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것들.
요즘 혼자 있으면서 나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한다. 과거도 생각을 하고.
나는 어떤 사람일까. 물론 주관적인 생각이겠지만, 책일기 와 글쓰기를 많이 한 덕분에 어느 정도는 객관적으로 나를 볼수도 있다.
가족들이 있을 때는 현실이라는 돈 벌이 때문에 통상적인 생활에서 벗어날 수 없었지만, 이제는 어디에도 구속 받지 않고 멋대로 살 수 있다. 아내는 그래서 먼저 저 세상으로 간 것일까.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은 간단하다.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구별하면 쉽다.
내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나누면서 내가 어떤 인간인지 명확히 알게 되었다.
나는 남아 있는 것 보다 사라져서 없어지는 것을 좋아한다.
예를 들면, 소비를 해도 동산 부동산 가구 등 남아있는 것에는 관심이 없다.
사라지는 것들, 음식 여행 음악 책 상상하기 노래하기 사랑하기 등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다.
요리를 해도 음식물 쓰레기가 전혀 안나온다. 음식을 먹어도 전부 먹어치운다.
과일 껍질도 그대로 먹는다.
요리를 할 때도 가장 쉽고 빠르고 간단하고 가능한 원재료의 특성이 남아 있게 한다. 그래서 내 요리는 쉽다. 설거지도 간단하다. 반찬 가지수도 한 개 아니면 두 개 심지어 그릇도 따로 담지 않고 밥위에 올려놓는다. 그래서 설거지가 밥 그릇 하나와 숟가락 젓가락이 전부다.
어떤 날은 그릇 숟가락 젓가락도 필요 없다. 종이를 깔고 김을 펴고 그 위에 밥을 깔고 반찬을 얻어서 둘둘 말아 먹으면 끝이다. 대학시절과 일본유학 시절에 많이 해 먹었다. 엄청나게 굵은 김밥 하나면 식사가 완성 되었다.
아이들 공부 시키느라 할 수 없이 대게 쇼핑몰을 크게 키워서 돈을 많이 벌 때는, 아내가 돈 관리를 했다.
나는 딱 하나 부탁을 했다. 절대 부동산은 사지 말아라. 펀드 주식 보험 적금 같은 쓸데 없는 곳에 돈을 넣지 말아라.
무조건 돈이 생기면 집에다 보관 하던지 은행에 넣어라.
아내가 죽고 나서, 은행에 돈이 10 억이 남아 있었다.
나는 그것을 딸 둘에게 2 억씩 나누어 주고, 나머지는 술집에다 써버렸다.
그래도 남아 있던 돈은, 강릉역 앞에서 대게 전문점이 되었다.
술집에서 술을 너무 먹어 쓰러져서, 안타까워 하던 여자가 나를 위해 진정성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그 여자에게 가게를 만들어 주었다.
그래서 내 통장에는 돈이 남아 있지 않다.
집도 없다. 차도 없다. 아무것도 없어서 너무 좋다.
유일하게 실수로 jeep차 산것도 2 년 전에 팔아 버렸다.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기에 미련이 없다.
책을 그래서 안낸다. 책은 남아 있으니까. 인터넷에 올리는 글은 내 마음대로 자유롭게 독자들과 직접 만나면서 쓸 수 있다. 오늘 지나면 끝이다.
그런데 딱 하나 예외가 있다.
여자다! 어쩔 수 없다.
여자는 항상 남아있다. 그러나 혹시 여자가 있더라도 집착이나 구속은 틀림없이 안할 것이다.
내가 소유하는 여자는 싫다.
몸이야 어쩔 수 없다 해도 마음만은 서로 자유로워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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