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세차를 잘 안한다.
아니 할 시간이 없다.
뿐만 아니라 차를 가장 필요로 하긴 하면서도
눈에 보여지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동수단으로서의 기능만 있으면 되는 것이다.
자랑 삼아 타고 다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냥 내가 타고 다니기 불편하지 않으면 되는 것이다.
그래도 오늘은 좀 청소를 해야 했다.
어려운 손님이 탈 수도 있었다.
그래서 바닥 메트를 털고 청소기로 흙모래도 뽑아냈다.
청소를 거의 할 무렵 이웃에 사는 폐지 줍는 노인이 지나갔다.
"종이 드릴까요?"
"하이고 고맙지라우."
마침 재활용으로 내 놓을까 하고 모아 두었던 종이박스를 내 주었다.
다 내주고 얼른 보니 500원 동전이 바닥에 덜어져 있는 것을 주워 손에 쥐었다.
'어 저게 박스에서 떨어진 것일까? 달라고 해야 하나? '
나의 고민과는 달리 노인은 동전을 손에 거머 쥐었다.
'뭐보시한 샘 치지 뭐, 500원인데 뭐'
모아두었던 박스를 다 내주니 그걸 실으며 노인이 말했다.
"세상에 내가 글고 가기도 어려울만큼 싣고 갔더니 글씨 5500원 주요. 그나마 조마니(주머니)에 넣었더니 오다가 보니 빠져불고
없어서 다시 갔더니 내 돈 될라고 누가 안 주서가고 있드랑께요."
그러고보니 노인의 손에는 5천원 지폐가 꼬깃하게 접혀 줘여저 있는 것이 보였다.
500원 동전은 그 종이 돈 사이에 쥐어져 있을 것이다.
하마트면 큰 실수를 할 뻔했다.
보시했다 여기자던 내 마음이 부끄러웠다.
"고맙소, 고맙소이."
노인은 돈으로 하자면 100원어치도 안 될 종이를 싣고 가며 고맙단 소리를 열번은 하고 가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