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가천시창작반에서 야외 행사를 가는 날이다.
남한산성, 양평 황순원 소나기 마을, 화담숲 중에 단체 카톡방에서 투표를 한 결과 과반수가 넘는 인원이 화담숲에 표를 찍어서 광주시 도척면에 위치한 화담숲으로 오늘 출발하게 되었다. 서울에서 분당에서 광주에서 몇몇이 함께 모여서 혹은 각자 출발을 하여 화담숲 매표소 앞에서 10시 30분에 모이기로 했다. 나와 유남영샘은 미금과 정자에서 김영주샘, 손정숙샘, 김경숙샘, 이정원샘과 최인자B샘을 태우고 출발하여 10시 30분이 조금 넘어서 도착했다. 허복례샘은 서울에서 채정란샘과 조형자샘은 광주에서 김옥희샘과, 그리고 최인자A샘은 서울에서 혼자 차로 오셨다.
다들 소풍 나온 초딩처럼 들뜬 표정으로 한껏 멋을 내고 나타나시니 단풍과 한판 겨루기라도 하실 모양이다. 몇 년 못 만난 분들처럼 부등켜안고, 손을 잡고 주차장을 지나 매표소를 향했다. 허총무님께서 봉지봉지마다 초코파이, 과자, 귤 등을 넣어서 한 봉지씩 주셨고, 김경숙샘이 떡을, 채정란샘이 군밤을 가져 오셔서 한 보따리씩 챙길 수 있었다.
화담숲은 관람객이 산책을 하며 식물을 감상하고 체험 할 수 있도록 원지형을 토대로 다양한 테마 정원과 산책로를 배치한 수목원이다. 매표소에서 표를 끊고, 입구로 들어서니 들어서자마다 제철만난 단풍들이 우리들을 환영하느라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처음부터 발길을 잡는 얘들은 뭐지? 우리 소녀샘들은 사진에 가을을 담느라 발길이 잘 떨어지지 않았다. 경사진 산비탈 길을 대관령 고갯길을 넘어가듯 구불구불 올라가면 갈수록 단풍의 색은 짙어지고, 벌써 생을 마감한 단풍들이 골짜기를 메워가고 있었다.
경치 감상도 좋지만 먹는 것 또한 기쁨이다. 물레방아를 지나 중턱에 위치한 의자에 둘러앉아 한 봉지씩 받은 선물을 풀어 입을 즐겁게 해주었다. 야외에서 먹는 간식은 교실에서 먹는 것보다 더 맛이 좋았다. 군밤을 까먹으면서 군밤보다 구수한 얘기가 덧붙여지니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정답게 이야기를 나눈다.”는 뜻의 화담(和談)숲 나무와 풀과 꽃들의 모습이 바로 우리들의 모습이 아닐까?
정상에 오르는 대신 분재 온실로 가는 길을 따라 온실에 들어서니 무등산 입석대, 설악산 울산바위, 제주도 폭포 등을 축소해서 그럴듯하게 만든 바위 틈새를 따라서 주목, 소나무, 단풍나무, 국화 등의 각종 분재가 자라고 있었다. 우리나라 명승지들이 여기에 다 모여와서 자랑을 하고 있었다. 작은 나무가 오래 된 것이나 얕은 화분에서 굵은 분재가 자라는 것이나 예쁜 국화꽃이 핀 것 등을 신기해하는 분도 계셨고, 왠지 모르게 불쌍해 보인다는 분도 계시는 등 느낌은 다 달랐지만 보는 재미는 같은 것 같았다.
온실을 나와 정상 쪽으로 가려다가 길도 잘 못 들고, 시간도 많이 지나서 내려가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내려가는 길도 올라온 길 이상으로 굽이굽이 이어지는데, 이 길을 따라 분재원, 암석·하경 정원, 수국원 등 여러 테마 정원이 조성되어 있었다. 작은 연못과 폭포도 줄지어 만들어져 있고, 계절에 맞게 국화꽃이 예쁘게 피어 있는 곳도 있었다. 단풍 사이사이로 펼쳐진 이런 정원들의 모습을 눈에 담고, 사진에 담느라 걸음은 한없이 느려졌다.
우리 소녀샘들은 다시 오지 않을 2018년의 가을을 놓치지 않으려는 듯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특히 허총무님께서는 자신은 물론 우리들의 모습을 담아주느라 구경이나 제대로 했는지 모르겠다. 그 사이에 단풍잎 하나라도 더 챙겨서 이 기분을 집에까지 가져가시려는 분도 계셨다. 거의 다 내려오니 옛날의 생활을 작은 인형으로 만든 추억의 정원 길이 나왔다. 어릴 적 생각이 아련히 떠오르는 듯 다들 “그 땐 다 그랬지”라며 추억에 젖어있는 모습이었다. 원앙 몇 마리가 헤엄을 치고 있는 원앙 연못을 돌아 밖으로 나오니 어느새 점심시간도 훌쩍 지나버렸다.
우리 가천 시창작반 12명이 3시간 동안의 짧은 가을 나들이였지만 세상을 다 얻은 듯 뿌듯한 기분을 가슴에 가득 안은 뜻깊은 시간이었다. 화려하게 물든 단풍을 보면서 인생의 가을에 시를 쓴다는 것은 어쩌면 단풍으로 물드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첫댓글 화담 숲이 화답하며 단풍이 놀이 절정 화폭이 예술이내요
잘 즐감 하셨습니다.
한 번 가보세요. 단풍이 아주 좋아요.
가천반의 가을 소풍
아름답기 기지없습니다
채 선생님 글과 단풍과
아름다운 모습들
감동입니다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가을 선물을 받고 왔습니다.
기지-그지입니다
가을 가을 우리를 유혹한 화담숲은 한해를
가슴이 뜨겁도록 품어준 아낌없는 시간이었습니다 눈가득 적셔온 마르지 않을 오늘하루를
가슴에 깊이 넣어 두어야 겠습니다
모두 함께해서 넘치는 즐거움이었습니다
총무님이 준비한 간식이 이주 좋았습니다.
한량없이 자유로운 소년소녀샘 들의
가을 소풍
함께하시는 님들이 단풍보다
아름다운 모습으로 멋스러운 화답숲길
회장님의 나열한 글로
가을의 가슴에 담아봅니다
눈물이 나도록 멋지시고
좋은 화담숲의 추억들 간직하시길 빕니다
즐감하고 갑니다~~~^^
같이 못 간 것이 못내 아쉽습니다.
가천시창작반 학생들의 단풍 나들이가 너무너무 멋집니다...
교수님도 가셨으면 좋아하셨을 것 같아요.
햇살이 쏟아부은 산등성이에 불이 난줄 알았어요~
수고해주신 총무님!
차량을 봉사해 주신 선생님!
회장님!
감사하고 덕분에 행복했습니다~♡
다들 예쁜 소녀들 같았답니다.
선물 같은 온화한 날씨에
곱게 물든 단풍만큼 서로를 물들이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학우님들 덕분에
올가을에 만든 추억이 차고 넘칩니다.
추억의 순간을 영원으로 남겨주신
총무님과
그날의 아름다운 기억들을
촘촘하게 반추시켜 주신
회장님!
고맙습니다~^^
일기장에 남겨두고 싶은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구운 밤맛이 아주 좋았습니다. 가져간 단풍은 뭐 하셨나요?
@道如 채기병 최인자샘 단풍잎과 친구 하라고 드렸어요.
몌쁜 가을 속애 단풍 보다 고운 그대들
활짝웃는 웃음은
보석이네요
다녀 온 나의 소풍도
보석 같았 건 만....
즐거운 나들이 그 웃음들 사랑스럽습니다.
맞아요. 다들 보석입니다.
불타는 고운단풍 자랑말아라
화담숲 가을소풍 더욱좋더라
내년엔 함 가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