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조 한국 교원대 교수] "양보운전의 생활화"
차를 몰고 거리에 나가면 곳곳에서 교차로를 만난다. 이때마다 교차차선 차량이 네거리을 빠져 나가기도 전에 성급하게 출발한 차들이 네거리 한복판을 가로 막는다. 네 방향에서 달려온 차들이 열십자 (十)형으로 뒤엉켜 네거리는 순식간에 거대한 주차장이 되고 마는 예를 얼마든지 볼 수 있다. 이러한 일은 교차로에서 늘상 반복된다. 이때마다 경찰관들이 수신호를 하는 것을 보게 된다.
교통신호가 엄연히 있는 데도 차를 빨리 빼려는 생각으로 수신호를 한다지만 대체 정상신호를 무시하고 수 신호를 하는 나라가 어디 있는지 묻고 싶다. 신호가 열려있는 동안 차가 빠지지 못할 것을 뻔히 알면서 그대로 차를 진행시키거나 교차로에 들어온 차가 채 빠지기도 전에 신호가 열렸다고 출발시키기 때문에 항상 교차로의 체증은 가중된다. 이때마다 꼭 있는 것은 끼어들기, 밀어붙이기, 불법 U턴, 경적울리기 등이 겹쳐 상황은 최악으로 발전하게 된다. 중앙선을 넘거나 차선을 무시하고 반대방향으로 들어가 곡예운전을 하는 경우도 있다. 불법과 얌체와 빨리 빨리 가자는조급성이 폭발하여 거리는 아수라장이 되고 여유있는 양보운전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통계에 의하면 쌍나팔을 불어 귀청이 찢어질 정도로 위협적인 경음을 내고 끼어들기를 하는 얌체운전자 단속건수가 1년에 7만여건에 이른다면 운전자둘의성품이 얼마나 조급한가 알 수 있다.
교통체증이 있는대도시는 말그대로 주차장이되고 만다. 뉴욕이나 도쿄, LA 등 세계적인 도시라고 교통체증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곳도우리나랄와 대동소이하다. 그러나 그곳에 거주하는 운전자들은 결단코 교통법규를 위반하거나 끼어들기, 얌체운전으로 교통법규를 위반하지 않는다. 특히 교차로에서 좌회전 차량들의신호가 바끼는 것을 알면서도 지행, 직진차량까지 막는 예는 다른 도시에서는 찾아 볼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일들이 다반사로 일어나기 때문에 교통체증은 더욱 심해간다. 오죽해야 자동차를 달리는 살인무기 라고 부르는가?
교통경찰이 통제하면 왜 나만 단속하느냐고 대들기 보다는 양보운전을 습관화하는운전자의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나도늦는데 너만 빨리가면 되겠느냐는 생각은 너도 망하고 나도 함께 망하자는 심보다. 운전자들은 항상 질서를 지키면서 양보하는 미덕을 가져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진 나쁜 버릇 중 하나가 무엇이건 빨리 빨리 해내려는 조급성이다. 또하나 있다. 어떤일이건 대충대충 처리하려는 적당주의는 안전운전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고속도로에서 3충 충돌을 하고서도 운전자들은 삿대질만 해 댄다. 이미 사고는 났다. 그러면 현명한 대처방법을 모색해야 되는데 그것은 미룬채 잘잘못을 따지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 국민들의 조급성 때문에 생긴 병폐다.
도로를 전속력으로질주하는 것은 일시의 쾌감을 느낄지 모르지만 생명을 내놓는 모험이 뒤따른다. 조금 늦어도 안전운행을 한다는 느긋한 생각이 교차로에서 질서를 지키는 일이요, 거리를 달리면서도 준법정신을 발휘하는 일이다. 양보운전을 습관화하는 것만이 교통문화를 발전시키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