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만들고 태양광 설치… 안방 내준 지방 소주 생존 분투
무학, 2015년 3000억 매출 지난해 1500억으로 뚝
무학·보해양조·대선주조·금복주 등 시장 점유율 한 자릿 수
무학, 태양광 발전·연쇄점 개발 등 신사업 추가
가격 낮추고 도수 유지하는 보해양조·라면 만드는 대선주조
업계 “신사업 진출, 경쟁사 영향력 확대뿐 아니라 인구 감소·시장 변화 따른 전략”
양범수 기자
입력 2024.03.10. 06:00
업데이트 2024.03.10. 08:39
지방 소주 회사들이 제품 가격을 낮추거나 주류 제조와 무관한 신사업에 나서고 있다. 하이트진로(19,930원 ▲ 240 1.22%)와 롯데칠성음료의 시장 지배력이 커지면서 장기적인 실적 부진을 겪은데 따른 것이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좋은데이’·'화이트’ 등을 제조·판매하는 무학(5,040원 ▲ 30 0.6%)은 오는 27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정관의 사업 목적에 다수의 신규 목적사업을 추가하는 안을 의결한다.
무학은 1973년 설립돼 경남 창원에 본사를 둔 지방 소주 제조사다. 이번 주총에서 무학이 정관에 추가하는 사업은 ▲맥주·과실주·기타발효제품 및 부산물의 제조 판매업 ▲안주류의 개발·제조·가공·판매 및 로열티 사업 등 주류 관련 사업도 있다.
하지만 ▲농산물·축산물·임산물의 재배 제조 가공 판매업 ▲수출입 및 수출입품 판매업 ▲판매대행 및 마케팅 서비스업 ▲연쇄점(프랜차이즈)의 개발·교육·홍보·기술지도 및 경영자금 알선업 ▲창고업 ▲무형재산권 임대업 등 기존 사업과 무관한 영역의 사업들도 다수 포함됐다.
무학은 지난해 11월 태양광 발전 및 전기 판매업을 신규 목적사업에 추가한 후 4개월 만에 또 신규 목적 사업을 추가했다. 무학은 신규 목적 사업 추가에 대해 “사업 영역 확대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래픽=정서희
그래픽=정서희
무학이 사업 영역 확대에 나서는 것은 소주의 알코올 도수가 17도 이상이던 시기 16.9도의 저도수로 출시했던 좋은데이가 2010년대 흥행을 일으킨 이후 줄어든 매출 규모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무학은 2015년 2958억원의 매출액과 65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이후 실적이 고꾸라졌다. 지난해 1466억원의 매출액과 16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남 목포에 본사를 둔 지방 소주 제조사 보해양조(506원 ▲ 2 0.4%)도 상황은 비슷하다.
보해양조는 올해부터 시행된 새 기준판매비율에 맞춰 지난해 말 잎새주의 출고가를 기존보다 10.6% 낮춘 1114원으로 정했다. 이전에 가격을 인상하지 않았던 보해소주 역시 출고가를 10.6% 낮춰 1071원으로 책정했다. 또 과실주인 보해 복분자주와 매취순도 출고가를 각각 6156원, 3504원으로 5.3%가량 낮췄다.
이와 동시에 알코올 도수도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이트진로도 보해양조와 마찬가지로 지난해 말 출고 가격을 10.6% 낮췄으나, 지난달 대표 제품인 참이슬을 리뉴얼해 알코올 도수를 기존 16.5도에서 16도로 낮췄다.
희석식 소주는 원재료인 주정(酒精·에틸알코올)에 물을 타 만든다. 업계에 따르면 소주 도수가 0.1도 내려가면 주정을 덜 써도 돼서 병당 주정값 0.6원을 아낄 수 있다. 단순 계산하면 하이트진로는 이번 참이슬 도수 인하로 병당 3원 가량의 원가 절감 효과를 보는 셈이다.
수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보해양조는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복분자주 등의 과실주 수출을 진행해 2021년 수출액 2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말 기준 4억원 규모로 증가했다.
‘참소주’와 ‘금복주’ 등을 만드는 경북 지역 사업자인 금복주도 2021년 말부터 참소주의 이미지를 딴 캐릭터 ‘아이참’을 만들어 관련 사업을 벌였다. ‘대선’과 ‘시원’ 등을 만드는 부산의 대선주조 역시 테이스티키친 등과 협업해 돼국라면, 대선이라면 등의 식품 사업에 뛰어들었다.
지방 주류 업체들이 자구책 마련에 나서는 것은 지역 내 점유율 하락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잎새주를 내세워 2000년대 초반 광주·전남 지역에서 90% 수준을 보였던 보해양조의 지역 점유율은 현재 30%대로 떨어졌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무학의 시장점유율은 2014년 14.1%였으나, 지난해 8%까지 떨어졌고, 금복주 역시 같은 기간 8%에서 4.1%로 줄었다.
같은 기간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의 점유율은 늘어났다. 하이트진로의 시장 점유율은 2014년 46.7%에서 지난해 59.7%로, 롯데칠성음료의 시장점유율은 13.6%에서 18%로 증가했다.
주류 업체 한 관계자는 “각 업체들이 분투하고 있지만 이전 만큼의 실적을 거두긴 어려울 것”이라며 “소주와 맥주, 탁주 정도가 시장을 지배하던 과거와 달리 와인과 위스키 등 소비자들이 찾는 주종이 다양해진 데다 지방은 인구 감소라는 문제가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양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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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편집국 생활경제부 양범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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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ng8899
2024.03.10 17:13:51
무학, 삼천억에세 일천오백억 매 출 뚝, 완전 지하실로 갔네 잘 나 갈 때 가격 막 올리드만 쓴 맛을 봐야 된다. 국민이 소비자가 봉 이냐 똑바로 해라 쇠주 업계.!
답글작성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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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태농사꾼
2024.03.10 13:29:06
수출하면 살낀데. 세계 인구는 늘고 있다. 우리는 비록 줄지만
답글작성
2
1
alexsong
2024.03.10 16:29:51
일본 주류회사들은 갈수록더 잘나가고 있다. 거기도 인구가 줄어드는데.
답글작성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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