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쏠림 현상'이거나 '쏠림 문화'이거나]
kjm / 2020.8.4
한강의 기적, imf 외환위기 금 모으기 운동, 코로나바이러스 K방역의 성공 신화, 유니클로의 퇴출, 3천조 유휴자금의 부동산 쏠림 등 이른바 '쏠림 현상' 혹은 '쏠림 문화'는 한국인의 특질 중 하나일 것이다.
'천하 삼분지계'에서 비롯됐는지는 모르겠으나, 개인이 가진 재화를 '삼분'해서 관리한다고 들었다. 현금과 땅(집)과 금(달러)이 그것이다. 현금은 유동자금으로, 땅이나 집(아파트)은 부동산으로, 금이나 달러는 안전자산으로, 이렇게 셋으로 나눠서 소유, 관리하는 게 안전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제로 금리'에 가까워지면서 그 '삼분지계'가 깨졌다. 아파트값은 폭등하고, 금은 한 돈에 32만원까지 치솟아 36만원까지 바라본다는 것이다. 특히 부동산(주택, 아파트)으로 몰리는 자금이 유동자금 3천조원에서 비롯된다고 하니, 정부의 주택 안정화 정책은 쓰나미를 맞은 셈이다.
특히 이 유휴자금은 대개가 수도권으로 쏠리는데, 주거 안정 정책의 초점은 수도권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먼저 다가구 주택자들을 골라내어, 종합부동산세 등의 보유세로 투기 차단을 틀어막자, 이번엔 전세 대란의 걱정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이와 더불어 '전세 소멸'과 '월세 전환'의 문제가 논쟁 거리로 등장한다.
그런데 수도권의 전월세 가구가 38%이고, 이 중에서 월세가 60%를 차지한다고 한다.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하려는 임대인이 과연 얼마나 되는 지 통계 제시도 없이 '전세 소멸론'이 깜짝 등장하며 박수 세례를 받는다. 단 5분의 윤희숙 연설이 낳은 파장 속엔 아무런 근거도 증거도 들어있지 않는데 말이다. 역시 쏠림 현상이다. 그러나 바람직한 쏠림은 아니었다. 정치적 쇼에 불과했다.
문제 인식의 공유와, 원인 분석과, 보편적 통계 자료의 제시와, 문제 해결 도구의 제시와, 미래에의 계획 중 그 어느것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서로에 대한 깎아내리기와 정쟁만 있을 뿐이다.
문제의 핵심은, 주식 초보자들까지 주식 시장에 대거 유입되면서 주식 시장이 과열되는 것을 막아 쪽박 차는 시민들을 줄이려 하는 듯이, 부동산 초보자들이 부동산 시장으로 겁없이 뛰어드는 것을 겁을 주어 막고 주거 안정을 꾀하는 데 있는데도, 오히려 과열을 조장하고 희망고문 내지 분열획책을 하는 언론의 보도 행태들이 시장을 오염시키는 데 더 큰 문제가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서울시민의 여론 조사만 있을 뿐, 장단점에 대한 분석조차 없는 언론들은 정쟁에 휩쓸리고 있다. '검언유착'에 이은 '정언유착'이다.
'쏠림'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때도 있지만 부정적으로 작용할 때도 있다. '조국 사태'에서 보여준 검언유착과 부동산 가격 폭등 사태와 행정수도 이전 논쟁에서 보여주는 정언유착은 확실히 부정적(네거티브) 쏠림 현상이다. 발전 동력을 상실케 하는 이러한 부정적 쏠림 현상은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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