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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버릇내성은 자연적인 현상일지 모르지만 그것을 빠르게 전파시키는 것은 우리다. 예를 들면 우리는 필요 없는 경우에도 항생제를 사용해왔다. 항생제 혁명은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어 항생제를 만병통치약처럼 여기게 되었다. 여러 나라에서 행한 여론조사에서도 환자들은 질병과 관계없이 항생제 처방을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분적으로 이것은 의사, 과학자 그리고 건강 관련 종사자들이 항생제가 정확히 무엇이고 항생제가 듣는 질병(세균 감염으로 인한 질병)과 그렇지 않은 질병(바이러스, 기생충 그리고 세균 감염이 아닌 모든 질병)을 정확히 알려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 일반인들의 오해와 더불어 많은 의사들도 적절한 진단 대신 항생제를 처방한 책임을 져야 한다. 의사들은 ‘만일에 대비하여’ 또는 약물 처방의 인위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때로는 환자들을 기쁘게 하기 위해 꼭 필요하지 않은 항생제를 처방해왔다. 알렉산더 플레밍은 페니실린을 사용할 필요가 없는 경우에는 사용하지 말라고 여러 번 경고했다. 또 질병을 일으키는 세균이 완전히 제거되도록 올바른 양을 올바른 기간 동안 사용해야 한다고 했다. 페니실린뿐만 아니라 모든 항생제의 사용 시 이 마지막 두 가지는 매우 중요하다. 항생제를 올바로 사용하지 않아 감염성 병균을 모두 죽이지 않으면 살아 있는 세균이 내성을 획득한 뒤 전파해 이 항생제 내성 세균에 전염된 사람들이 그 대가를 치르게 된다. 항생제 내성을 가진 세균이 퍼지는 또 다른 이유는 세계화 때문이다. 빠르고 값싼 여행은 사람들이 지구 전역을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이는 사람을 통해 도시, 지역 그리고 다른 나라들로 전염성 세균들이 전파되는 데 매우 유리한 조건이 된다. 세균들은 새로운 지역에 도착해 사람들을 전염시키고 현지 세균들과 내성 유전자를 교환한다. 세계화에 따른 내성균의 전파는 어느 정도 감수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사람들이 저지르는 어처구니없는 실수는 용납하기 힘들다. 1940년대 이후 농부들은 가축들의 질병을 치료하거나 예방하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성장 촉진제’로 동물 사료에 항생제를 섞어왔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항생제의 80% 정도가 농장에서 이용되고 있으며, 비밀리에 사용한 항생제는 항생제 내성균을 대량으로 길러내고, 일부는 사람에게까지 전달된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이 문제를 바로잡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유럽연합은 2006년에 동물 사료에 항생제 사용을 금지했고, 미국은 2012년에 새로운 규제를 시작했다. 항생제를 현명하게 사용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한 것이다. 그럼에도 또 다른 나쁜 소식이 들려온다. 새로운 항생제를 공급하는 공급원이 고갈되어 가고 있다. 이것은 이미 오래 전에 시작된 일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나쁜 버릇 (사진으로 이해하는 과학의 모든 것, 2015. 12. 7., 지브레인(작은책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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