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밥 한 번 먹이기가 전쟁이라면… 혹시 우리 아이도 섭식장애?
어떤 부모님과 아이에게는 식사 시간은 전쟁과 같습니다. 특히 다른 아이들보다 도구나 환경에 민감하고 음식의 질감, 맛 등에
굉장히 예민하게 반응하는 섭식장애(Feeding Disorder)를 가진 아이들의 경우는 더욱 심각합니다.
섭식장애는 생후 1~3년 사이 4명 중 1명에게 나타날 만큼 흔한 발생률을 보입니다. 발달지연과 같은 발달 관련 이슈가 있는 아동에게서는 대부분 밥을 먹는 것에 어려움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영유아기 섭식장애는 아이가 최소 한 달 간 특정 질감, 형태를
가진 식품을 먹기 싫다고 거부반응을 보이는 것입니다. 섭식장애는 발달에 필수적인 성장에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빠른 해결이 요구됩니다.
감각방어(Sensory Defensiveness)란
감각계에 해로운 영향을 주지 않는 자극에 대해서도 방어적이거나 회피적인 반응을 보이는 증상입니다. 감각방어를
하는 아이들은 입 안에서의 자극에 예민해서 밥을 먹자고 하면 입을 닫아버리거나 구토, 구역질과 같은
심한 거부반응을 보일 수 있습니다.
감각방어를 보이는 음식의 종류는 아이들마다 달라서 어떤 아이들은 부드러운 음식을
싫어하고 거부하지만, 표면이 거친 음식을 피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음식에
이러한 감각방어를 보이는 아이들은 구토로 인해서 식사에 방해를 받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님이나
조부모님 같은 양육자와의 때 아닌 싸움이 벌어질 수도 있으며 음식을 뱉거나 그릇을 던지는 등의 문제행동을 보일 수 있습니다. 식사시간이 점차 길어지면서 아이와 양육자 모두 지치는 상황을 초래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밥을 먹기 힘들어하고 먹자마자 뱉거나 구토를 하는 아이에게는 구강 감각둔화법(Oral Desensitization)을 활용하는 것이 방법일 수 있습니다. 구강
감각둔화법이란, 말 그대로 아이들의 섭식을 방해하는 구강감각의 민감한 정도를 둔화시키는 것입니다. 식사 시간이 아닌 간식 시간 등의 시간에 진행되는 것이 좋으며 아이가 자기 손을 입에 넣어 먼저 탐색할 수
있도록 합니다.
아이가 손과 손가락을 빨도록 유도하며 부모는 만졌을 때 따뜻한 손수건으로 아이의
잇몸에 지속적인 압력으로 문질러주면서 구강감각을 조절, 둔화시킬 수 있도록 합니다. 아이가 손수건을 씹거나 빨도록 하는 것도 좋습니다. 이는 뺨, 입술 바깥쪽, 안쪽, 잇몸
순서 등 아이의 반응을 살펴가면서 거부반응이 심하지 않은 신체부위부터 점진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 폭식증으로 인한 구토일지도…?
신경성 폭식증이란 섭식장애 중 하나로 통제 불가능한 과식 혹은 폭식 행동을 반복적으로
나타내는 장애입니다. 폭식은 제한된 시간(보통 2시간) 동안 일어나며, 이
시간 동안 대부분의 사람들이 먹는 양보다 분명하게 더 많은 양을 먹게 됩니다. 강제적 구토, 설사제, 이뇨제, 관장약의
남용, 과도한 운동 같은 부적절한 보상행동들을 반복적으로 행하며 스스로에 대한 자기평가는 체형과 체중에
의해 과도하게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국정신의학협회(APA)에서 발행한
분류 및 진단 절차인 DSM-5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증상을 보일 시 신경성 폭식증을 의심해보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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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적 폭식행동 삽화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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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중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 반복적이고 부적절한
보상행동을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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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식행동과 부적절한 보상행동 모두 평균적으로
적어도 1주에 한 번 이상 3개월 동안 일어나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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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중과 체형이 자기평가에 지나치게 큰 영향을
미침
신경성 폭식증은 거의 대부분 여성에게서 발생합니다. 청소년기나 성인 초기, 그 중에서도 가장 흔하게는 15~21세 사이에 시작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주기적인 완화를 거치면서
몇 년 간 지속되는 것이 폭식증의 특징입니다.
신경성 폭식증 환자의 체중은 흔히 정상 범위에 머물러 있으나 일부는 심하게 저체중이
되어 결국 신경성 폭식증 대신 신경성 식욕부진증에 해당되는 진단 준거를 만족시키기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자녀가 다음과 같은 모습을 보일 경우, 신경성
폭식증의 특징들에 해당하므로 주의 깊게 아이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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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에
1번에서 30번까지 폭식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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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폭식은 은밀히 행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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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빠른 시간 안에 엄청난 양의 음식을
거의 씹지 않고 먹어 치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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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식에 앞서 극도의 긴장감이 나타남 (짜증이 나고, ''현실감이 없어지며', '금지된 음식을 탐하는 자신의 욕구에 무력함을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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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식 동안, 먹는 것을 멈출 수 없음을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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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딜 수 없는 긴장을 완화시켜 줬다는 점에서
폭식은 그 자체 쾌락으로 경험되지만, 폭식 후에는 몸무게가 늘어날지도 모른다는 그리고 발각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함께 극도의 자책, 수치, 죄책, 우울감이 뒤따름
구토는 폭식 동안 섭취한 칼로리의 흡수를 크게 방해하지는 못하지만 반복적 구토는 포만감을 느끼는 우리의 능력에
영향을 주는데, 이는 더 큰 허기짐을 유발하여 결과적으로 더 빈번하고 더 심각한 폭식으로 이끈다는 점에서
문제가 됩니다. 구토와 다른 보상행동들은 포만으로 인한 불쾌감을 잠시 완화하거나 폭식에 결부된 불안
혹은 자기 혐오감을 잠시 낮출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구토가 더 많은 폭식을 허용하고 폭식이 다시 더 많은 구토를 요구하는 악순환 고리를
형성하게 됩니다.
이 악순환은 궁극적으로 신경성 폭식증 환자들로 하여금 무기력감과 자기 혐오를 느끼도록 합니다. 거듭되는 구토나 만성적 설사는 심각한 칼륨 결핍 야기하기 때문에 신체 약화,
장 문제, 신장질환, 심장 손상 문제 발생시킬
수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섭식 패턴을 좀 더 객관적으로 보고 폭식 욕구를
촉발하는 정서와 상황을 인식하도록 도와야 합니다. 또한 음식, 섭식, 체중, 체형에 대한 부적응적인 태도를 인식하고 변화시키도록 돕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됩니다. 경우에 따라 항우울제가 처방되기도 하는데 약물치료는 다른 형태의 치료, 특히 인지행동치료와 결합해 사용되었을 때 가장 잘 기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신경성 폭식증의 폭식 패턴은 대체로 다이어트를 한 직후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주로 나타나게 됩니다. 그러므로 다이어트시 폭식증을 겪는 것인지 스스로 또는 주위 사람들의 관심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폭식증을 겪는 사람들은 겉으로는 완벽주의자처럼 보이지만 내면은 자신감이 결여되어 있고 우울증에
빠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통은 폭식 사실을 숨기려고 하기 때문에 주위의 도움을 거부하려고 하지만
폭식증이 심해지면 자해나 자살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발견하여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조기발견하여 인지행동치료, 약물치료
등을 병행하면 회복 가능성도 높습니다. 또한 그 과정 속에서 가족의 도움이 매우 중요하게 작용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가족들은 아이가 스스로의 심리적 상태와 행동에 대해 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격려하고 지지하며, 폭식과 구토의 반복 패턴이 얼마나 위험한지에 대해 수용할 수 있도록 설명하여 치료에
대한 동기를 높일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먹은 것은 모두 토해내는 아이 부모님을 위한 Tip
부모님들은 아이가 첫 걸음마를 떼고, 처음 옹알이를 시작하는 많은 ‘첫’
시도들이 즐거운 경험입니다. 하지만, 아이가
구토를 하는 것을 처음 경험하게 된다는 것은 여간 당황스럽고 걱정되는 일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많은
부모님들이 아이가 구토를 할 경우, 매우 놀라서 어쩔 줄을 모르게 됩니다.
구토 그 자체는 병이 아닙니다. 오히려 다른 문제로 인한 증상에 가깝습니다. 따라서 아이가 구토를
할 경우에는 그 안에 숨겨진 원인을 찾아서 그것을 해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아이는 말로 자신의
상태를 설명하는 능력이 제대로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이를 부모님께 설명하는 데 무리가 있어, 부모님이
아이의 상태를 파악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아와 아동
이 연령대의 아이들이 구토 증세를 보일
경우, 선천적으로 구토를 유발할 만한 신체적 이슈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럴 경우에는, 성인기가 되기 전에 병원에 가서 아이의 상태를 진찰받는
것이 좋습니다. 유아의 경우, 역류성 식도염(acid reflux)이나 과도하게 음식물을 뱉어내는 등의 행동을 관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동의 경우라면, 위에 바이러스가 문제를 발생시키는 것일 수 있습니다.
청소년과 성인
아동기 이후의 아이들의 경우에는 유아, 아동과는 원인이 다를 수 있습니다. 흔하게 발병하는 바이러스성 감염에서부터
독성이 있는 물질의 과다복용과 섭취 혹은 맹장염이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증상의 범위에 따라서 병원에서의
진단이 다르게 나올 수 있는데 위궤양, 염증성 장질환 등과 같은 진단이 가능합니다.
신체상의 원인을 찾기가 힘든 경우에는 심리적
요인 때문에 구토 증세를 보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폭식증(bulimia)이나 주기적 구토 증후군(cyclic vomiting
syndrome, CVS)로 인한 것일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병명에서 알 수 있듯이 주기적이고
반복적으로 심한 울렁거림과 구토 증세를 보이게 되는 주기적 구토 증후군의 경우, 주로 유년기에 발병하지만
최근에는 성인의 경우에도 관련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성장과정에서 구토 증상이 없어지곤 하지만, 일부는 그것이 편두통의
형태로 변형될 수 있습니다.
불안이나 걱정과 같은 감정들이 구토를 유발하기도
합니다. 구토뿐만 아니라 어지럼증, 두통 등이 동반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따라서 아이가 구토 증상을 보일 때는 평소에 걱정되거나 불안하다고 했던 사건이 있는지 되짚어봐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불안감이 구토 같은 신체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아이에게 설명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약간의 불안은 무언가를 처음 새로 시작하거나 준비가 필요할 때 이를 도와주는 역할을
해준다는 것도 함께 알려줍니다. 다른 사람들은 구토가 아니라 목이 뻣뻣해지거나 손바닥에 땀이 나는 등의
다른 불안으로 인한 증상들을 알려주는 것도 아이가 안도감을 느끼게 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계속 구토를 할 때에는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참고하는 것이 좋습니다. 액체 상태의 물이나 음료를 많이 마실 수 있도록 신경 써주세요. 단, 당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는 주스나 스포츠드링크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서두르지 말아야 합니다. 구토 증세가 중단되었다 싶으면, 점진적으로 탄수화물 양을 조금씩
늘려가며 아이가 보통의 식사를 다시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출처:
1) 이상심리학 제7판, 오경자, 정경미, 송현주, 양윤란, 송원영, 김현수 공역, 시그마프레스, 2014.
2) 류성운 (2019) 구강방어가 있는 섭식장애아동의 감각처리 평가와
중재방법에 대한 고찰, Swallowing Rehabilitation, 2:1, 47-55.
3) Why Your Child
Vomits — and When to See a Doctor, Cleveland Clinic, 2018.
4) Raghavan, D. V.,
Doshi, V. V., & Nambi, S. (2017). Cyclical vomiting syndrome:
Psychiatrist's view point. Indian journal of psychological medicine, 39(4),
512.
사진출처: 구글 재사용 가능 이미지 (Unsplash)
작성자: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인턴 박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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