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행
나는 섬이다
방송일 2023년 10월 2일(월) ~ 10월 6일(금), 720편
*다시보기ㅡ>https://worldtrip.ebs.co.kr/worldtrip/replay?stepId=01BP0PAPD0000000022
어느 방향으로 가도 결국 바다와 닿게 되는 곳.
순수한 자연과 삶의 흔적들이 남아 있는 곳, 섬이다.
누군가에겐 이루고 싶은 나만의 이상향이자
치열하게 살아온 누군가에겐
떠나고 싶은 해방구가 되어주는 특별한 안식처요,
평생을 터전 삼아 살아온 이들에게 삶 그 자체인 곳.
쉬이 가지 못해 더 궁금한 바다 건너 그 섬엔,
어떤 비경과 보물 같은 사람들이 살고 있을까?
가을의 시작! 우리의 발길이 향하는 그곳, 섬으로 떠나보자.
1부. 어서 와, 나만의 율도
한반도의 서남단, 섬들의 천국 전남 신안.
이곳에 전 재산을 들여 10만 평의 무인도를 사서
나만의 생태 낙원으로 가꾸고 있는 의사가 있다.
바로 치과의사 이지형 씨가 그 주인공이다.
사람들이 떠난 섬 율도에 반해 2002년부터 벌써 20년째
서울과 신안을 오가며 자신만의 유토피아를 가꾸고 있다는 지형 씨.
제주도에서 동백나무 3천 그루를 옮겨 심어 동백꽃 숲을 만들고
땅을 파고 민물을 끌어와 저수지를 만들었다는 그가
가장 심혈을 기울인 곳은 인도네시아에서 공수한 이국적인 입석?!
온전히 그의 취향이 반영된 섬 율도에
오늘 특별한 친구들이 초대됐다.
한국에 반해 백두대간을 정복하고 구례에 정착했다는
뉴질랜드인 사진작가 로저 셰퍼드와 그의 한국인 친구들.
변변한 정기 여객선도 없고, 전기와 수도도 없는 무인도에서
통발로 고기 잡아 식재료를 구하고
동심으로 돌아가 망망대해에서 즐기는 바다 수영까지
이들의 좌충우돌 자급자족 라이프 도전기가 펼쳐졌다.
어서 와, 이런 무인도는 처음이지?
섬이 좋아서, 나만의 이상향을 만들기 시작했다는 도시 의사.
지형 씨만의 파라다이스, 율도로 떠나보자.
2부. 이수도에서 삼시세끼
은하수를 찾아 오토바이를 타고
전국을 돌며 여행하는 시인이자 사진작가 이원규 씨.
바다와는 거리가 먼 산 사람이라는 그가
오늘 아주 특별한 섬 여행에 나섰다.
그가 선택한 곳은 경남 거제 시방선착장에서
뱃길로 5분이면 닿을 수 있는 섬, 이수도.
50여 가구가 사는 작은 섬이
최근 연일 여행객들의 발길로 북적이고 있다는데.
그 이유는 바로 하룻밤 머물면,
싱싱한 해산물로 차려진 밥상을
삼시 세끼 대접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짐 풀자마자 이원규 시인 앞에 모습을 드러낸 13첩 반상.
가오리찜부터 병어 무침, 멍게 젓갈까지
반찬 하나하나에 이수도 바다의 싱싱함! 호사가 따로 없다.
이수도의 밥상 식재료는 매일 바다 사정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특징.
어부인 남편 신경환 씨가 매일 잡아 오는 신선한 생선들로
섬 아낙의 투박하지만 정성스러운 손맛 버무려
귀한 밥상 대접하는 민박집 주인장 아내 정서운 씨.
맛보기 힘든 쥐치회부터
가을 은빛 신사 갈치구이까지.
삼시 세끼 내내 펼쳐지는 싱싱한 해산물의 향연은
이 섬에서만 누릴 수 있는 맛있는 행복이다.
입이 호강했으니, 눈도 호강할 차례!
1시간 30분 동안 이어지는 호젓한 둘레길에서 만나는
멋진 바다 풍광은 힐링이 따로 없다.
그 이름처럼 모두에게 이로운 섬, 이수도로
삼시 세끼 맛보러 가본다.
3부. 바위섬 멸치꽃 피었네
전라남도 진도군 조도면에 작은 섬, 슬도(瑟島)가 있다.
파도가 거문고 소리처럼 들린다 하여
이름 붙여진 섬 슬도는
예로부터 파도가 거칠기로 유명한 곳.
그러나 그 덕에 슬도에서 잡힌 멸치는
전국에서 최상품으로 손꼽혔다.
섬 주민이라 봐야 스무 명 남짓.
대부분 멸치잡이로 생계를 꾸려오고 있는
그야말로 ‘멸치섬’ 슬도.
슬도에서 평생 어부로 살아온 안정선 씨는
이맘때면 하루에도 대여섯 번 멸치어장을 분주히 오가며
멸치를 잡기 위해 구슬땀을 흘린다.
그런데, 어째선지 오늘 그물은 좀 다르다!
멸치 그물에 밤새 잡혀 올라온 건 ‘갈치’?!
때아닌 갈치 손질에 힘들 법도 하건만
주민들은 보너스를 얻은 기분이라고 말한다.
정선 씨의 고깃배가 도착하면,
이때부터 시작되는 건 주민들의 합동작전!
고무통에 든 멸치를 재빨리 삶아 건조하고
쓰임에 맞게 크기대로 분류한다.
땀이 비 오듯 쏟아지지만,
멸치만 많이 난다면 행복하다는 슬도 사람들.
그들에게도 애환이 담긴 음식이 있다.
푹 익은 묵은지에 멸치를 올려 만든 멸치 조림.
땀 한 바가지 흘린 후 멸치 조림을 먹으면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다고 말한다.
“아, 참아야 한다기에 눈물로 보냅니다, 여자의 일생”
멸치가 삶이요 인생이라는 멸치섬 슬도의 하루.
그곳에서 멸치에 울고 웃는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본다.
4부. 섬, 가을 맛 들면
대이작도의 가을, ‘꽃게’
인천 옹진군에 있는 천혜의 섬, 대이작도 바다의
가을은 꽃게로 시작된다.
연평도에서 꽃게만 잡다, 13년 전 고향 대이작도로 왔다는
정철호 씨는 자칭 ‘꽃게의 달인’으로 통한다.
바다에선 한 카리스마 하는 그이지만,
아내에게만큼은 순한 양?!
꽃게 달인 그의 아주 비밀스러운 이중생활은~?
갓 잡은 꽃게로 음식을 나눠 먹으며 정을 나눈다는 대이작도 사람들.
고소한 꽃게찜과 얼큰한 꽃게탕으로
이웃과 나누는 가을의 정까지!
가을맛 맛있게 무르익어가는
섬마을 밥상을 만나본다.
낭도의 가을, ‘전어’
섬의 행세가 여우를 닮았다 하여
이리 낭(狼), 섬 도(島)라 이름 붙여진 섬, 낭도.
선선한 가을바람이 부는 이맘때면 여산마을 앞바다에는
어김없이 뚝딱뚝딱 방망이질 소리가 들려온다.
세월이 흘러도 전통방식으로 전어를 잡고 있다는
유성규, 박병숙 씨 부부.
“똑딱 똑딱 전어 똑딱
놀라서 전어 걸려라“
아내의 신명 나는 방망이질 소리에
그물 올리는 족족 올라오는 가을 전어.
용이 살았다는 전설과 억 겹의 세월을 품은 낭도 바다에서 잡힌 전어는
이맘때 맛 들기 시작해 찬바람이 불 때 절정의 풍미를 자랑한다.
5부. 두디와 함께 대이작도 해방일지
반복되는 일상에서 해방되기 위해
김현정 씨와 그녀의 반려견 두디가 백패킹에 나섰다.
그들이 향한 곳은 인천항에서 뱃길로 2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섬, 대이작도.
벌써 2년째, 시간이 날 때마다 함께 여행하고 있다는
현정 씨의 여행 친구인 두디.
대이작도를 찾는 이라면 반드시 올라봐야 한다는 필수 코스
부아산을 앞장서서 걷는 두디는 이제는 어엿한 백패커 견이다.
부아산에서 내려와 삼신할미 약수터에서 목을 축이고
이들이 향한 곳은 작은 풀안 해수욕장.
아무도 없는 모래 해변에서 바닷바람을 맞으며
둘만의 신나는 물놀이를 즐기고
미리 준비해 온 대패 목살을 사이좋게 구워 먹으며
허기를 달래는 현정 씨와 두디.
바닷가 앞에 텐트를 치고 두디와 함께 있노라면
현정 씨에게 이곳은 천국이요, 낙원이 따로 없다.
섬에서 두디와 함께 하는 힐링 여행을 통해
또다시 일주일을 살아갈 수 있는 용기를 얻는다는 김현정 씨의
대이작도 힐링 해방일지를 만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