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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부뇌명(瓦釜雷鳴)
기왓가마가 우레와 같은 소리를 내면서 끓는다는 뜻으로, 별로 아는 것도 없는 사람이 과장해서 말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瓦 : 기와 와(瓦/0)
釜 : 가마 부(金/2)
雷 : 우레 뢰(雨/5)
鳴 : 울 명(鳥/3)
질그릇과 솥이 부딪치는 소리를 듣고 천둥이 치는 소리로 착각한다는 뜻으로, 무식하고 변변치 못한 사람이 아는 체하고 크게 떠들어댄 소리에 여러 사람이 혹하여 놀라게 된 것을 뜻하는 말이다.
실속 없는 사람이 겉으로 더 떠들어댄다. 속에 든 것이 없는 사람이 알지도 못하면서 앞에 나서 잘난 체 설명한다. 이 경우 '속이 빈 깡통이 소리만 요란하다'거나 '빈 달구지가 더 요란하다'란 속담이 쓰인다.
벼는 익을수록 더 고개를 숙이는 법인데 이럴 때는 비록 내용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아는 체 떠드는 자의 속은 알아챈다. 단지 본인만 몰라 웃음거리가 되는 것이다. 울음소리가 아는 것은 안다고 하고(知之爲知之),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한다(不知爲不知)는 우스개의 제비보다 못한 인간이다.
흙으로 만든 솥(瓦釜)이 우레 같은 소리를 낸다(雷鳴)는 이 성어도 배우지 못한 사람이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 척 나선다는 똑 같은 의미다. 혹은 질그릇과 솥이 부딪치는 소리를 듣고 마치 천둥이 치는 소리로 착각한다는 말로 무식하고 변변치 못한 사람이 아는 체 떠드는 소리이기도 하다.
이는 뜻이 있는 현명한 자가 때를 얻지 못해 초야에 묻혀 있는데 우매한 자가 높은 자리에 앉아 떵떵거리는 것을 한탄한 굴원(屈原)의 글에서 나왔다. 중국 전국시대(戰國時代) 초(楚)나라의 정치가이자 비극 시인인 굴원은 초나라 문학인 초사(楚辭)의 시조로 추앙받는다.
초나라 문학을 모은 '초사'의 복거(卜居)란 작품에는 아첨배의 말만 듣는 왕에게 애절함을 느껴 떠나온 굴원이 복관(卜官)에게 점을 청한다. 거북점을 친 복관이 말한다. "세상이 혼탁하고 맑지 못해 매미 날개를 무겁다 하고 3만근 무게를 가볍다고 한다(世溷濁而不淸 蟬翼爲重 千鈞爲輕), 황종의 선율이 깨지니 질그릇 솥이 천둥소리를 낸다(黃鐘毁棄 瓦釜雷鳴)."
서른근 균도 되니까 1000균은 3만근이 된다. 황종(黃鐘)은 12율(律) 중의 하나로 화음을 이루기 위해서는 꼭 있어야 하는 음이라 한다. 아첨꾼은 높이 이름을 날리고 어진 선비는 이름도 없다고 굴원의 심정을 대변한다.
어떤 사안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면서도 입을 다물고 있는 사람도 답답하지만 자신을 모르고 허세를 부리는 사람은 불쌍하다. 보지 않는 곳에서는 다른 사람들이 손가락질하기 마련이다. 이에 못지않은 것이 뒷받침해주는 배경을 믿고 거들먹거리는 사람이다. 낙하산을 타고 내려온 인사나 얄팍한 완장을 차게 된 사람은 눈꼴사납다. 보이는 것이 없는 이런 사람은 때가 훅 지나가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
와부뇌명(瓦釜雷鳴)
흙으로 만든 솥이 우레처럼 울려 퍼진다는 뜻으로, 재주도 덕도 없는 사람이 걸맞지 않은 자리를 차지하고 기세등등한 모습을 이른다.
전국시대 초나라 시인 굴원은 일찍부터 재주와 학식이 뛰어났다. 그는 초회왕(楚懷王)의 신임을 받아 중책을 맡았지만 후에 모함을 받아 양자강 이남 먼 땅으로 유배되었다. 초사(楚辭)는 추방되어 강남땅에 머물 때 그가 쓴 낭만주의 풍경이 두드러진 서정시집이다. 그중 ‘복거(卜居)’는 당시 사회의 어두운 면과 굴원 자신의 비분강개가 잘 표현되어 있다. 그 글에는 이런 내용이 나온다.
추방된 지 3년 동안 간신들의 참소로 초왕을 만나지 못한 굴원은 분한 마음에 점을 잘 친다고 소문난 태복(太卜) 정첨윤을 찾아가 물었다. “내가 어떤 일들에 대한 의혹이 풀리지 않소. 점을 쳐서 내가 잘 판단할 수 있게 도와주셨으면 하오.”
첨윤이 시초(蓍草: 점을 치는 데 사용한 국화과의 톱풀)를 바로 놓고 거북 등껍질의 먼지를 털어내며 굴원에게 물었다. “선생은 무엇을 일러주시길 원합니까?”
굴원이 말했다. “나는 성실하게 충심을 다할 것인가, 아니면 세상에 영합하며 아부하여 곤경을 벗어날 것인가? 황무지에 호미질하고 부지런히 밭을 갈 것인가, 아니면 권세 있는 귀족들과 어울리며 명예를 구할 것인가? 털끝만큼도 숨김없이 직언하다 스스로 화를 부를 것인가, 아니면 세속의 부귀를 탐하여 구차하게 목숨을 구할 것인가? 닭 사이에 학처럼 꼿꼿이 서서 정직함을 고수할 것인가, 아니면 초왕의 여인에게 아첨하고 억지로 웃을 것인가? 청렴하고 정직하게 결백을 유지할 것인가, 아니면 교활하게 속세를 따르고 권세를 좇을 것인가? 뜻이 고원한 천리마처럼 할까, 물가를 떠다니는 오리처럼 물살을 따라 내 몸을 보전할까? 천리마와 나란히 멍에를 맬 것인가, 아니면 저 용렬한 말의 발자취를 따를 것인가? 백조와 함께 높이 날 것인가, 아니면 닭과 오리와 땅에서 먹이를 다툴 것인가? 이런 것들입니다. 무엇이 길하고 무엇이 흉할까요. 어떤 것을 버리고 어떤 것을 따를까요. 지금 세상은 혼탁하고 맑지 않아 매미의 날개를 무겁다 하고 천균이나 되는 무게를 가볍다고 합니다. 황종(黃鍾) 같은 좋은 악기는 깨트려 버림을 받고 질솥이 우레처럼 울려 퍼집니다.[黃鍾毀棄, 瓦釜雷鳴. 讒人高張, 賢士無名.] 아첨하는 사람은 제멋대로 날뛰고 현명한 사람은 이름도 알려지지 않습니다. 아, 침묵할 뿐입니다. 누가 나의 결백함을 알까요.”
정첨윤이 시책(蓍策)을 풀어보고 말했다. “한 자[尺] 길이에도 짧은 것이 있고 한 마디[寸]에도 긴 것이 있으며, 만물에는 모자란 것이 있고 지혜에도 밝지 않은 것이 있으며, 숫자로 헤아릴 수 없는 것이 있고 신의 힘으로도 통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선생께선 선생의 마음을 따라 선생의 뜻을 실행하십시오. 거북점도 시초점도 그 일은 알 수가 없습니다.”
황종은 고대 궁중 음악에서 사용된 음율인 십이율려의 기본이 되는 음이고, 와부는 흙을 빚어 가마에서 구워 만드는 그릇이다. 덕성과 인품이 훌륭한 군자와 용렬하고 간사한 소인배를 비유한 말이다. 황종이 깨지고 버림받는 것은 바로 굴원 자신과 같은 충신이 조정에서 추방당하는 상황을 가리키고, 질그릇이 우레처럼 울리는 것은 덕도 재주도 없는 사람이 걸맞지 않은 높은 자리를 차지하고 기세등등한 모습을 의미한다.
여기에서 유래한 와부뇌명(瓦釜雷鳴)은 흙으로 만든 솥이 우레처럼 울려 퍼진다는 뜻으로, 재주도 덕도 없는 사람이 걸맞지 않은 자리를 차지하고 기세등등한 모습을 이른다. 황종훼기와부뇌명(黃鍾毀棄瓦釜雷鳴)도 같은 뜻으로 쓰인다.
시대는 바뀌었는데
인간이 평등한 존재라는 것은 누구나 부모의 정기를 받고 태어나 나이 먹으면 늙고, 늙으면 죽는다는 법칙에서 예외가 없기 때문이다. 불로초를 찾았던 진(秦) 시황(始皇)이나 신선을 찾아 헤맸던 한(漢) 무제(武帝)가 모두 한 줌 흙으로 돌아간 것이 이를 말해 준다.
인류의 역사란 인간들이 자연과 지배 체제의 전제에 맞서 자유를 획득해 가는 과정이었고, 그런 자유가 모두에게 확산되는 평등의 과정이었다. 이제 인간은 평등하다는 명제는 인류 사회의 보편적 개념이 됐다. 그만큼 시대가 변한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혼란의 뿌리는 권력으로 시대를 거스를 수 있다고 착각한 사람들이 권력을 장악하고 휘둘렀던 데 있다. 이제 우리 사회는 어느 세력이 집권하든지 유신시대 식의 전체주의 시스템으로는 끌고 나갈 수 없다. 그런데도 이런 식으로 우리 사회를 이끌어 나가려다 좌초된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시대착오적 집단이 집권하다 보니 선비들의 용어로 말하면 군자는 눈을 씻고 찾아도 보이지 않고, 소인배만 득실대는 정부가 됐다. 송(宋)나라 때 학자이자 정치가인 부필(富弼)이 "간사한 아첨꾼이 군주의 총애를 얻으면 정사에 간여하여 기강을 문란하게 하지 않은 적이 없다"고 말한 것이 지금의 현실을 말해 주는 듯하다.
공손추(公孫丑)가 맹자에게 "왜 제후를 만나지 않느냐?"고 묻자 맹자는 임금이 찾아오면 담을 넘어 피신한 전국시대 위(魏)나라 단간목(段干木)과 문을 꼭 닫아 걸고 임금이 들어오지 못하게 한 춘추시대 노(魯)나라 설류(泄柳)를 예로 들면서 "이런 사람들은 너무 지나치다. 임금이 만나 보려는 정성이 절실하면 만날 수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임금이 이런 사람들을 찾아다니면서 중용해야 사회가 정상적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맹자가 아첨꾼들을 비루하게 본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그래서 맹자는 증자(曾子)가 "어깨를 올리고 아첨하며 웃는 것은 한여름에 밭일하는 것보다도 괴로운 일이다"라고 말한 것과 자로(子路)가 "마음은 다르면서도 그럴듯하게 말하는 자를 보면 얼굴빛이 빨개지므로 나는 이런 자를 상대하지 않는다"라고 말한 것을 인용해 아첨꾼들을 비판했다(맹자, 등문공 하편).
그러나 세상은 군자들보다는 소인들이 득세하는 때가 더 많았다. 그래서 군자를 십이율려(十二律呂)의 기본 음을 내는 황종(黃鐘), 소인을 질그릇 소리가 나는 와부(瓦釜)로 비유하기도 한다.
고산(孤山) 윤선도(尹善道)의 시구 중에 '황종과 와부가 구분없이 훼손당했네(俱毁黃鐘及瓦釜)'라는 구절이 있는데, 군자와 소인이 구별되지 않고 함께 망한 현실을 읊은 것이다.
초나라 군주에게 직간하다가 쫓겨난 굴원(屈原)은 '복거(卜居)'에서 '웅장한 소리를 내는 황종은 버려지고, 질그릇 두드리는 소리만이 요란하구나(黃鍾毁棄 瓦釜雷鳴)'라고 읊었다.
굴원은 멱라수(汨羅水)에 투신해서 죽었는데, 그나마 굴원은 국가 생존 전략을 두고 다툰 인물이다. 당시 초나라는 제(濟)나라, 진(秦)나라와 대립하고 있었는데, 굴원은 지금의 산둥반도에 있던 제나라와 세로(縱)로 연합해서 진나라에 맞서는 합종설(合縱說)을 주장했다. 진나라 장의(張儀)는 이에 맞서 진나라와 가로(橫)로 연합하는 연횡설(連衡說)을 주장했는데, 초 회왕이 여기에 넘어가 제나라와 단교하고 진나라와 동맹을 맺는 바람에 결국 나라가 망하게 됐다.
예를 들어 사드 탓에 사회 여러 분야에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은 우리를 둘러싼 국제 환경이 변했다는 사실을 말해 준다. 과거에는 미국 일변도의 정책으로도 충분했지만 이제는 상황이 다르다.
'주역' 곤괘 단전(彖傳)에 '서리를 밟으면 굳은 얼음이 이르리라는 것을 안다(履霜堅氷至)'는 구절이 있다. 서리가 내리면 얼음이 얼리라고 예견하고 정책을 펼쳐 나가야 하건만 이 정권은 거꾸로 봄이 오리라고 호도해 왔으니 사회 곳곳이 파탄 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나마 이들을 권좌에서 끌어낼 정도로 성숙한 국민들이 나라를 망국의 위기에서 구한 것이다. 아직도 우리 사회 곳곳에 포진하고 있는 이런 시대착오적 집단들이 다시는 권력의 중추에 자리 잡지 못하도록 모두가 감시의 눈을 부라려야 할 때다.
▶️ 瓦(기와 와)는 ❶상형문자로 토기(土器)의 굽은 모양을 본뜬 것이라고도 하고, 또 기와가 겹쳐 있는 모양을 본뜬 것이라고도 한다. 약한 불에 구운 흙의 뜻이다. 부수(部首)로서 토기에 관한 글자의 뜻으로 쓰인다. ❷상형문자로 瓦자는 '기와'나 '질그릇'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瓦자는 기와가 서로 맞물려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기와의 역사는 3,000년 전 중국 주나라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춘추전국시대에 접어들어서야 전국 각지로 전파될 수 있었다. 그래서 瓦자는 갑골문이나 금문에서는 찾아볼 수 없고 소전에서야 처음 등장한 글자이다. 기와는 흙을 빚어 고온에서 구워내야 하므로 토기를 제조하는 방식과 매우 비슷하다. 그래서인지 瓦자는 '기와'라는 뜻 외에도 '질그릇'과 관련된 의미를 전달하기도 한다. 상용한자에서는 瓦자가 부수로 쓰인 글자가 없지만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는 주로 '토기'와 관련된 의미를 전달하고 있다. 그래서 瓦(와)는 ①기와 ②질그릇(잿물을 덮지 아니한, 진흙만으로 구워 만든 그릇) ③실패(실을 감아 두는 작은 도구) ④방패(防牌)의 등 ⑤유곽(遊廓) ⑥와트(watt) ⑦(기와를)이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진흙으로 만들어 잿물을 올리지 않고 구운 그릇을 와기(瓦器), 기와로 지붕을 인 집을 와가(瓦家), 기와로 지붕을 인 집을 와옥(瓦屋), 깨진 기와 조각 또는 기와와 자갈이라는 뜻으로 하찮은 것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와력(瓦礫), 기와 조각을 와편(瓦片), 기와가 깨져 부서지듯이 사물이 부서져 버림을 와괴(瓦壞), 지붕에 기와 이는 일로 업을 삼는 사람을 와공(瓦工), 얄망궃고 잔재미가 있는 말씨와 태도를 와살(瓦殺), 질기와로 된 틈에 가죽을 메운 옛날의 북을 와고(瓦鼓), 까마귀들이 모이는 것처럼 질서가 없이 모임을 와합(瓦合), 기와가 깨진다는 뜻으로 사물이 깨져 산산이 흩어짐을 이르는 말을 와해(瓦解), 옥이 못 되고 기와가 되어 안전하게 남는다는 뜻으로 아무 보람도 없이 신명을 보전함을 와전(瓦全), 기와와 돌이라는 뜻으로 아무 가치가 없는 것의 비유한 말을 와석(瓦石), 벽돌을 연와(煉瓦), 기와로 지붕을 이음을 개와(蓋瓦), 푸른 빛깔의 매우 단단한 기와를 청와(靑瓦), 경문이나 불상을 새긴 기와를 경와(經瓦), 모양이 대통 반쪽과 같이 생긴 두 암키와 사이를 어울리 엎어 이는 기와를 부와(夫瓦), 옛날 기와를 고와(古瓦), 용마루 끝에 세우는 암막새를 망와(望瓦), 지붕의 고랑이 되게 젖혀놓는 바닥 기와를 여와(女瓦), 규율도 통일성도 없는 군중을 이르는 말을 와합지졸(瓦合之卒), 질그릇과 솥이 부딪치는 소리를 듣고 천둥이 치는 소리로 착각한다는 뜻으로 무식하고 변변치 못한 사람이 아는 체하고 크게 떠들어댄 소리에 여러 사람이 혹하여 놀라게 된 것을 이르는 말을 와부뇌명(瓦釜雷鳴), 기와가 깨져 흩어지고 얼음이 녹아 없어진다는 뜻으로 사물이 산산이 흩어지고 사라짐을 이르는 말을 와해빙소(瓦解氷銷), 기와가 깨져 흩어지고 흙이 무너진다는 뜻으로 사물이 크게 무너져 흩어짐을 이르는 말을 와해토붕(瓦解土崩), 질그릇을 갖고 노는 경사란 뜻으로 딸을 낳은 기쁨을 이르는 말을 농와지경(弄瓦之慶), 흙으로 구워 만든 개와 기와로 만든 닭이라는 뜻으로 외모만 훌륭하고 실속이 없어 아무 쓸모도 없는 사람을 비웃어 하는 말을 도견와계(陶犬瓦鷄), 기와를 헐고 흙손질한 벽에 금을 긋는다는 뜻으로 남의 집에 해를 끼침을 이르는 말을 훼와획만(毁瓦劃墁), 한 가지의 잘못으로 모든 일이 다 틀려 버림을 이르는 말을 만사와해(萬事瓦解), 얼음이 녹고 기와가 깨어진다는 뜻으로 자취도 없이 소멸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빙소와해(氷消瓦解) 등에 쓰인다.
▶️ 釜(가마 부)는 형성문자로 釡(부)는 통자(通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쇠 금(金; 광물, 금속, 날붙이)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父(부)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釜(부)는 ①가마(가마솥), 가마솥(아주 크고 우묵한 솥) ②솥의 범칭(汎稱) ③용량 단위(=6말 4되)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가마 밑을 부저(釜底), 기왓 가마를 와부(瓦釜), 가마 속의 고기란 뜻으로 생명이 위험한 것을 가리키는 말을 부중어(釜中魚), 솥 속의 생선이라는 뜻으로 생명에 위험이 닥쳤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부중지어(釜中之魚), 솥 안에 물고기가 생긴다는 뜻으로 매우 가난하여 오랫동안 밥을 짓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부중생어(釜中生魚), 시루에는 먼지가 쌓이고 솥에는 물고기가 생길 지경이라는 뜻으로 몹시 가난함을 이르는 말을 증진부어(甑塵釜魚), 질그릇과 솥이 부딪치는 소리를 듣고 천둥이 치는 소리로 착각한다는 뜻으로 무식하고 변변치 못한 사람이 아는 체하고 크게 떠들어댄 소리에 여러 사람이 혹하여 놀라게 된 것을 이르는 말을 와부뇌명(瓦釜雷鳴), 배를 가라앉히고 솥을 깬다는 뜻으로 필사의 각오로 결전함을 이르는 말을 침선파부(沈船破釜), 솥을 깨뜨리고 배를 가라앉힌다는 뜻으로 싸움터로 나가면서 살아 돌아오기를 바라지 않고 결전을 각오함을 이르는 말을 파부침선(破釜沈船), 솥을 깨뜨리고 배를 가라앉힌다는 뜻으로 싸움터로 나가면서 살아 돌아오기를 바라지 않고 결전을 각오함을 이르는 말을 파부침주(破釜沈舟), 고기가 솥 속에서 논다는 뜻으로 목숨이 붙어 있다 할지라도 오래 가지 못할 것을 비유하는 말을 어유부중(魚遊釜中), 가마솥 속에서 논다는 뜻으로 생명이 매우 위험한 상태에 놓여 있다는 말을 유어부중(游於釜中) 등에 쓰인다.
▶️ 雷(우레 뢰/뇌)는 ❶형성문자로 壨(뢰/뇌)는 고자(古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비 우(雨; 비, 비가 오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천둥 소리가 거듭된다는 뜻을 가진 田(전)으로 이루어졌다. 우렛소리, 전(轉)하여 우레의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雷자는 '우뢰'나 '천둥', '사나움'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雷자는 雨(비 우)자와 田(밭 전)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雷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천둥소리'를 표현하기 위해 재미있는 발상이 적용되었다. 천둥소리는 귀로는 들리지만,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갑골문에서는 소리로만 들리는 천둥소리를 표현하기 위해 논밭 사이로 소리가 휘돌아 나가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소전에서는 날씨와 관련된 글자임을 뜻하기 위해 雨자와 3개의 논밭이 그려졌었지만, 해서에서는 밭이 하나로만 표현되면서 지금의 雷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그래서 雷(뢰/뇌)는 ①우레(=천둥), 천둥(뇌성과 번개를 동반하는 대기 중의 방전 현상) ②큰소리의 형용 ③사나운 모양의 비유 ④위엄(威嚴) 있는 모양 ⑤빠른 모양 ⑥성 위에서 굴리는 돌(무기) ⑦(북을)치다 ⑧(돌을)내리 굴리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우레 진(震), 벼락 벽 霹), 벼락 력(역)(靂)이다. 용례로는 포탄이나 탄환 따위와 같은 폭발물의 화약에 점화시키기 위하여 안에 충격에 의하여 발화되는 특수한 물질을 넣은 쇠붙이로 만든 관을 뇌관(雷管), 천둥 소리를 뇌성(雷聲), 천둥소리가 나며 내리는 비를 뇌우(雷雨), 연꽃을 달리 이르는 말을 뇌지(雷芝), 우레를 맡고 있다는 귀신을 뇌신(雷神), 우레를 맡고 있다는 신을 뇌사(雷師), 천둥이 울려 퍼지는 것처럼 시끄럽게 떠듦을 뇌동(雷動), 옳고 그름의 분별도 없이 남을 따름을 뇌동(雷同), 탄식하는 소리가 우레와 같다는 뜻으로 크게 탄식함을 뇌탄(雷歎), 땅 속에 묻어 그 위를 사람이나 전차 등이 지나면 폭발하도록 장치한 폭약을 지뢰(地雷), 군함이나 잠수함 등을 목표물로 하여 발사되는 물고기 모양의 수중 폭발물을 어뢰(魚雷), 벼락이 떨어짐 또는 떨어지는 벼락을 낙뢰(落雷), 한랭전선의 급격한 상승 기류로 말미암아 일어나는 뇌우를 계뢰(界雷), 창자에 들어 있는 가스나 액체가 이동하는 때에 꾸르륵 창자를 울리는 소리를 복뢰(腹雷), 몹시 맹렬한 우레를 신뢰(迅雷), 격심한 천둥을 경뢰(驚雷), 많은 우레의 뜻으로 우렁찬 소리를 비유하는 말을 백뢰(白雷) 또는 만뢰(萬雷), 세찬 천둥과 격심한 벼락을 통틀어 이르는 말을 노뢰(怒雷), 여름철에 지면의 일부가 다른 부분에 비하여 과열되어 소낙비 구름을 일으켰을 때 생기는 우레를 열뢰(熱雷), 한랭전선이 지날 때 생기는 천둥을 한뢰(寒雷), 천연이나 자연의 소리 곧 바람 소리나 빗소리 따위를 천뢰(天雷), 아무런 생각도 없이 남의 의견에 찬동함을 일컫는 말을 뇌동부화(雷同附和), 우레처럼 만났다가 번개처럼 헤어진다는 뜻으로 잠깐 만났다가 곧 이별함을 이르는 말을 뇌봉전별(雷逢電別), 뇌의雷義와 진중陳重의 굳음이라는 뜻으로 대단히 두터운 우정을 이르는 말을 뇌진교칠(雷陳膠漆), 우렛소리와 같이 큰 이름이라는 뜻으로 세상에 높이 드러나 알려진 이름 또는 타인의 성명을 높여서 이르는 말을 뇌성대명(雷聲大名), 일을 해치움이 벼락같이 날쌔고 빠름을 일컫는 말을 뇌려풍비(雷勵風飛), 우레 소리에 맞춰 함께한다는 뜻으로 자신의 뚜렷한 소신 없이 그저 남이 하는 대로 따라가는 것을 의미하는 말을 부화뇌동(附和雷同), 자기의 주견이 없이 남의 말에 아부하며 동조함을 일컫는 말을 아부뇌동(阿附雷同), 질그릇과 솥이 부딪치는 소리를 듣고 천둥이 치는 소리로 착각한다는 뜻으로 무식하고 변변치 못한 사람이 아는 체하고 크게 떠들어댄 소리에 여러 사람이 혹하여 놀라게 된 것을 이르는 말을 와부뇌명(瓦釜雷鳴), 사납게 부는 바람과 빠른 번개라는 뜻으로 행동이 날쌔고 과격함이나 사태가 급변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질풍신뢰(疾風迅雷), 코 고는 소리가 매우 큼을 우레 소리에 비유하여 일컫는 말을 비성여뢰(鼻聲如雷), 땅 속에 홈을 파서 사면에 약협을 묻은 후 작은 돌을 쌓고 적이 가까이 오면 저기 착화로 폭발시켜 돌이 날아가게 한 지뢰를 일컫는 말을 투석지뢰(投石地雷), 죄 지은 놈 옆에 있다가 벼락을 맞았다는 뜻으로 나쁜 짓을 한 사람과 함께 있다가 죄 없이 벌을 받게 된다는 말을 악방봉뢰(惡傍逢雷), 모기가 떼지어 나는 소리가 뇌성을 이룬다는 뜻으로 소인배가 사실을 왜곡하여 열심히 남을 욕함을 이르는 말을 취문성뢰(聚蚊成雷) 등에 쓰인다.
▶️ 鳴(울 명)은 ❶회의문자로 鸣(명)은 간자(簡字)이다. 鳥(조)는 새의 모양으로, 나중에 꼬리가 긴 새를 鳥(조), 꼬리가 짧은 새를 새추(隹; 새)部라고 구별하였으나 본디는 같은 자형이 두 가지로 나누어진 것이며 어느 쪽도 뜻에 구별은 없다. 한자의 부수로서는 새에 관한 뜻을 나타낸다. 여기서는 수탉을, 口(구)는 입, 소리로 수탉이 때를 알리는 모양을 나타낸다. ❷회의문자로 鳴자는 '울다'나 '(소리를)내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한자를 이해하는 팁 중 하나는 글자 앞에 口(입 구)자가 있으면 대부분이 '소리'와 관련된 뜻이라는 점이다. 鳴자가 그러하다. 鳴자 역시 口자와 鳥(새 조)자가 결합한 것으로 새가 우는 소리를 표현한 것이다. 정확하게는 수탉이 운다는 뜻으로 만들어진 글자가 바로 鳴자이다. 갑골문에 나온 鳴자를 보면 口자와 함께 닭 볏이 강조된 수탉이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지금은 수탉이 鳥자로 표현했기 때문에 본래의 모습을 찾기는 어렵다. 그래서 鳴(명)은 ①새가 울다 ②울리다 ③소리를 내다 ④부르다 ⑤말하다, 이야기하다 ⑥이름을 날리다 ⑦놀라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울리어서 진동함을 명동(鳴動), 마음에 느껴 사례함을 명사(鳴謝), 북을 쳐서 울림을 명고(鳴鼓), 산 비둘기를 명구(鳴鳩), 혀를 참을 명설(鳴舌), 종을 쳐서 울림을 명종(鳴鐘), 고운 목소리로 우는 새를 명금(鳴禽), 우는 학을 명학(鳴鶴), 소리가 메아리처럼 울려 퍼짐을 명향(鳴響), 원통하거나 억울한 사정을 하소연하여 나타냄을 명로(鳴露), 코를 곪을 명비(鳴鼻), 큰 소리를 내며 뒤흔든다는 명흔(鳴掀), 갑작스러운 위험이나 두려움 때문에 지르는 외마디 소리를 비명(悲鳴), 남의 생각이나 말에 동감하여 자기도 그와 같이 따르려는 생각을 일으킴을 공명(共鳴), 저절로 소리가 남을 자명(自鳴), 날씨가 좋지 않은 날에 바다에서 들려 오는 먼 우레와 같은 소리를 해명(海鳴), 땅 속의 변화로 산이 울리는 소리를 산명(山鳴), 때를 알리는 종이 울림을 종명(鐘鳴), 사이렌 등을 불어 울림을 취명(吹鳴), 새가 소리를 합하여 욺으로 여러 가지 악기가 조화되어 울림을 화명(和鳴), 외손뼉은 울릴 수 없다는 뜻으로 혼자서는 어떤 일을 이룰 수 없다는 말 또는 상대 없이는 싸움이 일어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고장난명(孤掌難鳴), 닭의 울음소리를 잘 내는 사람과 개의 흉내를 잘 내는 좀도둑」이라는 뜻으로 천한 재주를 가진 사람도 때로는 요긴하게 쓸모가 있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계명구도(鷄鳴狗盜), 여러 사람이 서로 자기 주장을 내세우는 일 또는 많은 학자들의 활발한 논쟁을 일컫는 말을 백가쟁명(百家爭鳴), 함곡관의 닭 울음소리라는 뜻으로 점잖은 사람이 배울 것이 못되는 천한 기능 또는 그런 기능을 가진 사람을 일컫는 말을 함곡계명(函谷鷄鳴), 한 번 울면 사람을 놀래킨다는 뜻으로 한 번 시작하면 사람을 놀라게 할 정도의 대사업을 이룩함을 이르는 말을 일명경인(一鳴驚人), 새가 삼 년 간을 날지도 않고 울지도 않는다는 뜻으로 뒷날에 큰 일을 하기 위하여 침착하게 때를 기다림을 이르는 말을 불비불명(不飛不鳴), 닭이 울고 개가 짖는다는 뜻으로 인가나 촌락이 잇대어 있다는 뜻을 이르는 말을 계명구폐(鷄鳴狗吠), 닭 울음소리를 묘하게 잘 흉내 내는 식객을 이르는 말을 계명지객(鷄鳴之客), 새벽닭이 축시 곧 새벽 한 시에서 세 시 사이에 운다는 뜻에서 축시를 일컫는 말을 계명축시(鷄鳴丑時), 닭 울음의 도움이란 뜻으로 어진 아내의 내조를 이르는 말을 계명지조(鷄鳴之助), 종을 울려 식구를 모아 솥을 벌여 놓고 밥을 먹는다는 뜻으로 부유한 생활을 이르는 말을 종명정식(鐘鳴鼎食), 소의 울음소리가 들릴 정도의 거리라는 뜻으로 매우 가까운 거리를 이르는 말을 일우명지(一牛鳴地), 태평한 시대에는 나뭇가지가 흔들려 울릴 정도의 큰 바람도 불지 않는다는 뜻으로 세상이 태평함을 이르는 말을 풍불명지(風不鳴枝), 개구리와 매미가 시끄럽게 울어댄다는 뜻으로 서투른 문장이나 쓸데없는 의논을 조롱해 이르는 말을 와명선조(蛙鳴蟬噪)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