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인상(59)·박갑례(56) 씨 부부는 여름철 피서지로 유명한 홍천강 근처에서 오랜 기간 동안 펜션을 운영했다. 지금은 펜션을 내려놓고 어떤 작물을 키워볼까 하는 고민에 빠져있다. 머릿속에는 수많은 구상이 떠다니지만, 가슴 깊은 곳에는 평온한 휴식이 자리 잡고 있다. 홍천에서 정 많은 이웃과 꼼꼼하고 성실한 목수를 만났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글 사진 김경한 기자
취재협조 문목수집짓는카페
HOUSE NOTE
DATA
위치 강원도 홍천군 서면 개야리
대지면적 728.00㎡(220.61평)
건축면적 98.20㎡(29.76평)
연면적 98.20㎡(29.76평)
건폐율 13.49%
용적률 13.49%
건축구조 경량 목구조
용도 보전관리지역
설계기간 2016년 1월 ~ 2016년 3월
공사기간 2016년 4월 ~ 2016년 6월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리얼징크
외벽 - 스타코 플렉스
내부마감
외벽 - 도배지, 타일
천장 - 도배지
바닥 - LG 소리잠
창호 - 미국산 알파인 창호
단열재
지붕 - 글라스울 R30
외벽 - 글라스울 R19
내벽 - 글라스울 R11
주방기구 한샘
위생기구 아메리칸 스탠다드, 유로젠 모던
난방기구 경동 기름보일러, 삼미 벽난로
설계 및 시공
문목수집짓는카페 010-7276-5465 http://cafe.daum.net/moonbyoungha
9년의 신뢰로 쌓은 집
부부는 지난 9년간 홍천강 앞에서 펜션 지기를 했다. 그곳에서 텃밭을 가꾸며 피서객들에게 직접 키운 고추며, 상추를 제공하면 그렇게 좋아할 수 없었다. 그렇게 9년을 살았는데, 집에 하자 하나 없었다. 시공사가 그만큼 꼼꼼하고 완벽하게 공사를 해서 부부의 만족도가 높았다. 부부가 펜션 운영을 접고 다른 곳에 새집을 장만할 때도 자연스레 같은 시공사에 맡겼다.
“직접 살아보며 검증을 했으니 이만하면 충분하다 싶었죠. 9년 전처럼 문성현 대표에게 맡겼는데, 이번에도 하나부터 열까지 정성스럽게 지어주셨어요. 인테리어도 우리 두 사람의 마음에 쏙 들게 해서 집 짓는 시간이 불안과 초조보다는 여유와 기대감으로 가득했어요.”
현관에서 집 안으로 들어서면 바로 집 안의 모든 공간으로 통할 수 있도록 시공했다. 복도 장식장에는 아내가 직접 채취하고 말린 후, 9번이나 볶아서 만든 꽃차가 놓여있다. 아내는 농약을 치지 않은 산과 강을 찾아가 꽃을 채취해 차를 만든 후, 지인들에게 아낌없이 나눠준다.
남향으로 낸 커다란 거실 창으로는 마을이 한눈에 보인다. 건축주 부부는 동네 인맥이 넓어 손님이 자주 방문하기 때문에 거실을 넓게 시공했다.
딱 한 가지 요구사항이 있었다면 주방 싱크대였다. 펜션에서 살 때는 처음 주택을 짓다보니 싱크대 높이를 미처 생각지 못했다. 아내의 키보다 높게 설치된 싱크대로 인해 아내는 칼질할 때마다 어깨가 아팠다. 그래서 이번에는 아내의 키에 맞춰 싱크대 높이를 낮췄다.
그 외에는 모든 것을 나무와집 문성현 대표에게 맡겼다. 부부가 기존에는 흔한 박공 스타일로 지었는데, 이번에도 그런 스타일을 염두에 뒀었다. 문 대표는 시공을 진행하다 모던 스타일을 제안했다. 세련되고 현대적 감각이 가미된 스타일로 짓는다면, 집안 분위기가 지루해지지 않고 부부에게 시각적 만족감도 높여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부부는 흔쾌히 동의했다.
콘크리트 타설까지 한 시점이었지만, 문성현 대표는 새롭게 도면을 그리며 의욕을 불태웠다. 지붕에는 리얼징크를 얹고 내부 인테리어도 모던한 느낌이 묻어나도록 화이트 앤 블랙으로 콘셉트를 잡았다. 부부는 완공하고 난 후, 새집의 세련된 분위기에 흠뻑 빠졌다.
요리를 즐기는 아내를 위해 주방을 넓게 시공했다.
아일랜드 식탁은 조리 공간을 최대한 확보하는 것과 더불어, 가족이 함께 음식을 준비할 수 있는 공간적 여유를 마련했다.
원래 설계상에는 없었으나 시간 날 때마다 방문하는 아들 내외를 위해 다락을 배치했다. 다락이 정식 건축면적에는 속하지 않지만, 아들과 며느리, 그리고 두 손주가 충분히 머물 정도로 큰 규모의 다락을 시공했다. 그 덕분에 멀리서 보면 마치 이층집을 쌓아 올린 것과 같은 시각적 효과도 얻었다. 다락에는 천창을 달아 손주들이 머리 위로 쏟아지는 별빛을 바라보며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도록 했다.
문 대표가 부부의 생활패턴뿐만 아니라, 그 아들 내외의 동선까지도 꼼꼼히 챙기는 시공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9년간 철두철미한 사후관리와 관계를 꾸준히 지속해 왔기 때문이다.
정남향으로 배치한 안방은 채광이 좋아 부부에게 아늑한 휴식을 제공한다. 안방이 좁아 TV를 놓을 공간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붙박이장 중앙에 구멍을 내 TV를 배치할 수 있도록 했다.
작은 방은 데크로 바로 이동할 수 있도록 파티오 도어를 설치했다. 남편은 손주들이 물놀이할 수 있도록 미니 수영장을 데크 위에 설치했다. 아들 내외는 자녀들의 물놀이를 작은 방에 가만히 앉아서 지켜볼 수도 있어 안심이 된다고 한다.
속이 꽉 찬 시공
부부가 홍천에 오기 전에는 서울에서 식당을 운영했다. 서울에서 살다가 이런 외진 곳에 정착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을 터였다.
“모든 걸 미련 없이 버리고 와야 해요. 처음엔 불편했던 게 사실이죠. 서울에선 필요하면 밑에 내려가서 바로 살 수 있었지만, 여기선 무조건 차를 타고 나가야 하거든요. 그래도 살다 보면 적응이 돼요. 필요한 물품이 있으면 일주일 치를 미리 사면 되고, 이웃 간 정이 넘쳐서 먹을 것을 서로 나눠주니 채소를 굳이 살 필요도 없어요.”
시골 인심이 좋아 다시 서울로 올라가기 싫다는 부부는 이웃들을 자주 초대한다. 식당을 한 덕분에 음식 솜씨가 좋은 아내는 그저 함께 있기만 해도 기분 좋은 이웃을 위해 요리도 해주고 직접 채취해 만든 꽃차도 대접한다.
계단은 1층과 다락을 구분하는 역할을 한다. 모던식으로 마감한 1층과는 달리 계단 천장에서부터 적삼목 마감이 시작되며, 이것은 다락의 천장과 한쪽 벽면으로 이어진다. 노란 천장 등이 적삼목과 조화를 이뤄 멋을 더한다.
주방은 요리를 즐기는 박갑례 씨가 편안히 요리할 수 있도록 넓히고 조리 공간을 최대한 많이 확보할 수 있도록 아일랜드 식탁을 설치했다.
부부의 마음을 사로잡은 또 하나의 공간은 거실이다. 홍천의 개야리 마을이 한눈에 보이도록 거실 창을 크게 내고, 거실과 주방 사이에는 타일과 원목으로 구성한 아트월을 설치해 공간 구분과 함께 색다른 분위기 연출에도 성공했다.
다락을 적삼목으로 마감해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밤이 되면 손주들은 천창 너머로 쏟아지는 별빛을 바라보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곤 한다. 다락에서 바라보는 마을 전경은 그야말로 평온함 그 자체다.
‘전원주택의 꽃’이라는 데크는 손주들이 마음대로 뛰어놀 수 있도록 넓게 설치하고 그 위에 나무 그네도 배치해 시골의 낭만을 마음껏 누리게 했다. 이번 휴가철에 놀러 온 손주들을 위해서는 시원한 지하수를 끌어들인 미니 수영장을 설치해 지긋지긋한 무더위도 날려버릴 수 있게 했다.
시공사 대표는 “집을 지을 때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이 죽어있는 공간Dead Space의 최소화”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공사를 시작하면, 작은 목수인 아들과 함께 처음부터 끝까지 현장을 지킨다. 목수의 이름을 걸고 짓는 집이기에 하나라도 놓친 부분을 남기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단순히 전원주택의 붐에 이끌려 무작정 찍어내는 집이 아니라, 건축주에게 최적화된 집을 선사하려는 부자 목수의 열정은 앞으로도 계속될 듯하다.
첫댓글 나의 로망 전원주택은 언제 이루어지려나 ^^
즐거운 휴일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