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겨울 야영 다녀왔습니다.
야영 가기 일주일 전부터 모둠별로 세번 정도 만나 회의하며 준비했습니다.
처음에는 대학에서 팀플 할 때 계획을 세우는 것처럼, 당연히 꼼꼼히 해야하지 않나? 생각했습니다.
하나하나 자세히 정하려다보니 힘이 듭니다. 그래서 그렇게 하지 않고 주안점을 다른 곳에 두기로 했습니다.
"아이들과 회의할 때,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까?"
아이들과 야영에서 하고 싶은 것, 해야 할 것이 명확하기에 하게 될 일들을 중심으로 회의를 했습니다.
단순히 "야영에서 뭐 하고싶어? 뭘 먹고싶어? 묻지 않고,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해볼 수 있게 후보를 생각해뒀습니다.
광활 일정이 촘촘했지만, 아이들과 회의 하기 전에 어떤 것들을 의논해볼지, 그에 관한 나의 생각은 어떠한지 고민하고 회의에 참여했습니다.
제가 큰 그림을 먼저 구상하고 나니, 아이들의 집중도가 달라졌습니다. 제가 가진 생각에 아이디어를 보태고, 더욱 구체화했습니다. 짧은 회의 시간에도 많은 것들을 정할 수 있었습니다.
강현 오빠가 선생님으로 함께 해주니 더욱 힘이 되었습니다. 역할을 분담하여 아이들이 각자의 스타일에 맞게 야영을 준비할 수 있도록 할 수 있었습니다.
예준이와 야영 전날 시간 내어 만나, 도서관에서 닭 다듬고
미영이가 도서관 놀러 올 때마다 만나 먹을 메뉴 의논하고,
민영이와 정운용 선생님 뵐 때마다 무엇을 구체화 하면 좋을지 궁리했습니다.
그렇게 야영을 준비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했던 많은 일 가운데, 기억에 남는 많은 순간들이 있습니다.
함께 바람부는 숲을 걸으며, 춥다고 서로 얼싸안았던 순간
놀이팀에서 준비한 활동을 수행하며 즐거웠던 순간
그 속에서 틈틈이 손잡고 걷고 팔짱끼며 가위바위보 하고 웃었던 자잘한 추억들.
첫날 저녁 메뉴인 치킨을 튀길 때 있었던 어려움들,
하지만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있는 것에 감사하며' 소박하지만 근사하게 즐겼던 식사.
그 속에서 피어나는 웃음꽃, 맛있다는 칭찬들, 뿌듯한 미소가 기억에 남습니다.
이런 추억 하나하나가 나중에 길이길이 회자되면 좋겠습니다.
"내가 치킨 튀겼을 때, 너가 나한테 처음으로 고맙다고 했었다?"
"재인이가 치킨 잘 안먹는데, 그때는 진짜 맛있다고 했었어."
"실제로 파는 치킨보다 더 맛있었다니까?"
"너네 모둠 치킨집 차려야겠다!"
아이들과 치킨 성공 외치며 맛있게 먹었습니다.
식용유가 조금밖에 없어, 조금씩 튀겼더니
한꺼번에 완성작을 담은 사진이 없어서 아쉽습니다.
하지만 덕분에 계속 따끈따끈한 치킨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새로운 치킨이 나올 때마다, 옆 테이블 가져다주고
옆 숙소 방문해서 나누어 먹었습니다. 참 정다웠어요.
맛있는 치킨 냄새가 퍼지고, 우리 모둠을 칭찬하는 이야기가 퍼졌습니다.
아이들이 얼마나 뿌듯해하던지요! 벌써 그립습니다.
민영이가 선택한 아침메뉴: 유부초밥에 매운소스 찍어먹기!
정운용 선생님께서 민영이가 매운 소스 안가져갔다며, 아침에 방문해서 주고가셨습니다.
민영이가 덕분에 신났습니다. 예준이와 매운 소스 가득 찍어먹으며 기뻐했습니다.
다양한 참치마요 주먹밥 레시피가 있었는데, 미영이가 원하는 대로 했습니다.
스스로 다 한다고 해서, 우리 예준이와 민영이는 신나서 쉬었습니다.
참치가 김치찌개용이어서 약간 매콤했는데, 그래서 더욱 맛있었습니다. 옆 테이블과 나누어 먹었습니다.
찾아가서 입에 쏙 넣어주었습니다.
우리 모둠에서 준비했던 작은음악회를 잘 마쳤습니다.
대본과 포스터를 안들고와서, 밥 먹고 남은 시간에 함께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미리 음악회 장소에 가서 붙여두었습니다.
예준이와 예헌이 둘 다 사회 잘 봤습니다.
그리고 민영 미영 예준 예헌 강현 우리 모두 준비했던 무대를 잘 마쳤습니다.
옹기종기 창문에 둘러 앉아 노래했던 시간이 즐거웠습니다.
마지막 날, 예준이가 양배추 썰고 미영이가 당근 썰고
민영이가 달걀 삶고, 예헌이가 베이컨 구웠습니다.
마지막 식사를 다 함께 모여 준비하니 더욱 즐거웠습니다.
미영이와 예헌이는 딸기쨈으로 샌드위치를 완성했고,
예준이와 민영이는 매운 소스 듬뿍 넣어 맛있게 먹었습니다.
어떻게 먹어도 즐거운 아이들과 그렇게 야영 마무리했습니다.
이 모든 순간들이 사무치게 그리울까요?
아이들과의 2박 3일이 여러모로 꿈만 같습니다.
첫댓글 이렇게 많은 식구가 모여 야영하는 일이 놀랍습니다.
아이들이 놀랍고 광활팀 고맙습니다. 가족과 이웃 사랑을 넘치게 받았습니다.
최하영 선생님과 광활팀이 먼저 잘 누려주어서 고맙습니다.
아이들이 할 수 있게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고, 고맙다고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아이들이 야영기획 숙소배정 신발정리 놀이진행 요리 상차림 설거지 공연 준비 진행 기록 청소까지 잘했습니다. 많이 웃었고 서로 자주 않아 주었습니다.
함께 놀고 기뻐했던 순간, 아이들 마음 깊이 남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