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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연지기(浩然之氣)
천지간에 가득 차 있는 넓고 큰 기운이라는 뜻으로, 세상에 꺼릴 것이 없는 크고 넓은 도덕적 용기를 이르는 말이다.
①도의(道義)에 근거(根據)를 두고 굽히지 않고 흔들리지 않는 바르고 큰 마음
②하늘과 땅 사이에 가득 찬 넓고 큰 정기(精氣)
③공명정대(公明正大)하여 조금도 부끄럼 없는 용기(勇氣)
④잡다(雜多)한 일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마음을 일컫는 말이다.
浩 : 넓을 호(氵/7)
然 : 그럴 연(灬/8)
之 : 갈 지(丿/3)
氣 : 기운 기(气/6)
(유의어)
정기(正氣)
호기(浩氣)
출전 : 맹자(孟子) 공손추편(公孫丑篇)
맹자(孟子)가 제(齊)나라에서 제자 공손추(公孫丑)와 나눈 대화이다.
맹자가 제나라에 머물던 어느 날, 제자 공손추가 물었다. "선생님이 제나라 대신이 되어 도(道)를 행하시면 제를 천하의 패자로 만드실 것입니다. 그런 생각을 하시면 선생님도 마음이 움직이시겠지요."
맹자가 답했다. "나는 마흔이 넘어서부터는 마음이 움직인 적이 없다."
공손추가 다시 물었다. "마음을 움직이지 않게 하는 방법이 있으신지요."
맹자가 답했다. "그건 용(勇)이니라." 맹자가 설명을 덧붙였다. "마음속에 부끄러운 게 없으면 그 무엇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이게 대용(大勇)이다."
공손추가 재차 물었다. "그럼 선생님의 부동심(不動心)과 고자의 부동심은 무엇이 다른지요."
맹자가 답했다. "고자는 이해되지 않는 말을 애써 이해하지 말라 했다. 하지만 이는 소극적 태도다. 나는 말을 알고 있고(知言), 호연지기(浩然之氣)도 기르고 있다. 호연지기는 평온하고 너그러운 화기(和氣)다. 기(氣)는 광대하고 올바르고 솔직한 것으로, 이것을 기르면 우주자연과 합일의 경지에 이른다." 지언(知言)은 편협하고 음탕한 말, 간사하고 꾸미는 말을 구별하는 밝음(明)이 있다는 의미다.
고자(告子)는 맹자의 논적(論敵)으로 사람의 본성은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다고 주장한 사상가다. 그는 출렁대는 물은 방향이 없으며 동쪽을 터주면 동쪽으로 흐르고, 서쪽을 터주면 서쪽으로 흐를 뿐이라며 맹자의 성선설을 반박했다.
이에 맹자는, 물은 아래로 흐른다. 아래를 막으면 물이 거슬러 오르고, 손으로 때리면 물이 허공으로 솟구치지만 그건 인간이 본성에 인위를 가한 때문이라고 되받아쳤다.
맹자 공손추편에 나오는 호연지기는 원래 천지에 가득찬 큰 원기, 공명정대한 도덕적 용기, 속세에 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영혼을 뜻한다. 현대적 의미인 '당당한 기상'보다 뜻이 넓고 깊다.
그릇이 커야 큰 것을 담고, 뜻이 곧아야 바르게 서고, 시야가 넓어야 두루 본다. 기(氣), 덕(德), 의(義), 지(智)는 어느 것 하나 저절로 자라지 않는다. 그건 모두 마음을 모아 키워야 하는 것들이다.
▣ 호연지기(浩然之氣)
맹자(孟子)의 가르침인 인격(人格)의 이상적 기상(氣象)으로, 호연(浩然)은 넓고 큰 모양을 일컫는 말로 호연지기(浩然之氣)란 천지(天地)간에 가득 찬 크고 넓은 정기, 곧 무엇에서도 구애를 받지 않는 떳떳하고도 유연한 기운을 말한다.
당시의 사고방식으로는, 사람의 몸에는 물적 생명원소(物的生命元素)인 '기(氣)'가 갖추어져 활동한다고 하였고, 또 그것을 수련하는 여러 가지 세속적인 술(術)이 성행하였다. 맹자(孟子)가 비로소 그 '기(氣)'를 통일적 의지와 상호보충되는 도덕적 실천력의 문제로 다루고, '기(氣)'는 도의(道義)와 조화됨으로써 의기당당한 활동이 가능하다 하였다.
또한 그것을 계율적(戒律的), 또는 공리주의적(功利主義的)으로 조장하는 것이 아니라, 지정의(知情意)와 더불어 총체적, 자발적으로 도의를 실현하는 기상으로 기를 것을 주장하여, 그 이상적 상태를 "그(浩然)의 기야말로 지대지강(至大至剛)하며, 바르게(直) 길러(養) 손상함(害)이 없다면, 하늘과 땅 사이에 충만(색:塞)한다"고 표현하였다.
이 말은, 맹자(孟子)의 주관적 이상주의의 특색을 확실하게 나타낼 뿐만 아니라 유가(儒家)의 실천행위의 기본구조, 그 이상적 상태를 나타낸 것이며, 이 사상은 송대(宋代) 학자들의 '존양설(存養說)', 문천상(文天祥)의 '정기(正氣)' 등으로 발전한다.
이 말은 맹자(孟子)와 그의 제자 공손추(公孫丑)와의 문답 가운데 나오는 것이다. 나이 마흔이면 인생에 대해 어느 정도 알 수 있게 된다. 공자(孔子)의 경우 나이 마흔이 돼서야 비로소 남의 유혹에 마음이 흔들리지 않았다고 한다. 비슷한 이야기를 맹자(孟子)도 했다. 부동심(不動心;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 상태), 이것이 그것이다.
한번은 제자(弟子) 공손추(公孫丑)가 물었다. "선생님께서 제(齊)의 재상에 앉게 되셨다면 마음이 흔들리지 않았을까요?"
하지만 맹자(孟子)의 대답은 단호했다. "나는 나이 마흔이 되고 부터 마음이 흔들리지 않았느니라."
공손추가 다시 물었다. "만일 그러시다면 선생님은 위(魏)나라의 맹분(孟賁) 보다도 더 용감하십니다."
맹자가 답했다. "그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고자(告子)도 나보다 먼저 마음이 동요되지 않았다."
공손추가 재차 물었다. "마음이 동요되지 않는데 방법이 있습니까?"
맹자(孟子)께서는 "있다" 하시고, 예로써 용기가 있는 사람으로 평판이 높은 북궁유(北宮黝)와 맹시사(孟施舍) 등이 마음이 동요되지 않음을 수양한 방법에 대하여 말씀하시고 당시 공자(孔子)가 제자 증자(曾子)에게 한 말을 인용하여 진정한 용기를 설명하셨다.
맹자가 이르기를, "스스로 반성해서 옳지 못하면 비록 낡은 옷을 천인에게도 두려워하지 않을 수 없거니와, 스스로 반성하여 내가 옳다면 나는 가서 그들과 대적하겠다. 그러므로 맹시사가 용기를 지킨 것은 증자가 용기를 지킨 것만 못하다."
공손추가 물었다. "선생님께서는 특히 어느 것에 뛰어나십니까?"
맹자가 답했다. "나는 남의 말을 잘 알며 나는 호연지기(浩然之氣)를 잘 기르고 있다."
공손추가 물었다. "무엇을 호연지기(浩然之氣)라 하나이까?"
맹자가 답했다. "말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그 기운은 몹시 크고 몹시 굳센 것으로 그것을 곧게 길러서 해되게 하지 않는다면 하늘과 땅 사이에 가득 차게 된다. 그 기운이 됨은 정의와 도에 맞는 것으로 이 기운이 없으면 굶주리게 된다. 이 기운은 안에 있는 옳음이 모여서 생겨나는 것으로 밖에서 옳음이 들어와 취해지는 것이 아니다. 행동하여 마음에 만족스럽지 못한 것이 있으면 곧 굶주리게 되는 것이다."
그 비결은 다름 아닌 용기(勇氣)에 있다. 그런데 용기라면 우리는 흔히 물질적인 완력(腕力)을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맹자(孟子)가 말하는 진정한 용기란 완력이나 용맹에서 우러나오는 것이 아니라 인격의 수양에서 가능하다. 다시 말해 혈기의 용기보다는 도덕의 용기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氣)를 잘 길러야 하는데, 맹자(孟子)는 특히 그것을 호연지기(浩然之氣)라고 했다.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행동하는데 있어 양심(良心)에 부끄러움이 없는 상태를 가리킨다.
인간이 그런 상태가 되었을 때 비로소 비도덕적인 것을 배격하고 도의를 실천할 수 있는 힘이 나오게 되는데,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용기'라는 것이다. 그렇다. '진정한 용기'란 도덕적인 양심을 뜻하며, 그것은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기름으로 써 가능하다. 물론 꾸준한 인격 수양이 뒷받침돼야 하겠다.
▣ 호연지기가 필요한 때
봄 석달은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로 발진(發陳)이라 한다. 천지에 생기가 솟고 만물이 자라나는 때다.
밤에는 자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며, 큰 걸음으로 뜰을 거닐어라. 머리는 풀어 몸을 편안하게 이완시키며 좋은 뜻을 세우도록 하라. 생명이 돋아나는 것을 돕고 살생을 하지 말며, 주되 빼앗지 말고, 칭찬하되 벌을 주지는 말라. 이것이 바로 봄의 기운에 응하는 양생의 법도다.
고대 의학서 황제내경 소문편에는 일년 사계의 변화에 따라 심신의 기운을 어떻게 써야 하는가를 다룬 사기조신대론(四氣調神大論)이 나오는데, 그 가운데 봄에 해당하는 이론이 위와 같다.
음력으로 정월부터 삼월까지 석 달이 봄에 해당한다. 전통 동양력에서 1년은 24절기로 나뉘니까, 입춘부터 우수 경칩 경칩 춘분 청명 곡우까지가 봄의 절기다. 이 기간은 음양오행으로 쳐서 목(木)행이 지배하는 절기이며, 만물이 생동하기 시작한다. 옛날식으로 말하면 일년 농사가 시작되는 시기다.
중국 제자백가의 시조인 관자(管子; 흔히 '관중'이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제나라의 재상)는 목화토금수 오행의 순서대로 절기를 논한 '오행편'에서 봄에 지켜야 할 덕목을 이렇게 말한다. "봄에는 목행이 지배하니 농사준비를 지원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가축이나 야생동물이라도 함부로 죽이지 말고 보호해야 한다. 관리들의 인사고과와 직위조절도 이때 한다. 비축한 물품을 풀어 상을 내리지 않고 형벌을 내리거나 전쟁을 일으키면 군주는 위태로워진다."
봄은 만물이 살아나는 시기라 무엇이든 살리는 일을 해야 하고 정치도 그래야 한다고 가르친 것이다. 새겨보면 깊은 뜻이 있다. 사람들은 한 해가 시작될 때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을 따라 일을 시작하는데, 만일 이 시기를 놓치면 한 해가 별 소득 없이 유야무야 흘러 가버리고 말 것이다.
동물들이 알을 품고 새끼를 낳는 것도 이 시기다. 만일 이런 시기에 사냥을 하고 가축을 잡아먹으면 번식의 고리를 끊는 결과가 된다. 단순히 살생을 금하라는 윤리적 계율이 아니다. 번식을 해야 할 시기에 씨암탉을 잡아먹으면 집안에 먹을 것이 없게 되고, 야생의 동물을 함부로 잡으면 자연 생태계가 무너지게 될 것이다. 공자보다 2백년이나 앞선 BC 7세기의 지도자에게서 이미 생태계를 염려한 교훈이 나왔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봄에 전쟁을 일으키면 군주가 위태로워진다'는 말 역시 단순히 살생을 금하라는 윤리적 의도에서 비롯된 훈계가 아니다. 그가 서두에 전제했듯이 봄철에 모든 국가 사회 정책은 농사 준비를 지원하는 게 최우선이다. 이 시기에 전쟁을 치르려면 노동력을 가진 젊은 남자들이 징집되어 농사를 제대로 시작할 수 없게 된다.
식량부족(가난)이 극한에 이르는 보릿고개에 비축한 식량과 물품을 풀지는 못할망정 전쟁을 위해 오히려 백성에게서 더 거둬들여야 하니 백성들의 마음에는 원망이 생길 것이다. 군주가 위태로워진다는 말은 그로 인해 민심이반이 일어날 것에 대한 큰 경고다.
우리가 고전, 즉 옛말을 들을 때는 흔히 수천년 전 시절과 지금은 시대가 다르다는 생각을 같이 하게 되고, 그래서 거기서 배울 점은 많지 않다고 여기기 쉽다. 표현만 놓고 보면 그렇게 여길 수 있다.
이를테면 인공조명에 익숙한 도시인들에게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라는 말이 더 이상 금과옥조가 될 수 없고, 식량과 자원이 자유로이 국경을 넘나들고 기상변화까지 겪고 있는 지금 시대의 농부들에게는 고대 농업의 절기론이 더 이상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상투를 틀지 않는데 무슨 머리를 풀라는 것인가. 그러나 표면적인 방법론만이 아니라 내면에 담긴 본질적 의미를 생각해보면 고전의 가르침은 여전히 유효하다.
더위와 추위의 폭이 크지 않더라도 겨울은 겨울이고 여름은 여름이다. 이 겨울에도 나무들은 잎을 다 떨구었고, 봄기운과 함께 잎눈을 틔우며 소생하기 시작했다. 동물들은 봄기운이 일으키는 호르몬의 영향에 따라 부지런히 짝을 찾아 나서고 있다. 일 년 사계의 질서는 변함없이 자연 생태계를 지배하고 있다는 증거다.
사람이라고 다르겠는가. 우선 움츠린 어깨를 펴고 여몄던 옷깃을 풀어 몸을 편안하게 하고, 시원시원한 보폭으로 걸으며 좋은 의지를 되새겨 정신을 단정하게 갖춰보자. 봄에 갖춰야 할 기운은 한 마디로 호연지기(浩然之氣)다. 이것으로 심신은 함께 건강해진다. 사회적으로도 옹졸한 시시비비와 잔꾀, 음모술수보다는 호연지기의 대범한 기운이 넘쳐서 건강한 봄이 시작되었으면 좋겠다.
▣ 리더는 호연지기를 길러야 한다
호연(浩然)은 강물이 불어 거대한 물살이 세차게 흐르는 모습을 뜻한다. 이처럼 크고 넓게 뻗친 강한 기운을 '호연지기(浩然之氣)'라고 한다.
호연지기는 맹자가 제자 공손추(公孫丑)에게 부동심(不動心)을 언급하면서 나온 말이다. 공손추가 호연지기를 묻자, 맹자는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고 하면서 '호연지기는 지극히 크고(至大), 지극히 강한 것(至剛)으로 하늘과 땅 사이에 꽉 차 있을 만큼 넓고 커서 어떤 일에도 굴하지 않고 맞설 수 있는 기상'인데 이는 의(義)를 쌓아서 생겨나는 것이지 하루 아침에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하였다.
호연지기는 떳떳함에서 오는 용기이다. 떳떳함은 마음이 이끄는 올바름(義)에 귀를 기울임으로써 얻을 수 있다. 올바름에 대한 믿음이 강해지면 자연스럽게 행동을 유발한다. 올바름을 실천한 경험은 올바름에 대한 믿음을 더욱 단단하게 만든다. 이렇게 해서 더 크고 단단해진 마음은 더욱 분명한 실천을 동반하게 된다.
올바름에 대한 믿음이 점점 분명해지고 그것을 실행으로 옮기는 육체적 힘 또한 점점 강해진다. 이런 과정이 쌓이다 보면 정신적 의지와 육체적 힘이 전일(專一)하게 되는 경지에 이르게 된다. 바로 호연지기를 얻는 순간이다.
리더에게는 호연지기가 반드시 필요하다. 결과에 집착하다 보면 실력을 제대로 발휘를 못하는 우(愚)를 범할 수 있다. 그리고 언제나 결정적인 위기를 맞게 되는데, 이 때 필요한 것이 호연지기다. 위기를 극복하는 힘은 호연지기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조선후기 숙종 대에 송시열(宋時烈)은 천지 사이에 가득한 호연지기에 대한 공부를 임금의 성학(聖學)으로 삼았고(숙종실록 7년 3월 4일), 정조(正祖)는 의(義)가 축적된 선유들의 말을 호연지기와 같은 것으로 생각했고, 맹자가 "천만 명이 앞에 있더라도 내가 가서 대적할 수 있다"고 한 말에서 호연지기를 볼 수 있다고 했다(정조실록 5년 3월 18일).
특히 정조는 학문하는 방법을 말하며, 직내방외(直內方外)의 과정을 터득해야 왕도를 말할 수 있다고 하였는데, 여기서 직내는 경(敬)으로 자신을 바로 세우는 것이고, 방외는 의(義)로 호연지기를 기르는 것을 말한다. 결국 호연지기는 나 자신에게 진실하고, 올바른 일을 하도록 스스로에게 요구하고, 어떤 행동을 할 때 그것이 상황에 적합하고 정당한 지를 판단해야 한다는 말이다.
호연지기를 기르는 방법에 대해 맹자는 두 가지를 말한다.
첫째는 평생 '하늘과 땅을 가득 채우는 기상을 가진 사람이 되겠다'는 마음을 잊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다. 호연지기를 기르기 위해서는 마음 속에 올바름을 채우고 올바름이 행동으로 표출되게 해야 한다. 내면의 소리를 외면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들어야 한다. 그 소리를 들었을 때 어떤 장애에도 불구하고 믿음을 실천하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그리하여 마음의 올바름에 비추어 옳지 않은 일이라면 그것이 어떤 위협을 동반하는 것일지라도 흔들림 없이 그것에 대응할 수 있게 된다. 올바른 행동이 올바른 마음을 강화시키는 선순환을 이루게 한다. 마음과 행동이 합치되면 정신과 육체가 강건하고 담대해진다.
둘째는 그런 사람이 되겠다고 억지로 조급하게 나서지 않고 평생 묵묵히 그 길을 걸어가는 것이다. 맹자는 곡식을 키우는 일에 비유해서 설명한다. 곡식을 키우려면 밭을 갈고 씨를 뿌리고 김도 매야 한다. 하지만 곡식이 스스로 가지는 생리를 무시하고 무리하게 빨리 자라게 조장해서는 안된다며 '발묘조장(拔苗助長)'의 고사를 예로 든다.
어떤 사람이 밭에 곡식을 심어 놓고, 날마다 얼마나 자랐는지 보러 나가곤 했다. 그런데 그 싹이 도무지 자라는 것 같지가 않았다. "정말 너무 안 자라는 구나. 내가 얼른 자라도록 도와 주어야지" 하고 생각한 그는 애써서 곡식의 싹을 모두 뽑아 올려 놓았다. 그리곤 집에 돌아가 아들에게 말했다. "얘야, 난 오늘 정말 지쳤다. 싹이 빨리 자라도록 도와 주고 왔단다." 아버지의 말을 듣고 아들이 밭에 나가 보니, 싹은 모두 말라 죽어 있었다.
이 이야기는 '송나라의 농부가 벼를 빨리 키우려는 욕심에 싹을 조금씩 뽑아서 모두 말려죽였다'는 고사로, '바람직하지 않은 일을 부추기다'라는 뜻의 '조장(助長)'의 어원이기도 하다.
서커스단에서는 다 자란 코끼리를 허술한 말뚝에 그냥 묶어 놓는다. 코끼리가 움직일 수 있는 범위는 자신의 발목에서 부터 말뚝까지의 거리인 지름 2미터 내외의 원 안이다. 마음만 먹는다면 코끼리는 말뚝을 뽑고 달아날 수도 있지만 그러지 않는다. 코끼리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말뚝에 묶여 지냈다. 이유는 바로 이 습관 때문이다.
호연지기는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호연지기는 서두르지 않고, 조급해하지 않고, 꾸준히 바른 길을 걸어갈 때 얻을 수 있다. 그럴 때 마음의 흡족함도 얻을 수 있고, 하늘과 땅을 가득 채울 만한 큰 기운을 얻게 된다. 세상을 좀 더 넓게 보고, 삶을 좀 더 길게 보고, 올바름이 조직 경영의 큰 원칙이 될 수 있을 때 개인의 행복과 조직의 발전이 이루어질 것으로 확신한다.
▶️ 浩(넓을 호, 술 거를 고)는 ❶형성문자로 澔(호)와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삼수변(氵=水, 氺; 물)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크다의 뜻을 나타내기 위한 告(고, 호)로 이루어졌다. 큰 물의 뜻이 전(轉)하여 '넓다', '크다'의 뜻을 나타낸다. ❷형성문자로 浩자는 '넓다', '광대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浩자는 水(물 수)자와 告(알릴 고)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告자는 소를 잡아 신에게 알리는 모습을 그린 것이지만 여기에서는 '고, 호'로의 발음역할만을 하고 있다. 浩자에서 말하는 '넓다'나 '광대하다'라는 것은 큰 강이나 호수의 크기를 비유한 것이다. 그래서 浩자는 단순히 '넓다'나 '크다'라는 정도를 넘어 모든 것을 품을 수 있을 정도의 넓은 아량을 뜻하기도 한다. 그래서 浩(호, 고)는 ①넓다 ②광대(廣大)하다 ③크다 ④성대(盛大)하다 ⑤넉넉하다 ⑥교만(驕慢)하다 ⑦물이 넓고 넓게 흐르는 모양, 그리고 ⓐ(술을) 거르다(액체만 받아 내다)(고)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넓을 범(汎), 넓을 왕(汪), 넓을 항(沆), 넓을 홍(洪), 넓을 보(溥), 넓을 막(漠)이다. 용례로는 큰 소리로 노래를 부름 또는 그 노래를 호가(浩歌), 넓고 큰 꼴 또는 물이 그침이 없이 흐르는 모양을 호연(浩然), 크고 넓음을 호박(浩博), 아주 넓어서 끝이 없음을 호탕(浩蕩), 썩 넓고 큼을 호대(浩大), 물이 넓고 많은 모양을 호양(浩洋), 술을 대단히 많이 마심을 호음(浩飮), 넓고 크며 번거롭고 많음을 호번(浩繁), 크게 탄식함 또는 그 탄식을 호탄(浩歎), 호수나 강 따위가 가없이 드넓음을 호호(浩浩), 넓고 커서 질펀함 또는 책의 양이나 권수가 한없이 많음을 호한(浩瀚), 범위나 규모 등이 광대하고 번다함을 호번(浩煩), 넓고 아득한 모양을 호묘(浩渺), 막힌 데 없이 사뭇 너름을 호활(浩闊), 호연한 기운으로 하늘과 땅 사이 또는 사람의 마음에 차 있는 너르고 굳고 맑고 올바른 기운을 호기(浩氣), 도의에 근거를 두고 굽히지 않고 흔들리지 않는 바르고 큰 마음 또는 하늘과 땅 사이에 가득 찬 넓고 큰 정기 또는 공명정대하여 조금도 부끄럼 없는 용기를 일컫는 말을 호연지기(浩然之氣), 물이 한없이 넓게 흐르는 모양을 일컫는 말을 호호탕탕(浩浩蕩蕩), 끝없이 넓고 멀어 아득함을 일컫는 말을 호호막막(浩浩漠漠), 바다나 호수 따위가 끝없이 넓고 멀어서 아득함을 일컫는 말을 호호망망(浩浩茫茫), 뽕나무밭이 변하여 푸른 바다가 되도록 걸리는 매우 오랜 시간을 일컫는 말을 창상호겁(滄桑浩劫) 등에 쓰인다.
▶️ 然(그럴 연/불탈 연)은 ❶회의문자로 燃(연)은 통자(通字), 肰(연)은 동자(同字)이다. 개(犬) 고기(月=肉)를 불(火)에 구워 먹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然자는 '그러하다'나 '틀림이 없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然자는 犬(개 견)자와 肉(고기 육)자, 火(불 화)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글자의 조합으로만 본다면 이것은 개고기를 불에 굽고 있는 모습이다. 然자의 본래 의미는 '까맣게 타다'였다. 개는 가죽을 벗기지 않고 껍질째 불에 그슬려 익혀 먹는다. 그러면 껍질이 새까맣게 타게 되기 때문에 然자는 '까맣게 타다'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러나 후에 '그러하다'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면서 지금은 여기에 火자를 더한 燃(그을릴 연)자가 '그을리다'라는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然(연)은 ①그러하다, 틀림이 없다 ②그러하게 하다 ③명백하다, 분명하다 ④그러하다고 하다 ⑤~이다 ⑥듯하다 ⑦허락하다, 동의하다 ⑧불타다, 불태우다 ⑨밝다 ⑩그런데, 드디어 ⑪그러하면, 그리하여 ⑫그렇다면, 그러면 ⑬그러고 나서, 연후(然後)에 ⑭그러나, 그렇지만 ⑮그런데도, 그렇기는 하지만 ⑯상태를 나타내는 접미사(接尾辭) ⑰원숭이의 일종(一種)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저절로 그렇게 되는 모양을 자연(自然), 도리상 마땅히 해야 할 일을 당연(當然), 뜻밖에 저절로 되는 일을 우연(偶然), 겉 모양이 장엄하고 엄숙한 모양을 엄연(儼然), 알고 보니 정말이나 정말로를 과연(果然), 아득하여 분명하지 않은 모양을 막연(漠然), 사람의 힘을 가하지 않은 상태를 천연(天然), 마음이 환하게 풀림을 석연(釋然), 침착하고 여유가 있음을 유연(悠然), 어떤 목적이 없이 되는대로 하는 태도가 있음을 만연(漫然), 그윽하고 멀어서 눈에 아물아물 함을 묘연(杳然), 갑작스러움을 돌연(突然), 확실히 단정할 만하게를 단연(斷然), 넓고 텅 빈 모양을 확연(廓然), 아주 정확한 꼴을 확연(確然), 그리 되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음을 필연(必然), 고요하고 엄숙함을 숙연(肅然), 아직 정하여지지 아니함을 미연(未然), 도의에 근거를 두고 굽히지 않고 흔들리지 않는 바르고 큰 마음 또는 하늘과 땅 사이에 가득 찬 넓고 큰 정기 또는 공명정대하여 조금도 부끄럼 없는 용기를 일컫는 말을 호연지기(浩然之氣), 마음에 충동을 받아도 동요하지 않고 천연스러운 것을 이르는 말을 태연자약(泰然自若), 제 정신을 잃고 어리둥절한 모양을 이르는 말을 망연자실(茫然自失), 속세에 속박됨이 없이 자기가 하고 싶은 데로 마음 편히 지냄을 이르는 말을 유연자적(悠然自適), 인공을 가하지 않은 그대로의 자연 또는 그런 이상적인 경지를 일컫는 말을 무위자연(無爲自然), 큰 소리로 껄걸 웃음을 일컫는 말을 홍연대소(哄然大笑), 옛 모양 그대로임을 일컫는 말을 구태의연(舊態依然),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임을 일컫는 말을 고금동연(古今同然), 당연한 일을 일컫는 말을 당연지사(當然之事), 천지가 탁 트여 아무런 장해도 될 것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건곤통연(乾坤洞然), 사람들의 행동이나 의지 따위가 조금도 차이가 없이 한 덩어리가 됨을 이르는 말을 혼연일체(渾然一體), 사람이 본디부터 가지고 있는 심성이란 뜻으로 지극히 착하고 조금도 사리사욕이 없는 천부 자연의 심성을 일컫는 말을 본연지성(本然之性), 한 번 보고도 분명히 안다는 뜻으로 잠깐 보고도 환하게 알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일목요연(一目瞭然), 아주 끔직한 일을 당하거나 볼 때 두려워 몸이나 털이 곤두선다는 말을 모골송연(毛骨悚然), 초자연적으로 환경에 맞는 것은 있게 되고 그렇지 못한 것은 없어짐을 일컫는 말을 자연도태(自然淘汰), 사람은 있는 곳에 따라 행동이 달라지니 그 환경을 서로 바꾸면 누구나 다 똑같아진다는 말을 역지개연(易地皆然), 저녁 빛이 짙어 어둑어둑함을 일컫는 말을 모색창연(暮色蒼然), 차별 없이 서로 합치함을 일컫는 말을 혼연일치(渾然一致), 일의 되어 가는 형세가 본래 그러함을 일컫는 말을 사세고연(事勢固然), 막연하여 알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막연부지(漠然不知), 의논이나 언설이 사리에 잘 통하고 정연한 모양을 일컫는 말을 이로정연(理路整然),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쓸쓸함을 일컫는 말을 만목소연(滿目蕭然),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에 당연함을 일컫는 말을 의리당연(義理當然), 우연한 일을 일컫는 말을 우연지사(偶然之事), 아주 조용하여 움직이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적연부동(寂然不動), 천금과 같이 중한 허락을 일컫는 말을 천금연낙(千金然諾), 모르던 것을 문득 깨달음을 이르는 말을 번연개오(幡然開悟), 마음이 활짝 열리듯이 크게 깨달음을 얻는 일을 이르는 말을 활연대오(豁然大悟), 얼음이 녹듯이 마음에 한 점의 의심도 남기지 않고 의혹이나 미혹이 풀림을 일컫는 말을 환연빙석(渙然氷釋), 과오를 저지른 후에 능히 고침 즉 한 번 잘못을 저지른 연후에 잘못을 참회함으로써 선하게 됨을 이르는 말을 과연후능개(過然後能改), 아직 그렇게 되기 전을 일컫는 말을 미연지전(未然之前), 예의란 나쁜 일을 미리 방지하는 것을 이르는 말을 예금미연(禮禁未然), 자연히 갖추어져 있는 덕을 일컫는 말을 천연지덕(天然之德), 태연자약 하여 아무 생각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태연무심(泰然無心), 오래 되어 옛날의 풍치가 저절로 드러나 보이는 모양을 일컫는 말을 고색창연(古色蒼然), 세상이 시끄러워 사람의 마음이 안정을 얻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물정소연(物情騷然), 그렇지 않은 바가 아님을 일컫는 말을 미상불연(未嘗不然), 조용하고 적적하여 아무 소문도 없음을 일컫는 말을 적연무문(寂然無聞), 흥미를 잃어 가는 모양을 이르는 말을 흥미삭연(興味索然), 잠자코 대답하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묵연부답(默然不答), 환하게 통하여 이치를 깨달음을 이르는 말을 활연관통(豁然貫通), 사세가 그렇지가 아니할 수가 없음을 이르는 말을 세소고연(勢所固然), 어찌 그러치 않으랴 또는 마땅히 그러할 것이다란 뜻으로 하는 말을 안득불연(安得不然), 거짓임을 알면서도 그런 대로 묵인한다는 말을 의수당연(依數當然), 이치가 본디 그러함을 일컫는 말을 이소고연(理所固然), 이치가 응당 그러하여야 할 일을 일컫는 말을 이소당연(理所當然), 이미 그렇게 된 일을 일컫는 말을 이연지사(已然之事), 옛 모양 그대로임을 일컫는 말을 고태의연(古態依然), 거울을 보는 듯 앞의 일이 환하게 밝음을 일컫는 말을 전감소연(前鑑昭然), 뜻밖의 일에 얼굴빛이 변할 정도로 크게 놀람을 일컫는 말을 아연실색(啞然失色), 한숨을 쉬며 크게 탄식함을 일컫는 말을 위연탄식(喟然歎息) 등에 쓰인다.
▶️ 之(갈 지/어조사 지)는 ❶상형문자로 㞢(지)는 고자(古字)이다. 대지에서 풀이 자라는 모양으로 전(轉)하여 간다는 뜻이 되었다. 음(音)을 빌어 대명사(代名詞)나 어조사(語助辭)로 차용(借用)한다. ❷상형문자로 之자는 '가다'나 '~의', '~에'와 같은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之자는 사람의 발을 그린 것이다. 之자의 갑골문을 보면 발을 뜻하는 止(발 지)자가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발아래에는 획이 하나 그어져 있었는데, 이것은 발이 움직이는 지점을 뜻하는 것이다. 그래서 之자의 본래 의미는 '가다'나 '도착하다'였다. 다만 지금은 止자나 去(갈 거)자가 '가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之자는 주로 문장을 연결하는 어조사 역할만을 하고 있다. 그래서 之(지)는 ①가다 ②영향을 끼치다 ③쓰다, 사용하다 ④이르다(어떤 장소나 시간에 닿다), 도달하다 ⑤어조사 ⑥가, 이(是) ⑦~의 ⑧에, ~에 있어서 ⑨와, ~과 ⑩이에, 이곳에⑪을 ⑫그리고 ⑬만일, 만약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이 아이라는 지자(之子), 之자 모양으로 꼬불꼬불한 치받잇 길을 지자로(之字路), 다음이나 버금을 지차(之次), 풍수 지리에서 내룡이 입수하려는 데서 꾸불거리는 현상을 지현(之玄), 딸이 시집가는 일을 일컫는 말을 지자우귀(之子于歸), 남쪽으로도 가고 북쪽으로도 간다는 뜻으로 어떤 일에 주견이 없이 갈팡질팡 함을 이르는 말을 지남지북(之南之北), 주머니 속에 있는 송곳이란 뜻으로 재능이 아주 빼어난 사람은 숨어 있어도 저절로 남의 눈에 드러난다는 비유적 의미의 말을 낭중지추(囊中之錐), 나라를 기울일 만한 여자라는 뜻으로 첫눈에 반할 만큼 매우 아름다운 여자 또는 나라를 위태롭게 한다는 말을 경국지색(傾國之色), 일을 맺은 사람이 풀어야 한다는 뜻으로 일을 저지른 사람이 그 일을 해결해야 한다는 말을 결자해지(結者解之), 알을 쌓아 놓은 듯한 위태로움이라는 뜻으로 매우 위태로운 형세를 이르는 말을 누란지위(累卵之危), 어부의 이익이라는 뜻으로 둘이 다투는 틈을 타서 엉뚱한 제3자가 이익을 가로챔을 이르는 말을 어부지리(漁夫之利), 반딧불과 눈빛으로 이룬 공이라는 뜻으로 가난을 이겨내며 반딧불과 눈빛으로 글을 읽어가며 고생 속에서 공부하여 이룬 공을 일컫는 말을 형설지공(螢雪之功), 처지를 서로 바꾸어 생각함이란 뜻으로 상대방의 처지에서 생각해 봄을 이르는 말을 역지사지(易地思之), 한단에서 꾼 꿈이라는 뜻으로 인생의 부귀영화는 일장춘몽과 같이 허무함을 이르는 말을 한단지몽(邯鄲之夢), 도요새가 조개와 다투다가 다 같이 어부에게 잡히고 말았다는 뜻으로 제3자만 이롭게 하는 다툼을 이르는 말을 방휼지쟁(蚌鷸之爭), 부모에게 효도를 다하려고 생각할 때에는 이미 돌아가셔서 그 뜻을 이룰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풍수지탄(風樹之歎), 아주 바뀐 다른 세상이 된 것 같은 느낌 또는 딴 세대와 같이 많은 변화가 있었음을 비유하는 말을 격세지감(隔世之感), 쇠라도 자를 수 있는 굳고 단단한 사귐이란 뜻으로 친구의 정의가 매우 두터움을 이르는 말을 단금지교(斷金之交), 때늦은 한탄이라는 뜻으로 시기가 늦어 기회를 놓친 것이 원통해서 탄식함을 이르는 말을 만시지탄(晩時之歎), 위정자가 나무 옮기기로 백성을 믿게 한다는 뜻으로 신용을 지킴을 이르는 말을 이목지신(移木之信), 검단 노새의 재주라는 뜻으로 겉치례 뿐이고 실속이 보잘것없는 솜씨를 이르는 말을 검려지기(黔驢之技), 푸른 바다가 뽕밭이 되듯이 시절의 변화가 무상함을 이르는 말을 창상지변(滄桑之變), 호랑이를 타고 달리는 기세라는 뜻으로 범을 타고 달리는 사람이 도중에서 내릴 수 없는 것처럼 도중에서 그만두거나 물러설 수 없는 형세를 이르는 말을 기호지세(騎虎之勢), 어머니가 아들이 돌아오기를 문에 의지하고서 기다린다는 뜻으로 자녀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어머니의 마음을 이르는 말을 의문지망(倚門之望), 앞의 수레가 뒤집히는 것을 보고 뒤의 수레는 미리 경계한다는 뜻으로 앞사람의 실패를 본보기로 하여 뒷사람이 똑같은 실패를 하지 않도록 조심함을 이르는 말을 복거지계(覆車之戒) 등에 쓰인다.
▶️ 氣(기운 기)는 ❶형성문자로 気(기)의 본자(本字), 气(기)는 간자(簡字), 炁(기), 餼(희), 饩(희)는 동자(同字)이다. 음(音)을 나타내는 기운기 엄(气; 구름 기운)部는 공중에 올라가 구름이 되는 것, 굴곡하여 올라가는 수증기, 목에 막히어 나오는 숨을 뜻하고, 米(미)는 쌀을 뜻하므로 김을 올려서 밥을 짓다, 손님을 위한 맛있는 음식을 말한다. ❷상형문자로 氣자는 '기운'이나 '기세', '날씨'라는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氣자는 气(기운 기)자와 米(쌀 미)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본래 氣자는 米자가 없는 气자가 먼저 쓰였었다. 气자는 하늘에 감도는 공기의 흐름이나 구름을 표현한 것이다. 갑골문에서는 단순히 획을 세 번 그린 것으로 하늘의 기운을 표현했었다. 그러나 금문에서는 숫자 三(석 삼)자 혼동되어 위아래의 획을 구부린 형태로 변형되었다. 여기에 米자가 더해진 氣자는 밥을 지을 때 나는 '수증기'가 올라가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다만 气자와 마찬가지로 '기운'이나 '기세', '날씨'와 관련된 뜻으로도 쓰이고 있다. 그래서 氣(기)는 ①숨 쉴 때에 나오는 기운 ②생활이나 활동하는 힘으로 원기, 정기, 생기, 기력 따위 ③동양 철학의 기초 개념의 하나6로 만물을 생성, 소멸 시키는 물질적 시원(始原) ④옛날 중국에서 15일을 일기로 하는 명칭으로 이것을 셋으로 갈라 그 하나를 후(候)라 했음 ⑤느낌, 기운의 뜻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기운, 기백, 기세(氣勢), 힘, 숨, 공기, 냄새, 바람9. 기후, 날씨, 자연 현상, 기체, 가스, 성내다, 화내다, 음식을 보내다(희), 음식물(희)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대기의 온도를 기온(氣溫), 바야흐로 어떤 일이 벌어지려고 하는 분위기를 기운(氣運), 바람, 비, 구름, 눈 등 대기 중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을 기상(氣象), 마음에 생기는 주관적이고 단순한 감정 상태를 기분(氣分), 일을 감당해 나갈 수 있는 정신과 육체의 힘을 기력(氣力), 사람의 타고난 성품과 몸가짐을 기상(氣像), 기운과 세력을 기세(氣勢), 대기의 유동을 기류(氣流), 바탕을 이루는 성질을 기질(氣質), 씩씩한 기상과 꿋꿋한 절개를 기개(氣槪), 타고난 기질과 성품을 기품(氣稟), 기운이 만장이나 뻗치었다는 뜻으로 펄펄 뛸 만큼 크게 성이 남 또는 일이 뜻대로 되어 나가 씩씩한 기운이 대단하게 뻗침을 일컫는 말을 기고만장(氣高萬丈), 의기가 관중을 압도한다는 뜻으로 의기 왕성함을 이르는 말을 기개관중(氣蓋關中), 기운이 없어지고 맥이 풀렸다는 뜻으로 온몸의 힘이 다 빠져 버림을 일컫는 말을 기진맥진(氣盡脈盡), 인간의 성질을 본연지성과 기품지성의 두 가지로 나눈 중에서 타고난 기질과 성품을 가리키는 말을 기품지성(氣稟之性), 기세가 대단히 높음을 일컫는 말을 기염만장(氣焰萬丈), 생각하는 바나 취미가 서로 맞음을 일컫는 말을 기미상적(氣味相適), 생각하는 바나 취미가 서로 맞음을 일컫는 말을 기미상합(氣味相合), 글씨나 그림 등의 기품과 품격과 정취가 생생하게 약동함을 일컫는 말을 기운생동(氣韻生動), 기세가 매우 높고 힘찬 모양을 일컫는 말을 기세등등(氣勢騰騰), 놀라서 정신을 잃음을 일컫는 말을 기급절사(氣急絶死), 모두가 운수에 달린 일이라 사람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다는 말을 기수소관(氣數所關), 기운은 산과 같이 높고 마음은 바다와 같이 넓다는 의미의 말을 기산심해(氣山心海)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