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칠리아 기행 몬레알레 대성당 3/6 2005년 1월
Cattedrale di Monreale
몬레알레 대성당에 가려고 버스 정류장에서 기다리는데 차가 올 시간이 되자 사람들이 많아졌어요. 여기서는 버스를
탈 때 앞문 뒷문을 다 이용 할 수 있더군요. 앞쪽에 점잖게 생긴 중년 남자 4명이 잡담하며 박장대소를 하기도 했어요.
버스가 도착하자 저는 뒷문으로 타려는데 그들도 뒷문 쪽으로 오더라구요. 승객이 많아지자 저더러 먼저 타라며 자리를
양보하더라고요. 앉을 좌석은 없어 서서 갔어요. 그 신사들도 내 뒤에 서 있었구요.
세계적으로 유명한 몬레알레 대성당에 가보고 오후에 마르살라 Marsala 친구 집으로 갈 생각으로 륙색을 메고 왔지요.
만원 버스에서 저는 왠지 느낌이 좋지 않아 버스 때문에 흔들리는 것처럼 자주 몸을 움직였어요. 목적지에서 내려 륙색을
보니 뒷주머니 세 곳이 다 열려 있더라구요. 다행히 주머니엔 아무 것도 넣지 않아 잃은 것은 없었고 륙색을 칼로 찢은
흔적도 없어 천만 다행이었죠.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그 신사들은 나를 표적으로 정하고 계속 점잖은 척 했나봅니다.
이탈리아에서 소매치기를 당하지 않았다면 이탈리아 관광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웃으게 말도 있지요. 제 경험으로는
소매치기가 가장 심한 도시는 나폴리였던 것 같아요. 남편은 버스에서 옷 안쪽이 찢기며 현금과 신용카드가 들은 지갑을
잃었고, 저는 거리에서 오토바이 날치기로 가방을 빼앗겼었죠. 넘어지면서 인도에 깔린 정돌에 머리를 다쳐 앰브런스를
타고 병원에 실려 간적도 있어요.
* Cattedrale di Monreale:
팔레르모에 간다면 몬레알레 대성당은 꼭 가봐야 하는 곳이다. 201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으로 등재된 비잔틴+
노르만+아랍 양식으로 기독교와 이슬람이 어우러진 특별한 성당으로 팔레르모에서 버스로 30분이면 갈 수 있는 곳
이다. 몬레알레는 왕들이 사냥하던 터로 높은 언덕에서 팔레르모 도시도 내려다 볼 수있고 푸른 바다 경치도 볼 수 있다.
몬레알레 성당은 윌리암 1세와 윌리암 2세가 1172년~1176년 4년에 걸쳐 증축했고 내부 장식은 1189년까지 계속 되었다.
황금으로 모자이크를 만들고 우아한 로마네스크 클로이스터로 고대 교회중 시칠리아의 대표적인 노르망 건축물이다.
화려한 내부에는 구약 성경 속 장면 및 기타 종교적 행사를 묘사한 황금빛 모자이크로 꾸며져 있다. 12세기 노르망 건축물과
화려한 장식을 감상하고 왕의 무덤도 찾아보고 조각이 가득한 280개의 화려한 기둥이 있는 클로이스터 Cloister를
(마당을 둘러싼 아취형 회랑) 둘러본다. 아름다운 클로이스터를 지탱하는 기둥 꼭대기엔 시칠리아의 노르망의 역사가
조각되어 있거나 여러 악마와 동물들의 형상을 묘사하고 있다.
벽과 천장을 가득 채운 모자이크화는 12세기와 13세기부터 이어져 온 것들이다. 이를 위해 2,200kg 이상의 황금이 사용
되었다고 한다. 대표적인 작품은 중앙에 있는 예수 그리스도의 대형 그림으로 그 아래엔 아기예수를 안고 있는 성모마리아의
그림도 있다. 구약 성서의 인간의 탄생부터 성모 승천의 42가지의 이야기가 세밀하게 그려져 있는 중세시대 시칠리아에서
가장 유명한 대성당이다. 팔레르모 대성당보다 더 화려하게 꾸미려는 왕의 뜻으로 심혈을 기우려 건축한 성당이다.
대성당을 건립한 시칠리아의 윌리엄 I세 왕과 그의 아들 윌리엄 II세의 무덤엔 은 그릇, 의복 및 종교 작품들이
보관되어 있는 국고가 있다. 또한 성당 외관도 내부 인테리어만큼 환상적이진 않지만 아랍풍의 아름다운 건축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