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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음망신(美蔭忘身)
그늘을 즐기느라 자신 몸조차 잊었다는 뜻으로, 자신을 잊으면 재난을 맞을 수 있다는 말이다.
美 : 아름다울 미(羊/3)
陰 : 음달 음(艹/11)
忘 : 잊을 망(心/3)
身 : 몸 신(身/0)
출전 : 장자(莊子) 산목(山木) 第二十
장자(莊子) 산목(山木)에 다음과 같이 이야기 있다.
장자(莊周)가 조릉(雕陵; 밤나무 밭 이름)의 울타리 가에서 노닐다가 이상한 까치 한 마리가 남쪽에서 날아오는 것을 보았다.
莊周遊於雕陵之樊, 覩一異鵲自南方來者.
그 날개의 넓이는 일곱 자나 되고 눈의 둘레는 한 치나 되었다. 그 새가 장자의 이마를 스치고 밤나무 숲에 앉았다.
翼廣七尺, 目大運寸, 感周之顙而集於栗林.
장자가 혼자 생각했다. '저 놈은 어떤 새이기에 저렇게 넓은 날개를 가지고도 높이 날지도 못하고(조릉에 앉고), 저렇게 큰 눈을 가지고도 잘 보지 못하는가? (사람의 이마를 스침)'
莊周曰 : 此何鳥哉, 翼殷不逝, 目大不覩?
이에 장자는 옷깃을 걷어 올리고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 활을 잡고 새를 겨누었다.
蹇裳躩步, 執彈而留之.
그러다가 문득 한 쪽을 보니, 매미 한 마리가 나뭇가지 그늘에 앉아 제 몸을 잊어버리고 즐기고 있었다.
覩一蟬, 方得美蔭而忘其身.
그런데 그 곁에 사마귀(螳螂) 한 마리가 풀잎에 숨어, 매미를 잡으려는 생각에, 제 몸을 잊고, 저 까치는 또 그 기회를 타서 사마귀를 잡으려고 정신을 잃고 있었다.
螳螂執翳而搏之, 見得而忘其形; 異鵲從而利之, 見利而忘其真.
장자는 이를 보고 놀랍고 두려워, "아, 슬픈 일이다. 만물은 원래 서로서로 해치고, 이해(利害)는 서로서로 짝하는구나!" 하고, 장자는 활을 던져버리고 도망치듯 달아났다.
莊周怵然曰 : 噫! 物固相累, 二類相召也. 捐彈而反走.
밤 숲지기는 그것을 보자, 밤도둑이라 생각하고 뒤를 쫓으며 꾸짖었다. 장자는 집에 돌아와, 삼 일 동안을 뜰 앞에도 나앉지 않았다.
虞人逐而誶之. 莊周反入, 三日不庭.
그 제자 인저(藺且)가 다가와 물었다. "선생님은 무엇 때문에 요즘 일절 뜰에 나오지 않으십니까?"
藺且從而問之 : 夫子何為頃間甚不庭乎?
장가가 말했다. "나는 생을 기르는 공부를 한다면서 그만 내 몸을 잊어버렸던 것이다(까치를 쫒아서). 그것은 마치 탁한 물을 보느라고 맑은 못물을 잊은 것과 같은 것이다. 나는 또 저 스승(노자)께 들으니 '그 풍속에 들어가거든 그 풍속을 따르라' 하셨다. 그런데 이제 나는 조릉에서 노닐다가 내 몸을 잊었고, 저 까치는 내 이마를 스쳐 밤 숲에서 놀다가 그 정신을 잊었고, 밤 숲지기는 나를 밤도둑이라고 욕을 했구나. 그래서 나는 뜰에도 나가지 않았던 것이다."
莊周曰 : 吾守形而忘身, 觀於濁水而迷於清淵. 且吾聞諸夫子曰; 入其俗, 從其(俗)[令]. 今吾遊於雕陵而忘吾身, 異鵲感吾顙, 遊於栗林而忘真, 栗林虞人以吾為戮, 吾所以不庭也.
춘추시대 말기 오왕(吳王) 부차(夫差)는 월나라 공략에 성공한 후 자만에 빠져 간신 백비의 중상을 믿고 상국(相國:재상) 오자서(伍子胥)를 죽였으며, 월(越)나라에서 보내 온 미인 서시(西施)와 유락 생활에 탐닉하였다. 월의 구천이 와신상담 재기를 노린다는 것을 아는 중신들이 간하여도 막무가내였다.
어느 날 아침 태자 우(友)는 젖은 옷을 입고 활을 든 채 부차를 만났다. "너는 아침부터 무엇을 그리 허둥대느냐?"
부차가 묻자, 우가 이렇게 대답하였다. "아침에 정원에 갔더니 높은 나뭇가지에 매미가 앉아서 울고 있었습니다. 그 뒤를 보니 사마귀 한 마리가 매미를 잡아먹으려고 노리고 있었습니다. 그 때 홀연 참새 한 마리가 날아와서 그 사마귀를 먹으려고 노리는데, 사마귀는 통 기미를 알아채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참새를 향해 활시위를 당겼습니다. 그런데 그만 활 쏘는 데 정신이 팔려 웅덩이 속으로 빠져버렸습니다. 그래서 옷을 이렇게 적신 것입니다. 천하에는 이런 예가 부지기수입니다. 이를테면 제나라는 까닭없이 노나라를 쳐서 그 땅을 손에 넣고 기뻐했지만, 우리 오나라에게 그 배후를 공격받고 대패했듯이 말입니다."
부차는 말을 듣자마자 얼굴을 붉히며 소리쳤다. "너는 오자서가 못다한 충고를 할 셈이냐? 이제 그런 소리는 신물이 난다." 충심에서 우러난 간언을 듣지 않은 부차는 결국 월나라의 침입을 받아 멸망하고, 그 자신은 자결하였다.
장자는 이 일화를 '모든 사물은 본래 서로 해를 끼치는 것이며, 이(利)와 해(害)는 서로가 서로를 불러들이는 것'이라는 비유로 사용하고 있다. 오늘날 소탐대실(小貪大失)과 같은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속칭 개눈에는 똥만 보인다는 말이 있다. 사냥감에만 정신이 팔려 다른 것은 돌아보지 않아서 목숨까지 잃을뻔 한 사건을 보고 장자는 큰 깨달음을 얻었다.
▣ 몰입은 재난의 원인(螳螂搏蟬/당랑박선)
장자(莊子) 외편(外編) 산목편(山木篇)
산목편(山木篇)은 무위자연(無爲自然)의 도(道)를 처세술(處世術)에 원용(援用)했다는 점에서 노자(老子)와 접근하고 있다. 본디, 노자의 사상은 전국시대 말기에 이르러 커다란 변용(變容)을 보이게 되었다. 그것은 한비자(韓非子)를 대표로 하는 법가(法家)의 사상속에 채택이 되었다는 점이었다.
한비는 전국시대 말기의 법가이고, 법률과 형벌에 의해 군주제를 강화하는 정책을 주장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저서중 해로와 유로편, 그리고 노자를 한비식으로 해석하여 한편으로 끌어 들이기도 하였다.
본래 노자와 한비는 단적으로 상반되는 사상의 소유자이다. 곧 노자(老子)는 자유 방임제를 주장하고, 한비는 형벌에 의한 엄격한 군주제를 주장했기 때문이다. 또한 장자(莊子)의 외편(外篇)은 후기의 도가 사상을 나타내는 것이지만, 이 산목편(山木篇)은 무위자연을 처세술에 결부시켰다는 점에서 볼 때 내편(內篇)과 가깝다고 하겠다.
몰입은 재난의 원인(螳螂搏蟬/당랑박선)
莊周遊於雕陵之樊(장주유어조릉지번)
장주(莊周)가 어느 날 조릉(雕陵)의 울타리 안에서 거닐고 있다가,
覩一異鵲自南方來者(도일이작자남방래자)
한 마리의 이상한 까치가 남쪽으로부터 날아오는 것을 보았다.
翼廣七尺(익광칠척) 目大運寸(목대운촌)
날개의 폭이 일곱자나 되고, 눈의 둘레는 한 치나 되는 그 새는,
感周之顙而集於栗林(감주지상이집어율림)
장주의 이마를 스치고 밤나무 숲에 앉았다.
莊周曰(장주왈)
장주는 말했다.
此何鳥哉(차하조재) 翼殷不逝(익은불서) 目大不覩(목대부도)
"이게 무슨 새인가? 날개는 커도 높이 날지를 못하고, 눈은 커도 보지를 못하니!"
蹇裳躩步(건상곽보) 執彈而留之(집탄이류지)
장주는 옷자락을 걷어 올리고 빨리 걸어가, 활을 잡고 쏘려고 하였다.
覩一蟬(도일선) 方得美蔭而忘其身(방득미음이망기신)
그 때 매미 한 마리가, 잎이 무성한 그늘에 앉아 자기의 몸조차 잊고 있었다.
螳螂執翳而搏之(당랑집예이박지)
그런데 또 사마귀 한 마리가 숨어서 매미를 잡으려고 하는 생각에,
見得而忘其形(견득이망기형)
그 자신의 형체를 잊고 있었다.
異鵲從而利之(이작종이리지)
이상한 까치도 사마귀를 노리느라고,
見利而忘其眞(견리이망기진)
역시 자신의 참모습을 잊고 있지 않은가.
莊周怵然曰(장주출연왈)
장주는 이를 보고 놀라 두려운 생각이 들었다.
噫(희) 物固相累(물고상루)
"아아, 만물이란 본디 서로 해를 끼치고,
二類召也(이류소야)
이익과 손해는 서로를 불러 들이고 있구나!"
捐彈而反走(연탄이반주)
장주는 활을 버리고 돌아 왔지만,
虞人逐而誶之(우인축이수지)
밤나무 숲을 지키는 자가 쫓아 와서 따지듯이 물었다.
莊周反入(장주반입) 三月不庭(삼월부정)
장주는 집에 돌아 와서, 석달 동안 불쾌한 모습으로 지냈다.
藺且從而問之(인저종이문지)
제자인 인저(藺且)가 찾아와 물었다.
夫子何爲頃間甚不庭乎(부자하위경간심부정호)
"선생님께서는 요즘 무슨 일로 이렇게 불쾌한 모습으로 지내십니까?"
莊周曰(장주왈)
장주가 말했다.
吾守形而忘身(오수형이망신)
"나는 내 형체만을 지키느라 내 몸을 잊고 있었고,
觀於濁水而迷於淸淵(관어탁수이미어청연)
흐린 물을 보는데 마음을 빼앗겨 맑은 못에 몸을 비춰보는 것을 잊고 있었다네.
且吾聞諸夫子曰(차오문제부자왈) 入其俗(입기속) 從其令(종기령)
나는 또 스승에게서, '세속에 들어 가면, 그 세속을 좇으라'는 교훈을 들었는데,
今吾遊於雕陵而忘吾身(금오유어조릉이망오신)
지금 나는 조릉에서 노닐다가 내 자신을 잊어 버리고,
異鵲惑吾顙(이작혹오상)
이마를 스치고 지나간 그 이상한 까치에 정신이 팔려,
遊於栗林而忘眞(유어율림이망진)
내 참모습도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라네.
栗林虞人以吾爲戮(율림우인이오위륙)
그 때문에 밤나무 숲지기에게서 치욕을 당했기에,
吾所以不庭也(오소이부정야)
나는 이렇게 불쾌했던 것이라네"
▶️ 美(아름다울 미)는 ❶회의문자로 羙(미)는 동자(同字)이다. 크고(大) 살찐 양(羊)이라는 뜻이 합(合)하여 보기 좋다는 데서 아름답다를 뜻한다. 羊(양)은 신에게 바치는 희생의 짐승이다. 신에게 바치는 살찐 양에서 맛있다, 아름답다, 훌륭함하다는 뜻이 있다. ❷회의문자로 美자는 '아름답다'나 '맛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美자는 大(큰 대)자와 羊(양 양)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갑골문에 나온 美자를 보면 머리에 장식을 한 사람이 그려져 있었다. 양은 상서로움을 상징하기에 美자는 양의 머리를 장식으로 한 사람을 그린 것으로 보기도 한다. 고대에는 제를 지내거나 의식을 치르기 위해 제사장이 머리에 특별한 장식을 했었다. 그래서 美자는 머리에 양의 뿔이나 깃털 장식을 한 사람을 그려 '아름답다'라는 뜻을 갖게 된 것으로 풀이한다. 그래서 美(미)는 ①눈으로 보았을 때의 아름다움 ②감성적 대상에 대하여 느껴지는 것으로서 개인적 이해 관계가 없는 곳에 이루어져 심적 쾌감을 일으키는 요소 ③성적이나 등급 따위를 평정하는 기준의 한 가지 ④어떤 명사 앞 뒤에 붙이어 아름다움을 나타내는 말 ⑤미국 등의 뜻으로 아름답다, 맛나다, 맛이 좋다, 맛있다, 경사스럽다, 즐기다, 좋다, 기리다, 좋은 일, 미국의 약칭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름다울 가(佳), 아름다울 가(嘉), 착하고 아름다울 미(媺),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추할 추(醜)이다. 용례로는 공간 및 시각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예술을 미술(美術), 아름답게 생긴 여자를 미인(美人), 아름다운 덕성을 미덕(美德), 아름다운 얼굴 모습을 미모(美貌), 아름다움과 추함을 미추(美醜), 아름답게 꾸밈을 미화(美化), 성격 상으로 아름다운 점을 미점(美點), 아름답게 생긴 남자를 미남(美男), 아름다운 풍경을 미경(美景), 아름다워서 볼 만한 경치를 미관(美觀), 아름답고 고움을 미려(美麗), 아름다운 풍속을 미풍(美風), 미인은 흔히 불행하거나 병약하여 요절하는 일이 많다는 말을 미인박명(美人薄命), 아름답고 좋은 풍속을 일컫는 말을 미풍양속(美風良俗), 아름다운 말과 글귀라는 뜻으로 아름다운 문장 또는 아름다운 말로 꾸민 듣기 좋은 글귀를 일컫는 말을 미사여구(美辭麗句), 좋은 술과 좋은 과일을 일컫는 말을 미주가과(美酒佳果), 용모의 아름다움이 관에 달린 옥과 같다는 뜻으로 겉만 번지르르하고 알맹이가 없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미여관옥(美如冠玉), 이 세상에서는 견줄 사람이 없을 정도로 뛰어나게 아름다운 여자를 일컫는 말을 절세대미(絶世代美), 한 성을 기울어뜨릴 만한 미색을 일컫는 말을 경성지미(傾城之美), 어느 모로 보나 아름다운 미인 또는 누구에게나 두루 곱게 보이는 방법으로 처세하는 사람 또는 여러 방면의 일에 능통한 사람을 일컫는 말을 팔방미인(八方美人), 거울 속의 미인이라는 뜻으로 실속이 없는 일 또는 실속보다는 겉치레 뿐인 사람을 일컫는 말을 경중미인(鏡中美人), 달콤하고 아름다운 말을 이르는 말을 감언미어(甘言美語), 얼굴의 옆 모습을 그린 미인의 그림을 일컫는 말을 반면미인(半面美人), 착함과 아름다움을 다한다는 뜻으로 완전무결함을 이르는 말을 진선진미(盡善盡美), 너무 지나치게 칭찬하는 말을 일미지언(溢美之言), 따뜻한 의복을 입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는 뜻으로 풍족한 생활을 이르는 말을 온의미반(溫衣美飯), 인품이나 또는 시문이 맑고도 아름다움의 비유를 일컫는 말을 정금미옥(精金美玉), 무엇이든지 처음에 성실하고 신중히 하여야 함을 이르는 말을 독초성미(篤初誠美), 술을 달리 이르는 말을 천지미록(天之美祿), 단발한 젊은 미인 또는 이전에 흔히 신여성의 뜻으로 쓰이던 말을 단발미인(斷髮美人), 자기에게 누가 미칠 아름답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불미지설(不美之說), 좋은 옥과 아름다운 금이라는 뜻으로 아주 좋은 문장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양옥미금(良玉美金), 끝을 잘 맺는 아름다움이라는 뜻으로 시작한 일을 끝까지 잘하여 결과가 좋음을 이르는 말을 유종지미(有終之美), 다른 사람의 훌륭하고 아름다운 점을 도와주어 더욱 빛나게 해 줌을 일컫는 말을 성인지미(成人之美), 좋은 금과 아름다운 옥이라는 뜻으로 뛰어나게 아름다운 글의 비유를 일컫는 말을 양금미옥(良金美玉), 좋은 시절과 아름다운 경치라는 뜻으로 봄 경치를 이르는 말을 良辰美景(양신미경), 천지의 아름다움을 일컫는 말을 천지지미(天地之美), 끝까지 일을 잘 처리하여 일의 결과가 훌륭함을 이르는 말을 유종완미(有終完美), 좋은 법규를 일컫는 말을 양법미규(良法美規), 인정이 두텁고 아름다운 풍속을 일컫는 말을 순풍미속(淳風美俗) 등에 쓰인다.
▶️ 蔭(그늘 음)은 형성문자로 荫(음)은 통자(通字), 荫(음)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초두머리(艹=艸; 풀, 풀의 싹)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陰(음)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蔭(음)은 음보(蔭補)은 뜻으로 ①그늘 ②해그림자 ③음사(蔭仕: 조상의 공덕에 의하여 맡은 벼슬) ④덕택(德澤), 덕분(德分) ⑤지하실 ⑥덮어 가리다 ⑦비호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덮을 비(庇)이다. 용례로는 과거를 거치지 않고 다만 조상의 혜택으로 얻던 관직을 음직(蔭職), 과거를 거치지 아니하고 조상의 공덕에 의하여 맡은 벼슬 또는 그런 벼슬아치를 음관(蔭官), 음관에 대하여 품계를 올려 줌 또는 그 올려 준 품계를 음가(蔭加), 일정하게 정하여 놓은 음관의 벼슬자리를 음과(蔭窠), 조상의 음덕이 있는 자손에게 벼슬을 시키는 일을 음서(蔭叙), 음관을 뽑기 위하여 보이는 시험을 음시(蔭試), 조상의 음덕이 있는 사람을 음인(蔭人), 음관으로서 일을 잘 처리할 만한 재간을 음재(蔭才), 국가로부터 부역을 면제 받는 집을 음호(蔭戶), 나무가 무성한 숲을 음림(蔭林), 좋은 자리에 산소를 씀으로 인하여 그 자손이 복을 받게 된다는 술가의 말을 산음(山蔭), 벼슬아치의 후보를 선발하여 음직의 자리에 적어 넣음을 현음(懸蔭), 맨 끝자리의 낮은 벼슬이나 직위를 말음(末蔭), 부모의 음덕을 친음(親蔭), 나무의 그늘을 목음(木蔭), 무성한 나무의 짙은 그늘을 무음(茂蔭), 나쁜 나무는 그늘이 지지 않는다는 뜻으로 좋지 못한 사람에게서는 바랄 것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악목불음(惡木不蔭) 등에 쓰인다.
▶️ 忘(잊을 망)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마음 심(心=忄, 㣺; 마음, 심장)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亡(망; 숨다, 없어지다)의 합자(合字)이다. ❷회의문자로 忘자는 '잊다'나 '상실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忘자는 亡(망할 망)자와 心(마음 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亡자는 날이 부러진 칼을 그린 것으로 '망하다'나 '잃다', '없어지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렇게 '없어지다'라는 뜻을 가진 亡자에 心(마음 심)자를 결합한 忘자는 '마음을 없애다'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잊으라는 뜻이다. 忘자를 보니 '미망인'이란 단어가 생각난다. 하지만 미망인은 '아직 잊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未忘人(미망인)이 아니라 '아직 따라 죽지 않은 사람'이란 뜻의 未亡人(미망인)이다. 그래서 忘(망)은 주의하는 마음이 없어지다, 잊다는 뜻으로 ①잊다, 기억(記憶)하지 못하다 ②버리다, 돌보지 않다 ③끝나다, 단절되다 ④소홀(疏忽)히 하다 ⑤망령되다 ⑥상실하다, 잃어버리다 ⑦없다 ⑧건망증(健忘症)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어떤 사실을 잊어 버림을 망각(忘却) 또는 망실(忘失), 집안을 망치는 못된 언동을 망덕(忘德), 은혜를 잊음을 망은(忘恩), 잊어 버림을 망기(忘棄), 나이를 잊음을 망년(忘年), 근심을 잊는 일을 망우(忘憂), 보고 듣는 것을 자꾸만 잊어 버림을 건망(健忘), 잊기 어렵거나 또는 잊지 못함을 난망(難忘), 잊지 아니함을 불망(不忘), 잊지 않게 하려는 준비를 비망(備忘), 기억에서 사라짐을 소망(消忘), 잊을 수가 없음을 미망(未忘), 정신이 흐려 잘 보이지 않음을 혼망(昏忘), 노인이 서로 가까이 교제하는 젊은 벗을 일컫는 말을 망년우(忘年友), 어떤 생각이나 사물에 열중하여 자기자신을 잊어 버리는 경지를 일컫는 말을 망아지경(忘我之境), 은혜를 잊고 의리를 배반함을 일컫는 말을 망은배의(忘恩背義), 자신과 집안의 일을 잊는다는 뜻으로 사私를 돌보지 않고 오직 나라와 공을 위해 헌신함을 이르는 말을 망신망가(忘身忘家), 시름을 잊게 하는 물건 또는 술의 딴이름으로 술을 마시면 근심 걱정을 잊게 된다는 데서 온 말을 망우지물(忘憂之物), 나이 차이를 잊고 허물없이 서로 사귐을 일컫는 말을 망년지교(忘年之交), 나이의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교제하는 벗 특히 연소자의 재덕을 인정하여 연장자가 하는 말을 망년지우(忘年之友) 등에 쓰인다.
▶️ 身(몸 신, 나라 이름 건)은 ❶상형문자이나 형성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아기를 가진 여자의 모습을 본뜬 글자로 몸을 뜻한다. 형성문자로 보면 人(인)과 申(신)의 합자(合字)인데 人(인)은 뜻을 나타내며 부수가 되고 申(신)이 발음을 담당하는 글자로 본 것이다. 부수(部首)로서는 몸에 관계가 있는 뜻을 나타낸다. ❷상형문자로 身자는 '몸'이나 '신체'를 뜻하는 글자이다. 身자의 갑골문을 보면 배가 볼록한 임신한 여자가 그려져 있었다. 그래서 身자의 본래 의미는 '임신하다'였다. 身자에 아직도 '(아이를)배다'라는 뜻이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렇게 임신으로 배가 부른 여자를 그린 身자는 후에 '몸의 상태'나 '몸'이라는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 아이를 가진 여자는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해 신경을 쓰게 된다는 의미가 확대되었기 때문이다. 참고로 身자는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관련된 글자는 없다. 그래서 身(신, 건)은 ①몸, 신체 ②줄기,주된 부분 ③나, 1인칭 대명사 ④자기, 자신 ⑤출신, 신분 ⑥몸소, 친히 ⑦나이 ⑧아이를 배다 ⑨체험하다 그리고 ⓐ나라의 이름(건) ⓑ건독(身毒; 인도의 옛이름)(건)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몸 기(己), 물건 물(物), 고기 육(肉),스스로 자(自), 몸 궁(躬), 몸 구(軀),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마음 심(心)이다. 용례로는 개인의 사회적인 지위 또는 계급을 신분(身分), 일신 상에 관한 일을 신상(身上), 일신 상의 처지와 형편을 신세(身世), 몸과 목숨을 신명(身命), 몸에 생긴 병을 신병(身病), 사람의 얼굴에 나타난 건강 상태의 빛을 신수(身手), 몸과 몸의 주위를 신변(身邊), 사람의 키를 신장(身長), 사람의 몸을 신체(身體), 제 몸으로 딴 말에 붙어서 딴 어떤 것도 아니고 그 스스로임을 강조할 때 쓰는 말을 자신(自身), 어떠한 행위나 현상에 상응하는 것이거나 그의 대가임을 나타내는 말을 대신(代身), 무슨 지방이나 학교나 직업 등으로부터 나온 신분을 출신(出身), 죽은 사람의 몸을 이르는 말을 시신(屍身), 신명을 바쳐 일에 진력함을 헌신(獻身), 마음과 몸을 심신(心身),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 몸가짐이나 행동을 처신(處身), 악을 물리치고 선을 북돋아서 마음과 행실을 바르게 닦아 수양함을 수신(修身), 몸을 움직임을 운신(運身), 몸을 불사르는 것을 분신(焚身), 모양을 바꾼 몸 또는 몸의 모양을 바꿈을 변신(變身), 사회에 나아가서 자기의 기반을 확립하여 출세함을 입신(立身), 온몸으로 열정을 쏟거나 정신을 집중하는 상태 또는 그때의 온몸을 혼신(渾身), 체면이나 명망을 망침을 만신(亡身), 몸과 태어난 땅은 하나라는 뜻으로 제 땅에서 산출된 것이라야 체질에 잘 맞는다는 말을 신토불이(身土不二),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의 몸 전체를 일컫는 말을 신체발부(身體髮膚), 남에게 맡기지 아니하고 몸소 맡아함을 일컫는 말을 신친당지(身親當之), 몸 이외에는 아무 것도 없다는 뜻으로 몸이 가장 소중하다는 말을 신외무물(身外無物), 홀로 있는 몸이 아니고 세 식구를 일컫는 말을 신겸처자(身兼妻子), 집이 가난하여 종을 두지 못하고 몸소 종의 일까지 함을 이르는 말을 신겸노복(身兼奴僕), 자기 한 몸이 처해 있는 주위에서 일상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일을 적은 수필체의 글을 이르는 말을 신변잡기(身邊雜記), 뼈가 가루가 되고 몸이 부서진다는 뜻으로 있는 힘을 다해 노력함 또는 남을 위하여 수고를 아끼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분골쇄신(粉骨碎身), 온몸이 성한 데 없는 상처 투성이라는 뜻으로 아주 형편없이 엉망임을 형용해 이르는 말을 만신창이(滿身瘡痍), 자신의 몸을 죽여 인을 이룬다는 뜻으로 자기의 몸을 희생하여 옳은 도리를 행함을 일컫는 말을 살신성인(殺身成仁),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고 출세하여 이름을 세상에 드날림 또는 후세에 이름을 떨쳐 부모를 영광되게 해 드리는 것을 이르는 말을 입신양명(立身揚名), 성공하여 세상에 이름이 드날림을 일컫는 말을 입신출세(立身出世), 의지할 곳 없는 외로운 홀몸을 일컫는 말을 혈혈단신(孑孑單身), 날마다 세 번씩 내 몸을 살핀다는 뜻으로 하루에 세 번씩 자신의 행동을 반성함을 일컫는 말을 삼성오신(三省吾身)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