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사람들은 오름에서 태어나 오름으로 돌아간다고 한다. 그만큼 오름은 제주 사람들의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공간이다. 제주 바깥에서 보기에는 제주 중심에 볼록 솟은 한라산이 가장 눈에 들어오지만 제주사람들의 삶 속으로 조금만 들어가면 한라산을 중심으로 제주 전역에 자리한 오름이 그보다 더 큰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제주 전역에 흩어진 360여 개의 오름은 비슷한듯하면서도 저마다의 독특한 모양새를 지닌다. 덕분에 각각의 오름이 주는 색다른 풍광과 분위기에 빠져 제주의 오름을 순례하는 '오름꾼'들도 제법 된다고. 한껏 치장한 여인이 제주의 푸른 바다라면, 봉긋하게 부푼 자그마한 오름은 풋풋한 소녀 같은 모습으로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그리고 제주의 바다와 한라산을 구경하고 났다면, 그러니까 당신이 제주를 제법 '다녔다'는 느낌이 들 때 즈음이면 아마 자연스럽게 깨닫게 될 것이다. 제주는 '오름의 섬'이라는 것을.
앞서 제주 동부에 자리한 거문오름, 다랑쉬오름, 용눈이오름을 살펴봤다. 서부에서는 이름도 예쁜 새별오름과 저지오름을 선택했다. 남녀노소 모두 큰 무리 없이 오를 수 있는데다 싱그러운 제주의 속살을 엿보는 재미까지 갖춘 오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