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큰 아들의 생일이었다.
1996년 아들이 태어난 그날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남편(직업군인)은 훈련 중이었고 친정엄마와 병원을 갔다.
새벽에 양수가 터져서 택시를 타고 급히 병원행.
4시간 만에 출산을 하고 난 후에야 허겁지겁 달려왔다. 함께 있어주지 못한 것을 미안해하면서.
당시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
올해 아들생일에는 남편이 특별한 축하 영상을 만들었다.
아마도 영상을 만드느라 오랜 시간 고심했을 것이다. 그리고 설렜을 것이다.
아들이 어릴 때부터의 소중한 기억을 하나씩 꺼내놓았을 것이다.
첫 돌 무렵의 까까머리 사진, 신나게 뛰놀던 모습, 깔깔대며 재롱부리던 모습..
그 사진을 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한 글자 한 글자 쓰면서 귀한 정성과 마음을 담았을 것이다.
소중한 우리 아들
엄마 아빠에게 큰 선물
멀리 있어 그리움이 큰
사랑하는 우리 아들
생일 축하해.
저녁에 남편이 카톡을 보내왔다.
아들의 답장을 보고 좋아서~~ 자랑하려고.
항상 감사하고 존경합니다 아빠
이것보다 더 한 감사와 찬사가 있을까?
과묵하고 늘 답장을 짧게 해서 '응' 도령이라 별명을 지어준 아들인데...
이렇게(?) 긴 문장의 답장을 보낼 줄이야!
자식에 대한 사랑표현에 인색(?)한 부모들이 있다. 안타깝지만.
방법을 모르거나 어색해서 그렇다고 한다. 원래 표현을 안 하는 성격이라서 그렇다는 핑계도 댄다.
그런 건 없는 것 같다.
표현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일 뿐.
아빠의 사랑 표현이 아들에게 주는 영향은 크다.
정서적 안정감과 자존감 향상
아버지의 따뜻한 말 한마디, 영상 속 미소 하나가 아들에게 큰 힘이 된다.
'나는 사랑받는 존재구나'라는 확신은 자녀가 자신감을 가지고 살아가도록 돕는다.
부모와의 유대감 강화
성인이 된 후에도 부모의 사랑을 꾸준히 느끼면, 자연스럽게 부모에게 마음을 열고 자신의 고민을
나누게 된다. 인생의 중요한 순간마다 부모와 소통할 수 있는 신뢰가 쌓인다.
긍정적인 정서 발달과 감정 표현 능력 향상
부모가 사랑을 표현하는 모습을 보면, 자녀도 사랑을 주고받는 법을 배운다.
훗날 배우자나 자녀에게 따뜻한 사랑을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이 될 수 있다.
삶의 원동력 제공
때로는 인생이 힘들고 지칠 때도 있다. 하지만 아빠가 전해준 사랑의 메시지는 아들이 어려움을
이겨낼 용기를 갖도록 돕는다. 언제든지 돌아갈 수 있는 따뜻한 가족의 품이 있다는 사실은
삶의 든든한 버팀목이 된다.
부모의 사랑이 평생 기억에 남는다
아들은 시간이 흘러도 이 영상을 기억할 것이다. 생일마다 떠오르는 아빠의 따뜻한 말들,
그리고 '나는 사랑받고 있다'는 감정은 그가 어떤 길을 가든 든든한 힘이 되어줄 것이다.
아버지가 보내는 짧은 영상 하나에도 깊은 사랑과 의미가 담겨 있다.
사랑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꾸준히 표현하고 전할 때 더욱 빛을 발한다.
나는 두 아들이 남편만큼만 하고 살면 좋겠다.
딱 그만큼만 해도 충분히 사랑받는 남편 존경받는 아빠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사랑한다면?
표현하는 것을 주저하고 망설일 필요가 없는 것 같다.
사랑하면 사랑한다고 말하고
따뜻한 눈길, 손길로 표현하면 된다. 아낌없이..
나는 그런 거 못해! 쑥스러워~ 오글거려~
표현 안 해도 상대가 알아줄 거야. 그런 건 없다.
사랑은 표현하는 것이고
표현도 습관이다.
사랑한다면?
표현하세요.
지금 행복하자.
happy n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