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네이버 지식백과에 나오는 이암의 모견도에 대한 해설입니다.
서양의 순종견의 역사가 그다지 오래되지 않았다는 것을 감안하면
16세기에 영국 원산지인 비글과 닮은 개가 조선에 존재했다는 것 자체가
경이로운 일입니다.
어미개의 다리 사이로 파고 들어가서 젖을 먹는 것은 진돗개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장면인데 이암이 수유를 하는 개를 직접 보고 그렸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개의 목걸이가 매우 고급스러운데 채색이된 가죽 목걸이에 화려한 방울이 달려있고
특히 놀라운 점은 목걸이 결합 방식이 요즈음과 다를 바 없다는 것입니다.
조선시대 '세구'와 더불어서 이암의 그림에 등장하는 개가 요즈음 우리가 흔하게 볼 수
있는 개와 다르다고 해서 무조건 외국개를 그린 것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우리 개의
역사를 편협하게 해석하는 것이어서 앞으로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암의 모견도를 외국인들이 높게 평가하는데는 분명히 어떤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우리그림
모견도
[ 母犬圖 ]
어미개의 모성과 사랑
이암1)(李巖)
작은 나무 아래 검은 개 한 마리가 어딘가를 응시하며 앉아 있다. 그 가슴팍에는 어린 강아지들이 젖을 뜯고 있고, 실컷 젖을 빨은 듯한 한 마리는 허리춤에 걸터앉아 그르렁거리며 자고 있다. 평화롭고 사랑스러운 개 가족의 한 나절을 절묘하게 포착하였다. 화면의 오른쪽 위에는 솥 모양의 도장과 그 아래로 ‘정중(靜仲)’이라고 새긴 백문방인이 찍혀 있다. 정중은 이암의 자로 이 작품이 이암의 작품임을 말해준다.
이암(李巖), 1499∼? | 모견도(母犬圖)
16세기, 종이에 수묵담채, 73.2 × 42.4cm, 국립중앙박물관
솥 모양의 도장은 우리나라에서는 조선 중기까지 나타나는, 드물게 사용된 도장이다. 그림에 나타난 어미 개는 우리나라의 순종개가 아닌 이국적인 종자의 개이다. 목에는 값비싼 목걸이와 큼지막한 방울을 달고 있어 이 개가 여느 서민집의 개가 아님을 시사한다. 어미 개나 강아지는 모두 윤곽선 없이 그리는 몰골기법(沒骨技法)으로 표현되었는데 이는 조선 초의 일반적인 화법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이처럼 이 그림은 여러 가지 점에서 이채로운 작품이다. 다만 어미 개나 강아지나 모두 평안하고 사랑스러운 화목함을 전달하고 있어 한국적인 서정성이 잘 표현된 것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암은 종실 출신으로 영모화에 일가를 이룬 선비화가인데 알려진 행적은 별로 없다. 중종이 돌아가신 뒤 어용을 제작할 화가를 추천할 때 당대 최고의 화가인 이상좌와 함께 추천되기도 하였다. 선비화가인 그를 화원인 이상좌와 함께 추천한 것은 다소 이상하다. 하지만 이는 그가 사실적인 그림을 잘 그린 것을 의미하며, 전문화가에 준하는 수준의 기량을 가진 것으로 인정된 것을 의미한다. 『화사(畵史)』에 의하면 그는 남송 대에 활동한 모익의 화법을 배웠다고 하는데, 모익은 사실적이고 정교한 영모화를 잘 그린 궁중화가이다. 현존하는 이암의 작품은 장식적이기는 하지만 모익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도 나타나는 수묵의 몰골기법은 남송 대에 유행하였다는 점에서 개연적인 관련성은 느낄 수 있다.
조선시대 동안 선비화가들은 여러 가지 방면에서 일가를 이루거나 도전적인 실험을 함으로써 화단에 기여하였다. 이암의 경우는 영모화와 잡화를 잘 그렸다고 하는데 당시대 화단의 어떠한 화가와도 비교하기 어려운 독특한 주제와 화풍을 구사한 점이 이채롭다. 전해지는 작품이 매우 드문 화가인 그의 작품으로 <화조구자도>(삼성 리움 미술관), <화조묘구도>(평양 박물관), <견도>(미국 필라델피아 미술관), <매도>(일본 개인) 등이 알려져 있는데, 모두 영모화이므로 전하는 기록에 준하는 면모라고 할 수 있겠다. 그의 작품은 우리나라보다 일본에 전하는 것이 많다. 일본에서 출간된 『고화비고(古畵備考)』에는 <화조묘구도> 쌍폭이 기록되어 있으며, 이 그림에는 신광한의 제시가 적혀 있다. 이를 통해 그가 일본사람들 사이에 잘 알려진 화가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그 이유가 무엇인지는 아직 정확하게 알려진 바가 없다.
[네이버 지식백과] 모견도 [母犬圖] (이렇게 아름다운 우리그림, 2008. 03. 10., 박은순)
첫댓글 누룩님!
올려주신 이암선생의 모견도를 잘 보았습니다.
아주 섬세한 사실적 화법이 실물의 모습을 연상하게 합니다.
강아지의 모색도 재미있습니다.
16세기에 이런 개가 우리나라 조선에 있었군요.
업무에 몰입하였다가 여유로운 시간을 잠깐 가져보았습니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감사합니다.
많이 보던 그림이라서 무심하게 지나쳤었는데
외국의 유명 화가들의 동물그림 가운데 이암의 모견도가 들어 있는 것을 보고
그 이유가 궁금해서 자세히 들여다보게 되었습니다.
외국 그림을 보고 임모한 것이 아니라면 그 당시에 개라고 볼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관심을 가져 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