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헌이
우리가족 장남으로 결혼후 3년만에 지엄마 외할매 바짝 긴장 시켜놓고
뱃속에서부터 불효하고 태어난놈이 바로 이놈이다.
그러나 낳아만 놓으면 자란다더니 정말이지 어느덧 10살로 깔짝 깔짝 자
란 것이 이제는 잠든놈 들어서 잠자리라도 옮길라 치면 제법 기압소리
내가며 빵구(경상도 방언, 표준어 : 방귀. 英 : break wind) 도 한두개
놓쳐가며 들어야 들릴 정도로 커버렸다.
그런데 이놈은 또 생각이 보통 일반적이지 못하고 좀 독특한게 문제다.
어떤 때는 지동생 규헌이 와 작은방에서 정신없이 놀다가 의심스런 일이
나 생각이 생겼다치면 우당탕 뛰어와 두서 없이 뭔가를 물어 제끼는데
내가 지네들하는'스타그래프트'를 해봤나, '킹덤'을 해봤나 이거 는 숫
제 브리태니커를 펴도 답변이 안된는 한마디로 굉괴탈탈한 질문을 해놓
고는 명쾨한 (지생각에) 답변을 요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글마가 뛰
어와 나한테 질문하려고 날 쳐다 보면서 짖는 그 호기심에 가득한 표정
과 질문이 터지기 직전의 칙킨 히프와 같은 그 입을 쳐다보면 일순간 긴
장이 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던 어느날 아침 출근을 서두르던 나는 자리에서 부시시 잃어나는 일
헌이를 보았고 지엄마와의 단 한마디 대화내용을 듣게 되었다.
상황을 요약하면 대강 이러하다.
일헌이 자리에서 일어나 눈을 부비며 화장실로 향할 때 이부자리를 개려
던 지엄마가 일헌이를 불러 세웠다. 땀흘렸다고 (군에간 지사촌형 영훈
의 과거 어렸을 때 수법이 오줌싸고는 지할미한테 자면서 땀을 너무 많
이 흘렸노라고 끝까지 주장 했었다) 생각하기에는 그야 말로 너무 많은
찝질한 액체가 이불에 흥건히 적셔있음을 발견한 지엄마'권해근'은 그
인자하던 엄마의 모습은 순간 간곳이 없고 금새 표정이 돌변하여 눈섭
을 컴퓨터 자판의 '슬래쉬 부호' 처럼 45도로 치켜세우면서 하는 일갈대
성이 "야 ! 서일헌 너 이불에 오줌 싼거 아이가 ?" 하면서 흥분의 숨을
몰아쉬자. 서일헌 왈 ! 뒤를 힐끗 돌아보며 대답은 아주 짧게 끝났다.
"그랬겠지요" !
그리고는 극히 평상스런 그만의 하루는 자연스럽게 화장실에서 나머지
쉬야부터 정리하며 시작되고 있었다.
난 넥타이를 조르다 말고 순간 가치관의 혼란을 잠시 느끼면서 바쁜 출
근길을 재촉하였다. 그리고는 지엄마를 위로해야 될지 일헌이놈을 혼
내야될지 도무지 아직도 결정을 내지 못하고 있는 중이다.
담은 둘째아들 서규헌의 얘기를 좀 해야겠다
첫댓글 일헌이의 "그랬겠지요"!!의 대답이 압권이다.ㅎㅎㅎㅎㅎ 큰 인물 될 녀석이니 잘 키워라.
정말 큰인물 되겄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