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양성 동쪽 복사꽃과 자두꽃은
이리저리 바람에 날려 어느 집에 떨어질까?
낙양성 처녀들 아쉬운 낯빛으로
길 가다 떨어진 꽃잎 보고 길게 탄식하네.
올해 꽃 지고 나면 안색 바뀔 테고
내년에 꽃 필 무렵이면 누가 남아 있을지?
소나무 잣나무 꺾여 땔감 된 건 이미 보았는데
또 듣자니 하니 뽕나무밭 변하여 바다가 되었다지.
옛사람 더 이상 낙양성 동쪽에 보이지 않고
지금 사람이 또 바람에 지는 꽃 바라보네.
해마다 피는 꽃은 비슷하지만
해마다 보는 이는 다르네.
한창 왕성한 젊은이들이여
반송장 백발노인을 불쌍히 여겨주게.
이 늙은이의 흰 머리 참으로 가엾지만
그도 예전에는 홍안의 청년이었다네.
왕공귀족의 자제들 꽃나무 아래에서
지는 꽃 보며 맑은 노래 부르고 멋진 춤을 추네.
고관대작의 연못가 누각에는 비단휘장 드리웠고
장군의 누각에는 신선을 그려놓았네.
어느 날 갑자기 병들면 알아보는 이 없을 테니
봄날의 즐거운 나들이 철엔
누구 옆의 무덤에 누워 있을까?
고운 눈썹 얼마나 간직할 수 있으랴?
순식간에 학 같은 머리카락이
실처럼 어지러워질 것을.
하지만 보게나, 예부터 노래하고 춤추던 곳엔
황혼녘에 슬피 우는 까막까치뿐인 것을!
#.당나라 때 유희이가 7언 가행체의 비교적 자유로운 고시 형식으로 쓴<흰 머리 노인을 대신 슬파함> 은 멀리 있는 듯하지만 순식간에 다가오는 미래를 간과하고, 눈앞의 쾌락에 탐닉하는 젊은이들을 경계하고 있다. 시의 제목에 어울리지 않게 어딘가 노인의 넋두리처럼 늘어져 있다는 점이 거슬리긴 하지만, 그런 산만함이 또한 고시 나름의 맛이다.
(작가소개)유희이.651-미상.지금의 허난성 루저우 사람이다. 당나라 숙종 상원 연간(760-761)에 진사에 급제했으나, 일상적인 예절에 구애되지 않는 성격으로 인해 남에게 해를 당함으로써 30살도 채 되지 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뛰어난 비파 연주갈이자 시인으로 명성을 날렸던 그는 <대비백두봉>과 같이 처량한 감상에 젖은 노래와 <도의행> 과 같이 규방의 부녀자들을 소재로 화려한 묘사를 구사한 작품을 많이 남겼다.
<배움을 권함>/주희(주자)
소년은 쉬이 늙지만 배움은 이루기 어렵나니
짧은 순간이라도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될 일이다.
못가 봄풀의 꿈 채 깨기도 전에
계단 잎 오동잎에선 벌써 가을의 소리 이는 것을!
#.요즘은 '육십 청춘'이라면서 회갑연 같은 건 쑥스러운 일이라고 아예 하지 않는 추세다. 그러니 20대 젊은이들에게 만년이 멀지 않다고 얘기하면 대개 코웃음 치고 말 것이다. 그러나 신체의 나이는 늘었어도 한 사람의 일생에서 태어나 양육되며 교육을 받고, 사회에 나가 활동하고, 짧은 노년의 휴식을 거쳐 흙으로 돌아가는 각 단계의 비율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현대인들의 평균 수명이 80세를 넘어섰다고는 하지만, 이들이 실질적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것은 100년 전의 조상보다 거의 10년 이상 늦어졌다. 문명이 발전하고 사회가 복잡해진 만큼 사회활동을 준비하는 교육 기간도 그에 비례해서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소년은 쉬이 늙는다는 경계의 말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알고 보면 가장 고리타분한 격언이 결국 가장 옳은 말임을 뒤늦게 깨닫는 경우가 많다.
(작가소개)주희(주자).1130-1200.주자학을 집대성하여 중국 사상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중국 남송대의 푸젠성(복건성) 우계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