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문) 기장군 체육시설 너무 많다
월드컵빌리지 등 4곳 곧 개장…기존시설 포함 "과하다" 지적
인구 11만 명… 예산낭비 우려
- 주민들 "선심성 선거공약 탓"
"주민 복지를 위한 시설이 많아서 좋기는 한데 적자 운영을 어찌 감당할꼬."
인구 11만 명에 불과한 부산 기장군에 다음 달부터 대규모 공공체육시설이 줄줄이 문을 열면서 운영비 논란이 일고 있다. 기장군에는 철마체육시설과 정관면 소두방공원의 축구장과 테니스장, 파크골프장 등이 있는 데다 기장군청소년수련관의 수영장에 이르기까지 지금도 적지 않은 수의 공공체육시설이 운영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다 다음 달부터 일광면 월드컵빌리지·국민체육센터, 장안읍 장안천 가족휴게공원 및 야구장, 기장읍 생활체육공원 등이 속속 개장해 주민 수에 비해 과다한 공공체육시설의 적자 운영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장군은 일광면 월드컵빌리지를 비롯해 새롭게 조성된 4곳의 공공체육시설이 오는 9월까지 준공을 마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고 23일 밝혔다. 이 가운데 월드컵빌리지는 축구장 4면, 테니스장 6면, 풋살경기장 1면으로 구성돼 있다. 이곳에는 또 실내수영장과 다목적체육관, 에어로빅실을 갖춘 국민체육센터가 따로 문을 연다. 장안천 가족휴게공원은 풋살경기장과 족구장 2면 등으로 구성돼 있고, 1만5698㎡ 규모의 야구장도 들어선다. 기장읍 생활체육공원에는 수영장과 헬스장 등이 있다.
이 때문에 기장군이 수요를 고려하지 않고 공공체육시설을 "너무 많이 지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각 시설에서 적자 운영이 불 보듯 뻔해 예산낭비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기장군은 철마체육시설에만 올해 9000여만 원을 지원했지만 수입은 5500만 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소두방공원은 인건비 지출과 시설사용료 수입이 겨우 수지타산을 맞추는 정도다.
특히 난방비와 인건비 등 고정비용이 많이 드는 수영장은 앞으로 '애물단지'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기존 고리스포츠문화센터와 기장군청소년수련관 수영장이 있는 상태에서 이번에 2개의 수영장이 추가로 개장하기 때문이다. 인구수가 기장군 전체와 비슷하지만 밀집도가 높은 해운대신시가지에는 공공수영장이 해운대교육지원청 공동체육관 한 곳밖에 없다.
기장군은 또 철마면에 야구장을 짓기 위해 용역을 수행하고 있어 공공체육시설 운영비 논란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지역 주민들은 "선거 때마다 선심성으로 공공체육시설 공약을 내걸어 벌어진 현상"이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던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