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세상 23/02/07 환경부 밀실 합의, 불법 확약, 설악산 케이블카 백지화 촉구 - 완화된 규정에도 환경파괴 범위 크고 넓다

[성기화 요셉]

환경부 밀실 합의, 불법 확약, 설악산 케이블카 백지화 촉구

• 기자명 정현진 기자 
•  입력 2023.02.07 15:51
•  수정 2023.02.10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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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화된 규정에도 환경파괴 범위 크고 넓다

종교환경회의가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 백지화를 촉구했다.

7일 천주교창조보전연대 등 5개 종단 환경단체 연대체인 종교환경회의는 세종시 환경부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법 확약과 밀실 합의에 따른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 추진을 백지화 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설악산의 자연과 생명을 지킬 임무를 맡은 정부 부처가 오히려 파괴를 위한 사업을 확약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면서, “이러한 모든 과정이 밀실에서 불법적으로 이뤄졌다는 사실은 경악할 노릇”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모든 생명이 제 삶을 살도록 지키고 돕는 것은 우리 모두를 위한 일이며, 이에 따라 환경부를 설립해 규제 기관으로 역할을 맡긴 것이라며, “그러나 환경부는 자신의 존재 의의를 저버리고 개발업자들에게 사업의 면죄부를 쥐어 주는 데 급급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환경부가 밀실 협의와 불법 확약으로 설악산을 망가뜨리는 일에 앞장서고 있으며, 오히려 적극적으로 권한을 남용해 면죄부를 팔고 있다면서, “법적 책임의 두려움을 아는지 밀실의 합의와 불법 확약서는 공개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종교환경회의는 강원도와 양양군, 환경부에 스스로 잘못을 시인하고 바로잡기를 촉구하고, 그 경위를 국민에게 자세히 밝힐 것을 요구했다.

2월 7일 종교환경회의는 세종시 환경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 백지화를 촉구했다. (사진 제공 = 종교환경회의)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은 2012년부터 추진됐으며, 현재까지 설악산 생태계 파괴 문제를 두고 긴 싸움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2019년 원주지방환경청은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에 대해 “시행 시 부정적 영향이 우려되며, 환경적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이유로 부동의한 바 있다. 그러나 양양군은 이에 불복하고 행정심판을 제기했으며,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부동의 처분을 취소하라고 결정했다.

원주지방환경청, 강원도, 양양군 사이에 환경영향평가서 재보완 사항을 임의로 완화하는 것에 합의한 확약서가 작성된 것이 이 즈음이다. 이 사실을 확인한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은 2022년 11월 말, 확약서를 작성한 전 원주지방환경청장과 환경영향평가 과장을 고발했다. 그리고 약 한 달 뒤인 12월 28일, 양양군은 환경영향평가 2차 보완서를 원주지방환경청에 제출했다.

규정에 따르면 원주지방환경청은 환경영향평가 보완서가 제출된 뒤 45일 내에 최종 검토하고 결정해야 한다. 그 시한은 올해 2월 12일이다.

지난한 싸움으로 이어지던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이 이토록 급물살을 타게 된 것은 윤석열 정부가 이 사업을 대선 공약으로 내세운 데 있다.

한편,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양양군이 환경부에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 재보완서에는 기존 조사 결과보다 설악산 훼손 정도가 더 크고, 사업 면적도 넓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종교단체를 비롯 환경단체들은 지난 1월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 부동의 △불법 확약서 작성 공무원 즉각 파면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 백지화”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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