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의자
박 수 서
기우뚱해서
한쪽 발목을 잘랐다
그랬더니 반대쪽으로 흔들린다
맞은편 발목도 잘랐다
이제는 앞발에 정강이가 찍힌다
과감히 앞발을 잘랐다
앉았다,
여전히 흔들린다
톱은 훌륭했지만, 사람이 문제다
제 삶의 중심을 모르는 사람은
그 무엇의 중심조차 알 수 없는 법,
벗겨진 군살 같은 자작나무 톱밥
강둑까지 흘러 쌓이고
목 잘린 발들 다리 밑에서
망둑어처럼 죽어있다
-『김포신문/김부회의 시가 있는 아침』2023.10.27. 기고 -
〈박수서 시인〉
△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 등단, 시와 창작 문학상, 시집 '날마다 날마다 생일' '내 심장에 선인장 꽃이 피어서' '갱년기 영애씨'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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