛소금, 동태, 두부" 를 달라고 하십니다.
회관에서 식사할 때 필요한 재료들 꼼꼼하게 체크하고 사십니다.
그러고는 다른 어르신들도 함께 물건을 사시는 와중 어르신들께선
"과자 있나?" 하십니다.
평소에는 잘 사지 않으시던 과자셨는데, 회관에서 드실 요량으로 사실건지 싶어 여쭤보니,
"아, 그 아그들 잘 먹는걸로 좀 갖고와봐." 하십니다.
그러시더니
"크리스마스 때 아그들 줘야해. 이것저것 좀 잘 갖고와바~" 하십니다.
알고보니 어르신 교회를 다니시고 계셨습니다.
아이들 좋아하는 마이쮸도 사고, 번들과자, 샌드과자, 후레쉬베리 등등 양손 가득사십니다.
크리스마스 때 우리 아이들에게 어르신은 최고의 할머니가 되겠다 싶었습니다.
14시,
오랜만에 뵙는 어르신.
오늘은 지난번 공병을 쓰실려고 오셨다고 합니다.
공병으로 수거해간 소주 80개.
어르신께서는 사이다, 콩나물, 진라면 하나로 알차게 바꿔가십니다.
14시 10분,
요즘 이쪽 방향 끝으로가면 거의 사람들이 없어서 빈차로 돌아오곤 하는데,
오늘은 쉼터에 어르신들이 많이 계신것 같아 들려봤습니다.
우리 어르신들 이동점빵차 소리 듣고 나오십니다.
어르신께서는
"그.. 사랑하는 사람하고 나눠먹는 그 과자가 뭐요??" 하십니다.
"에????" 했던 저.
"아니 왜 그.. 쪼개먹는거 있잔어~" 하시는 어르신.
곰곰히 생각하다가
"아.. 초코하임요?!" 했더니 어르신이 맞다고 하십니다.
하지만 초코하임은 없어서 다른것 추천해드리니
"그러면..그 능글능글한 과자는 뭔가?" 하십니다.
"지난번에 먹었는데, 능그능글~ 하더만" 하시길래
종합제리인지 혹시 보여드리니, 맞다고 하시며 한 봉지 달라고 하십니다.
어르신들이 느끼는 표현과 생각이 이렇게 다르구나 싶습니다.
그러면서도 어르신들표현이 재밌어서 기억해봅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나눠 먹는 과자는 초코하임.'
14시 35분,
다음마을로 가는길, 가는 골목에 어르신이 손짓하십니다.
"아까 못 봤어~! " 하시며 물건 사신다고 합니다.
반찬으로 쓰실 두부하나 , 콩나물 두봉.
잊다가도 보이면 사주는 어르신 고맙습니다.
14시 40분,
회관 앞마당서 어르신들이 다 같이 모여 시금치 다듬습니다.
지금 시금치는 참 단맛이 강합니다.
옆에서 맛나다고 계속 이야기를 하니, 우리 어르신들 한 봉다리 싸주십니다.
"자네 아내가 요리 잘 해주지? 갖고 가서 해먹어~" 하시는 어르신.
"울집 마당서 뜯어온거야 괜찮아~" 하십니다.
그냥 받기 죄송해서 제돈으로 두부 2모 사서드리고 부랴부랴 뛰쳐나왔습니다.
멀리서 들리는 소리.
"아이고.. 괜히 줬네. 챙겨줄려고 줬던건데.. 이걸 어쩐담.."
그래도 좋습니다.
빈손으로 받는것보다 이렇게 드리는것이 제 맘도 편하니 말입니다.
14시 50분,
회관에 가니 건강체조가 끝나고 어르신들이 모여계십니다.
그 사이에 오신 우리 마을 이장님.
집집이 다니면서 어르신들께 교통카드 나눠주고 계십니다.
25년부터는 65세 이상 어르신들은 무상으로 버스를 타실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 어르신은,
"이제 교통비 나갈일 없으니, 여민동락 다 줘야겠네." 하십니다.
교통비 나갈만큼 동락점빵에서 많이 사달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어르신께서는 화장지 한통, 계란, 꽁치캔, 삼양라면, 콩나물등을 사십니다.
물건을 많이 사시길래 그간 누적된 공병값 쓰시는것이 어떤지 여쭤보니,
"아니 그냥 놔줘요. 난중에 알아서 할께요." 하십니다.
꽁치캔 사는것 보시더니 다른 어머님도 꽁치캔 2개 달라고하십니다.
"이게 김치 넣고 먹으면 맛있거든~" 하시면서 반찬거리로 계란도 함께 사가십니다.
아랫집 어르신은 안보여서 교통카드 제가 전달해드릴까 싶었는데,
마침 어르신께서 천천히 오셨습니다.
"여기까지 오는게 올라가는건 괜찮은데, 내려가는게 힘들어." 하고 말씀하시는 어르신.
"울 집에 계란 두판 놓고 가게." 하십니다.
계란 두판 갖다놓고 다시 나가는길,
"커피 한 잔 하고가~" 하십니다. 시간이 늦어서 바로 가야한다고 하니,
"그럼 콩나물 하나 더 놓고 가." 하십니다.
잠시라도 더 보고 싶으셨던 것일까요.
어르신께 콩나물 한 봉지 더 놓고 인사드리며 부랴부랴 나섭니다.
15시 10분,
두부 한 모를 정기적으로 놔야하는 집에, 두부가 다 떨어져서 못놓게 되었습니다.
전화로 말씀드리니,
"그러면 삼양 라면 한 봉지 놓고, 담에 추가로 결제하게요" 하십니다.
이해해주시고 더 팔아주셔서 고맙습니다.
15시 20분,
마을에 들어서니 어르신부부가 왔다갔다하십니다.
"점빵차를 계속 기다렸어~~ 읍에 가서 사려다가 기다렸지!" 하십니다.
"살게 많아 기다려봐." 하시며 이것저것 이야기를 하십니다.
"퐁퐁 이거 몇개있어? 휴지 좋은놈으로 하나주고.. 식용유도 주고.. 컵라면도 있나?.. 그리고 간장.. 그리고.."
어디에 쓰시는지 여쭤보니,
손주가 이번에 대학가는데, 기숙사에서 써야한다며 다 사야한다고 하십니다.
한참 다 고르시고나서 어르신께서는
콩나물 두봉지 사십니다.
자기 먹을것은 콩나물 2봉지 사고, 손주먹을것은 다사고...
손주 대학가는 것이 그렇게 큰 기쁨이셨구나 싶습니다.
15시 30분,
회관앞에 기다리고 있으니, 뒷집 어르신 오십니다.
간식거리 사러오셨나봅니다.
어르신 살피더니 누룽지 사탕 하나, 롯데샌드 과자 한 ㅏ사십니다.
얼마전 온 귤도 있다고 하니,
외상으로 하나 사가십니다.
늘 사람이 없던 곳에서 이렇게 이용하는 어르신들 한 두 명 보이면,
참 반갑습니다.
이후 마을에서는 어르신들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다음주에는 뵐 수 있겠지요.
연말 인사드릴 수 있도록 어르신들 또 뵙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