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고시십수(續古詩十首) - 백거이(白居易)
속 고시 십수
其一
戚戚復戚戚,送君遠行役。 근심하고 다시 두려워 하니, 그대를 면 변방요새로 보내는 거라네.
行役非中原,海外黃沙磧。출정하는 곳은 중원 땅이 아니라, 바다 바깥의 누런 모래사막이라네.
伶俜獨居妾,迢遞長征客。독수공방하는 난 외롭고, 그대는 멀고 먼 충정을 떠나는 나그네.
君望功名歸,妾憂生死隔。그대는 공명을 세우고 귀향을 바라며, 나는 그대 생사를 걱정 한다네.
誰家無夫婦,何人不離拆。 어떤 집인들 부부가 없을까, 그 누구도 갈라서지 않으려하네.
所恨薄命身,嫁遲別日迫。한스러운 바 박복한 운명이니, 늦은 시집에 헤어질 날 닥쳤네.
妾身有存歿,妾心無改易。내 신세 삶과 죽음이 있고, 내 마음에 지조는 있다네.
生作閨中婦,死作山頭石。태어나 규중부인이 된다면, 죽어서 망부석이 되리라.
其二
掩淚別鄕里(엄누별향리) : 눈물을 가리고 고향을 떠나
飄颻將遠行(표요장원항) : 쓸쓸히 장차 먼 곳으로 가려네.
茫茫綠野中(망망녹야중) : 아득하고 푸른 들판 속
春盡孤客情(춘진고객정) : 봄도 다 지난 외로운 나그네 심정
驅馬上丘隴(구마상구롱) : 말을 몰아 언덕을 오르니
高低路不平(고저노부평) : 높고 낮아 길은 평탄치 않도다.
風吹棠梨花(풍취당리화) : 바람이 해당화와 배꽃에 불고
啼鳥時一聲(제조시일성) : 때때로 새들도 울어댄다.
古墓何代人(고묘하대인) : 이 옛무덤은 어느 시대 사람의 무덤인지
不知姓與名(부지성여명) : 그 성명도 알지 못 하겠네
化作路傍土(화작노방토) : 길가의 한 줌 흙으로 변하여
年年春草生(년년춘초생) : 해마다 봄풀만 돋아나는구나.
感彼忽自悟(감피홀자오) : 이에 느껴워 문득 저절로 생각나네.
今我何營營(금아하영영) : 이제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其三
朝采山上薇,暮采山上薇。 아침에 산에 올라 고사리 캐고, 저녁까지 산위에서 고사리 캐네.
歲晏薇亦盡,飢來何所爲。 느릿느릿 뜯던 고사리도 소진하니, 굶주려 오면 어느곳이 되네.
坐飲白石水,手把青松枝。 앉아서 맑은 물 마시며, 손에는 푸른 소나무의 가지를 붙잡네.
擊節獨長歌,其聲清且悲。 손가락 치고 홀로 긴 노래하니, 그 소리 맑고도 서글프다오.
櫪馬非不肥,所苦長縶維。 마구간의 말은 여윈 것이 아니라, 고통스레 늘 지내는 것이라오.
豢豕非不飽,所憂竟爲犧。 돼지를 키우는 건 먹기 위해서고, 걱정되는 바는 돼지 희생이네.
行行歌此曲,以慰常苦飢。 가고 또 가며 이 노래 불러, 늘 고달프고 배고픔 위안 삼는다오.
其四
雨露長纖草(우로장섬초) : 비와 이슬은 가늘고 어린 풀을 키우고
山苗高入雲(산묘고입운) : 산에 있는 어린 나무를 하늘을 찌르게 자라게 하는데
風雪折勁木(풍설절경목) : 눈보라는 굳건한 나무를 쓰러트리고
澗松催爲薪(간송최위신) : 냇가에 있는 소나무는 장작이 되어 땔감이 되네.
風催此何意(풍최차하의) : 바람이 이렇게 독촉하는 속내가 무엇이며
雨長彼何因(우장피하인) : 비가 그렇게 성장을 돕는 건 무슨 까닭인가
百丈澗底死(백장간저사) : 물가에 있던 백 길 솔이 죽어나가고
寸莖山上春(촌경산상춘) : 산 위에 있는 작은 풀은 한창 봄날이라니
可憐苦節士(가련고절사) : 불쌍하다 절개 뛰어난 선비의 괴로움이여
感此涕盈巾(감차체영건) : 생각할수록 눈물이 흘러 수건을 적시는구나.
其五
窈窕雙鬟女,容德俱如玉。 두 갈래 쪽진 머리의 아리따운 규수, 용모와 행실 모두가 옥 같다오.
晝居不諭閾,夜行常秉燭。 낮에도 바깥 출입을 삼가하고, 밤길에는 늘 촛불을 들고 다닌다네.
氣如含露蘭,心如貫霜竹。기품은 이슬 머금은 난초 같고, 마음은 서릿발 머금은 대나무같다오.
宜當備嬪御,胡爲守幽獨。 마땅히 후궁이 되려고 준비 했는데, 어찌하여 깊숙한 규방에 혼자되고.
無媒不得選,年忽過三六。 궁중에서는 간택했다는 소식이 없어, 해가 어언 서른여섯이 지났다네.
歲暮望漢宮,誰在黃金屋。 해가 저물도록 한나라 궁전 바라보니, 누가 그 부귀영화 누리고 있는가.
邯鄲進倡女,能唱黃花曲。 한단에서 노래하는 기녀 된 규수는, 누런 국화 노래를 잘 불렀다네.
一曲稱君心,恩榮連九族。 그 한곡으로 황제의 마음을 사서, 황제의 은총을 집안 대대로 누렸다네.
其六
栖栖遠方士,讀書三十年。멀리서 불안하게 신선술법을 닦는 사람, 30년간 책을 읽었네.
業成無知己,徒步來入關。이뤄놓은 것도 친구도 없건만, 빈천한 몸으로 대궐로 왔다오.
長安多王侯,英俊競攀援。장안에는 왕후장상도 많고, 영웅호걸들이 출세하려 경쟁한다네.
幸隨眾賓末,得廁門館間。다행이 그의 뒤에는무리가 많아, 관아건물 사이 뒷문으로 다녔네.
東閣有旨酒,中堂有管絃。동헌에는 잘 익은 술이 있고, 대청에선 관현악을 연주한다오.
何爲向隅客,對此不開顏。어째서 구석의 나그네가 되었는지, 이런 사실을 대할 때 개운치 않다오.
富貴無是非,主人終日歡。부귀함에 시시비비 없고, 주인은 하루종일 희희낙낙 한다네.
貧賤多悔尤,客子中夜嘆。빈천한 집은 허물과 뉘우침이 많아서, 묵은 길손도 한밤중에 한탄 한다네.
歸去復歸去,故鄉貧亦安。돌아가고 또 되돌아가야 하니, 고향집은 빈곤해도 역시 안온하다오.
其七
涼風飄嘉樹,日夜減芳華。서늘한 바람은 아름다운 나무에 불어오고, 밤낮으로 꽃다운 그 빛깔(청춘)은 시들어 가네.
下有感秋婦,攀條苦悲嗟。나무아래 가을을 타는 여인이 있어, 가지를 붙잡고 괴로이 슬피 탄식하네.
我本幽閒女,結發事豪家。나는 본래 조용하고 한가로운 여자이고, 머리를 얹고 권세 있는 집안을 섬기게 되었네
豪家多婢僕,門內頗驕奢。권세가 집에는 노비와 종들이 많고, 집안 분위기는 무척이나 교만하고 사치스럽다네.
良人近封侯,出入鳴玉珂。
自從富貴來,恩薄讒言多。
冢婦獨守禮,群妾互奇衺。
但信言有玷,不察心無瑕。
容光未銷歇,歡愛忽蹉跎。
何意掌上玉,化爲眼中砂。
盈盈一尺水,浩浩千丈河。
勿言小大異,隨分有風波。
閨房猶復爾,邦國當如何。
其八
心亦無所迫,身亦無所拘。 마음에 쫒기는 바 없고, 몸뚱이 역시 구속되지 않는데.
何爲腸中氣,鬱鬱不得舒。 어째서 속내가 답답하고, 우울하여 기분이 편치 못하네.
不舒良有以,同心久離居。 편안히 잘 살아감이 없고, 한마음으로 오랬동안 달리 살았네.
五年不見面,三年不得書。 5년동안 만나지 못했고, 3년간 편지도 받아보지 못했다네.
念此令人老,抱膝坐長吁。 이런 생각하면 늙어 가니, 무릎 끌어 앉자 길게 부르짖네.
豈無盈樽酒,非君誰與娛。 어찌 술통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대 아니면 누구와 함께 즐기리.
其九
攬衣出門行,遊觀遶林渠。옷매무새를 다듬고 문을 나서, 숲과 도랑을 따라 거닐며 구경하고.
澹澹春水暖,東風生綠蒲。잔물결 이는 봄물이 따뜻하고, 동풍에 푸른 창포가 태어나네
上有和鳴雁,下有掉尾魚。하늘에는 서로 화답하는 기러기가 있고, 아래에는 꼬리 흔들며 노니는 물고기가 있고
飛沉一何樂,鱗羽各有徒。날아다니는 것과 잠겨 있는 것이 어찌 즐거운가.비늘과 깃털은 각각 짝(무리)이 있구나.
而我方獨處,不與之子俱。하지만 나는 홀로인 곳을 찾으며, 그대와 함께하지 못하네.
顧彼自傷己,禽魚之不如。널 뒤돌아보니 스스로 상처뿐이니, 새나 물고기보다도 못하구나.
出遊欲遣憂,孰知憂有餘。놀러 나가 근심을 떨치고 싶으나, 누가 알았으랴, 근심은 남는 것이네
其十
春旦日初出,曈曈耀晨輝。새봄의 첫 태양이 떠올라, 동틀 녁의 휘황한 햇빛 비치네.
草木照未遠,浮雲已蔽之。마지않아 초목에도 비추려는데, 뜬구름이 이미 햇볕을 가려버렸네.
天地黯以晦,當午如昏時。천지가 어두운 그믐밤 같아, 한낮인데도 해질녁처럼 어둑하다네.
雖有東南風,力微不能吹。비록 동남풍이 분다지만, 기세가 약해 제대로 불어대지 못하네.
中園何所有,滿地青青葵。동산 가운데을 어떻하면 가질 수 있나, 온 땅에 가득한 푸르고 푸른 해바라기.
陽光委雲上,傾心欲何依。따스한 했볕이 구름 위를 굽어 비추니, 마음을 기울여 어떤 것에든 의지하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