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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이토록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을까
정치외교학과
21711265
이수민
죽음이란 슬픈 것이다. 죽음의 뒤엔 무엇이 있을까? 죽음하면 부정적인 생각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그래서 죽음을 아름답게 표현한다는 것은 정말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 노래 ‘가인의 Carnival(The last day)’ 뮤직 비디오는 나의 이러한 생각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다. 흔하디 흔한 사랑 노래가 아닌 삶과 죽음, 사랑을 모두 담고 있는 노래라는 점에서 정말 엄청난 노래라고 느껴진다. 죽음을 이렇게 아름답고 예쁘게 그린 노래가 지금까지 또 있을까? 내가 죽음을 아름답게 묘사했다고 와 닿았던 순간들은 1)죽음 또는 죽음 이전의 삶을 축제에 빗대어 아름답게 표현하였다. 2)‘불꽃’ ‘카니발’과 같은 화려한 단어들을 죽음으로 연결시켰다. 3)발라드도 아닌 밝은 분위기의 빠른 댄스곡이다. 이러한 표현들에서 잘 드러나 있다.
죽음 또는 죽음 이전의 삶을 축제에 빗대어 아름답게 표현하였다.
죽음은 어쩔 수 없이 너무도 슬픈 일이지만 그래도 한평생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행복하게 살다 간 경우라면 그래도 인생을 돌아보며 행복한 삶이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노래 제목인 카니발은 우리말로 사육제라고 번역하는데 로마 가톨릭에서 부활절을 준비하며 금식하는 6주간의 기간인 사순절에 앞서 관능과 자유의 축제라는 뜻이다. 이 노래에서는 무엇보다 화려한 축제라는 의미와 함께 로마 가톨릭의 중심지인 남부 유럽의 분위기를 빌려 오면서 Carnival이라는 제목을 짓지 않았나 싶다.
‘불꽃’ ‘카니발’과 같은 화려한 단어들을 죽음으로 연결시켰다.
불꽃놀이는 너무나 화려하고 멋지지만, 몇 초 뒤 사라져 다시 깜깜한 밤이 되어버린다. 그것을 본 사람들은 그 찰나의 화려함의 느낌을 알 것이다. 이처럼 ‘순간’의 느낌을 불꽃이라는 도구로 적절하게 잘 표현하였다. 남겨져 있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불꽃같이 흔적 없이 가고 싶다는 내용을 끊임없이 가사에서 은유하고 있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는 가인은 슬프고 어두운 이미지의 죽음을 오히려 ‘카니발’이라고 칭한다. 이승을 떠나 저승으로 가기 전 연인에게, 또는 그녀를 품었던 이 세상에 “슬퍼하지 말아라, 그저 카니발의 문이 열린 것뿐이다” 라며 유쾌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3)발라드도 아닌 밝은 분위기의 빠른 댄스곡이다.
보통 슬픈 가사의 노래들은 발라드 곡에 잘 담겨있다. 하지만 이 노래는 특유의 밝고 웅장한 멜로디로 죽음을 슬프지 않게 묘사하였다. 또한 가인의 멋진 퍼포먼스로 이루어진 댄스곡이다. 따라서 처음에 가사를 모르고 들으면 그저 신나는 노래로 생각할 수도 있다. 밝음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주제를 낭만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아주 대단하다.
나도 제일 환한 불꽃이 되어 춤추다 마치 꿈인 듯이 흔적 없이 사라진다면, 나도 언젠간 꿈을 꾼 것처럼 흔적 없이 사라지겠지만 내가 없어도 많은 이들이 축복해준다면, 내 카니발도 저렇게 화려하게 막을 내릴 수 있다면 내가 만족했던 그 인생은 정말 행복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