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뉴스가 떴다.
위 악어 버긴 가방 하나 가격이 4,900만 원.
이 정도는 되어야 남들이 알아볼 터.
샤넬, 디올, 구찌 등 외국말이 이어진다.
에르메스 켈리 백 2,300만 원
에르메스 버긴 35 2,500만 원.
에르메스 켈리 25사이즈 셀리에 2,450만 원.
에르메스 델보 모이나 과야드 사넬
디올레이디 백미듐(파우더 핑크 컬리_ 풀박스
디올레이디 백리자드 스킨
디올 새들백
레이디 디올스 터드 미디엄백
콜롬비아 델라스파가백
반탈티나 은반지 : 수십만 원. 은반지이니까...
이 세상에는 언어가 몇 종류일까?
나는 고작 한국말이나 하고, 세종이 창제한 한글로 글 쓴다.
과거에는 대국인 중국의 말과 중국글자인 한문을 써서 언어생활을 하는 자들이 무척이나 많았을 터.
지난 조선조의 식자들은 거의 다 한자로써 글을 쓰고, 붓으로 불글씨 쓰고, 먹물을 묻혀 그림을 쳤다.
조선조 무지랭이들은 일자무식꾼들이 대부분이었을 터.
조선조가 망한 뒤에 일제식민지 시대도 있었다.
내 아버지와 어머니는 초등학교 교문이 어디에 붙었나도 몰랐다.
일제시대 구장(리정, 현재의 리장)이 취학통지서를 가지고 왔는데도 외할아버지는 막내딸(5녀 가운데)한테 소학교에 보내지 않았다고 한다. 외할아버지네 일가의 배-사업에 보증을 섰다가 쫄딱 망했다며 학교에 보내지 않았다고 한다. 그 어린것이 울고불고 틀었어도 끝내에는 학교에 들어가지 못했다고 한다.
내 아버지의 경우에는 의문이다. 식자층인 증조부가 일찍 상처한 뒤에 재취한 여자에만 빠졌을까? 큰자식인 내 할아버지를 가르치지 않았는지...내 할아버지 또한 자식인 내 아버지를 가르치지 않았는지 나는 이해가 안 된다. 자신들은 그렇게 한량으로 지내면서 당신의 자식과 손자의 가르침에는 그렇게 등한시했을까?
일제시대라서 일제의 교육시스템에 반항했다는 뜻일까?
아무래도 재산이 없었다는 뜻일까?
아닐 게다.
나는 어머니와 아버지 덕분에 학교에 다녔다.
그것도 시골에서 초등학교에 다니다가 도회지로 전학 갔다. 내 시골 동무들은 대부분 초등학교 졸업이 끝이었다.
나는 학교 다니면서 영어, 독일어, 일본어 등도 배웠다.
그런데도 제대로 공부하지 못했다. 영어는 취직시험과 직장에서 필요로 했기에 늘 공부해야 했고, 40대에도 솰라솰라했지만 본질은 그저 그랬다.
퇴직한 지도 오래된 지금에는 이들 외국어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는 오로지 우리말로 말하고 우리글자인 한글로 글씨 쓴다.
위 고가품이면서 명품이라는 외국의 악어가죽으로 만든 가방을 보고는 나는 혀를 내두른다.
가방의 이름이 상상도 못할 프랑스어. 요상하게 어려운 외국말을 써야만이 이런 상품이 명품으로 둔갑하나 보다.
하기사 이 문학카페에서도 어려운 한자, 한자말을 써서 꽤나 유식한 체하는 글쟁이도 있기는 하다.
남들이 알지 못하도록, 어렵게 말하고 글 쓰면 더욱 존경을 받는다는 뜻일 게다.
그나 저나... 나는 죽었다가 다시 태어나도 저런 고가품 가방 하나조차 사서 내 아내한테 선물하지 못할 게다.
* 고가품, 명품의 개념은 각각 다르다.
찌질이 가난뱅이가 저런 고가품이 어디 가당하기는 하냐?
사정이 이러하니 누가 나한테 위 가방을 선물했으면 싶다. 또한 이 가방에 어울리는 옷, 구두, 손목시계 등도 선물받고 싶다.
제대로 격식을 갖춘 뒤에 거리에 나가면 삐까번쩍할 게다. 안목있는 사람들은 부러워 할 게다.
하지만 지나가는 반려견인 개들은 전혀 관심을 두지 않을 게다.
<눈에 보이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즐긴다>라는 이치를 안 사람들은 이런 허영의 차림새를 알아볼 게다.
끼리끼리나 통하는 게 세상 이치이기에.
위 가방 하나는 웬만한 근로자의 1년 품값이다.
2021년인 지금의 근로자 품값으로 따져도 1년 급여이다.
수십 년 전을 떠올린다. 농사를 지으려면 일꾼이 필요했다. 남의 집에 들어가서 그 집에서 밥 먹고 자면서 일년내내 농사를 지어주면 일년 뒤에는 품값 새경으로 쌀 12가마니를 받는다. 머슴으로 들어와서는 새경을 미리 앞당겨서 받으면 쌀 8 가마니였다. 80kg 한 가마니 가격은 얼마일까? 2020년 11월 늦가을 현지 쌀 값은 195,000원. 20만 원이 채 안 되었다.
좋다. 한 가마니 가격을 20만 원씩으로 계산하자. 쌀 12가마니는 240만 원이다.
위 악어가죽으로 만든 가방 하나를 사려면 20년 넘게 머슴살이를 해야 살 수 있겠다.
세상은 가진 자 위주로 돌아간다.
가진 자를 우대하고, 덜 가진 자나 못 가진 자는 그들이 알아서 살아갈 게다.
가진 자들은 위 고가품으로 치장하면서 나들이 다니면 정말로 존경받을 게다.
사모님으로 극진히 모실 테니까.
답답하다.
그런데도 지구는 잘도 굴러가더라. 빙글빙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