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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난장(良弓難張)
좋은 활은 당기기 어렵다는 뜻으로, 인재는 발굴하기도 부리기도 어렵다는 말이다.
良 : 어질 량(艮/1)
弓 : 활 궁(弓/0)
難 : 어려울 난(隹/11)
張 : 베풀 장(弓/8)
출전 : 묵자(墨子) 친사편(親士篇)
좋은 활은 힘들여야 당길 수 있다. 즉, 훌륭한 인재는 구하여 부리기가 어려우나 그만한 가치가 있다는 말이다. 아무리 귀하고 값진 물건이라도 제 용도에 쓰이지 않으면 빛을 낼 수 없다. '쥐 잡는 데는 천리마가 고양이만 못하다'는 말이 여기에 들어맞는다. 기복염거(驥服鹽車)라고 천리마가 소금 수레를 끌고 가는 것과 같은 경우다.
그런데 아무리 하루에 천 리를 달릴 수 있을 정도로 좋은 말이라도 백락(伯樂)과 같은 감정가가 가치를 알아주지 않는다면 묻히고 만다. 초야에 묻힌 인재를 발굴하여 나라 일을 맡기기 어려워도 발탁하는 능력이 비상하면 큰 업적을 이룬다.
좋은 활(良弓)은 보통 사람이 펼쳐 당기기 어렵다(難張)는 이 말은 훌륭한 인재는 찾기도 어렵고 부리기도 어렵다는 말이다. 하지만 명궁이 나타나면 백발백중 과녁을 맞히듯이 안목을 가진 지도자는 능력을 알고 그것을 발휘하도록 한다.
중국 전국시대(戰國時代) 초기의 사상가로 겸애설(兼愛說)을 주창한 묵자(墨子)의 저작 '묵자'에 나오는 이야기다. 겸애설은 자신을 사랑하듯이 남을 사랑하면 천하가 태평하고 백성이 번영하는데 그것이 하늘의 뜻이라고 하는 주장이다.
군주가 나라를 다스리려면 마땅히 어진 선비를 가까이 두어야 한다는 친사(親士)편의 내용을 보자. 맡은 일을 감당하지도 못하면서 그 자리에 있다면 그는 합당한 사람이 아니라면서 이어진다.
좋은 활은 당기기 어렵지만 화살이 높은 곳에 이르고 깊이 박히며, 좋은 말은 타기 어려우나 무거운 짐을 지고 멀리까지 갈 수 있다(良弓難張 然可以及高入深 良馬難乘 然可以任重致遠). 그러면서 좋은 인재는 부리기 어려워도 임금을 보좌하여 덕을 천하에 드러나게 할 수 있다고 했다.
강태공(姜太公)에 나라 일을 맡긴 서백(西伯)이나 신분이 낮은 사람들을 능력에 따라 기용하여 강국을 만들었던 한무제(漢武帝), 또 삼고초려로 제갈량(諸葛亮)을 들인 유비(劉備) 등은 인사를 잘하여 부강하게 한 일례다.
이럴 때 대비되는 것이 근절되지 않는 코드 인사에 낙하산이다. 재주를 숨긴 인재가 분명 존재할 텐데 찾을 생각도 없고 안목도 없는 모양이다.
묵자(墨子) 친사(親士)
선비와 친하기; 인재(人才)를 중시함.
入國而不存其士則亡國矣.
건국(建國)을 했어도 인재(人才)를 존중하지 않으면 나라를 잃는다.
見賢而不急, 則緩其君矣.
현사(賢士)를 보고 서두르지 않는다면 게으른 군주이다.
非賢無急, 非士無與慮國, 緩賢忘士而, 能以其國存者, 未曾有也.
현사를 서둘러 등용하지 않고, 그들과 더불어 나라를 걱정하지 않고, 현사 등용에 게으르고, 현사를 잊고서도 그 나라를 보존한 사례는 없었다.
昔者文公出走而正天下, 桓公去國而霸諸侯.
옛날 문공은 도주(逃走)하여 천하를 바로잡았고, 환공은 나라를 떠나 제후들의 패자가 되었다.
越王句踐遇吳王之醜而, 尙攝中國之賢君.
월왕 구천은 오왕 부차(夫差)에게 치욕을 당하였으나, 오히려 중원을 안정시킨 현군 칭송을 받았다.
三子之能達名成功於天下也, 皆於其國抑而大醜也.
세 인물은 명성과 공덕을 천하에 떨쳤지만, 모두 자국에서 억눌리고 큰 부끄러움을 당한 바 있다.
太上無敗, 其次敗而有以成. 此之謂用民.
가장 좋은 것은 승승장구(乘勝長驅)의 무패이겠으나, 차선(次善)은 패배하고서도 성공을 이루어내는 것이다. 이를 일러 용민(𤰃民; 민심을 사로잡음)이라 한다.
吾聞之曰 : 非無安居也, 我無安心也; 非無足財也, 我無足心也.
나는 다음과 같이 들었다. "안전한 거처가 없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안심하지 못하는 것이요, 풍족한 재물이 없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만족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是故, 君子自難而易彼, 衆人自易而難彼.
이러한 까닭으로, 군자는 자신이 어려워도 남을 편안하게 하고, 중인은 자신이 편안하려고 남을 어렵게 한다.
君子進不敗其志, 內究其情.
군자는 진취적으로 그 속마음(志)을 꺾이지 않고, 안으로는 그 마음가짐을 깊고 단단하게 한다.
雖雜庸民, 終無怨心. 彼有自信者也.
비록 용민(庸民)과 섞여도 끝내 원망하는 마음을 갖지 않는다. 이는 스스로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是故, 爲其所難者, 必得其所欲焉.
그래서 난관을 극복하는 사람은 필시 바라는 것을 얻고야 만다.
未聞爲其所欲, 而免其所惡者也.
그러나 바라는 것만 쫓는 사람이 싫어하는 일을 면하였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是故, 偪臣傷君, 諂下傷上.
그래서 핍신(偪臣)은 임금을 해치고, 아래에는 사특(私慝)하고 위로는 상사를 해친다.
是故, 君必有弗弗之臣, 上必有詻詻之下.
그래서 군주는 반드시 반론을 제기(弗弗)하는 신하가 있어야 하고, 상사는 반드시 액액(詻詻; 따지다)하는 부하가 있어야 한다.
分議者延延而支苟者詻詻, 焉可以長生保國.
의견을 나누면 소통하고 진실을 따지게 되니, 이것이 바로 오래도록 나라를 보전하는 길이다.
臣下重其爵位而不言.
신하가 자신의 자리를 지키려 하면 할 말을 못한다.
近臣則喑, 遠臣則唫, 怨結於民心.
가까운 신하는 입을 다물고, 먼 신하는 한숨만 쉬며, 민심에는 원한이 맺힌다.
諂諛在側, 善議障塞, 則國危矣.
측근들은 아첨하고, 좋은 의견은 차단(障塞)되어 결국 나라는 위기에 빠지게 된다.
桀紂不以其無天下之士邪?
걸왕이나 주왕에 천하에 뛰어난 선비가 없었던가?
殺其身而喪天下.
스스로를 죽이고 천하를 잃은 것이었다.
故曰, 歸國寶不若獻賢而進士.
그래서 나라에 보물을 보내는 것이 현사를 천거하고 진출시킴만 못하다 하는 것이다.
今有五錐, 此其銛 銛者必先挫.
지금 송곳 다섯 개가 있다면, 어느 것이 뾰족한가를 살펴 가장 뾰족한 것부터 부러질 것이다.
有五刀, 此其錯, 錯者必先靡.
칼 다섯 자루가 있다면, 어느 것이 날이 잘 섰나 보아 가장 잘 드는 것부터 무디어질 것이다.
是以甘井近竭, 招木近伐.
이처럼 맛좋은 우물이 먼저 마르고, 높게 자란 나무가 먼저 베어질 것이다.
靈龜近灼, 神蛇近暴.
점술(占術)용 영험한 거북이가 먼저 구워지고, 제사용으로는 신령스런 뱀이 먼저 말려질 것이다.
是故, 比干之殪, 其抗也, 孟賁之殺 其勇也.
그래서 비간은 자신의 항거로 인해 목숨을 잃었고, 맹분은 자신의 용맹으로 인해 죽임을 당했다.
西施之沈 其美也, 吳起之裂 其事也.
서시가 투신한 것은 자신의 미모 때문이었고, 오기가 몸이 찢겨진 것은 일처리에 뛰어났기 때문이었다.
故彼人者, 寡不死其所長, 故曰; 太盛難守也.
이들은 자신의 장점으로 인해 죽게 된 것이니, 그래서 "크게 성한 것은 지키기 어렵다"고 말하는 것이다.
故雖有賢君, 不愛無功之臣, 雖有慈父, 不愛無益之子.
만약 현명한 군주라면 공이 없는 신하를 총애하지 않고, 만약 자애로운 아버지라면 무익한 아들을 아끼지 않는다.
是故, 不勝其任而處其位, 非此位之人也.
그래서 요직에 오르지 못한 것이 아니라, 그 자리에 오를만한 자격이 못되는 것이다.
不勝其爵而處其祿, 非此祿之主也.
작위와 국록을 받지 못한 것이 아니라, 그 국록의 주인감이 못되는 것이다.
良弓難張, 然可以及高入深.
양궁(良弓)은 당기기는 어렵다. 그러나 높이 날아 깊이 박힌다.
良馬難乘, 然可以任重致遠.
양마(良馬)는 다루기는 어렵다. 그러나 무거운 짐을 싣고 멀리까지 갈 수 있다.
良才難令, 然可以致君見尊.
훌륭한 인재는 부리기는 어렵다. 그러나 임금의 존엄을 나타낼 수 있다.
是故, 江河不惡小谷之滿己也. 故能大.
그래서 양자강과 황하는 작은 골짜기 물도 받아 채운다. 그래서 큰물을 이룰 수 있는 것이다.
聖人者 事無辭也 物無違也. 故能爲天下器.
성인은 말없이 일하며 어긋남이 없다. 그래서 천하의 그릇이 될 수 있는 것이다.
是故, 江河之水, 非一水之源也.
그래서 강물의 근원은 하나가 아닌 것이다.
千鎰之裘 非一狐之白也.
2만냥 무게의 가죽은 여우 한 마리에서 얻을 수 없다.
夫惡有同方取, 不取同而已者乎? 蓋非兼王之道也.
필부라 해서 같은 편하고만 어울리고, 그렇지 않으면 어울리지 않는가? 덮어 두는 것은 겸애(兼愛)왕의 도가 아니다.
是故, 天地不昭昭.
이처럼 천지는 밝기만 하지 않다.
大水不潦潦, 大火不燎燎.
큰 물은 고여 있기만 하는 것이 아니고, 큰 불은 활활 타는 것만은 아니다.
王德不堯堯者. 乃千人之長也.
왕의 덕이 늘 요임금 같을 수는 없다. 모두 보살펴야 하는 우두머리이기 때문이다.
其直如矢 其平如砥, 不足以覆萬物.
화살같이 곧고 숫돌처럼 반듯하여도, 만물을 덮고 감싸기엔 부족하다.
是故, 谿陝者速涸, 逝淺者速竭, 墝埆者其地不育.
그래서 작은 냇물은 쉬 마르고, 얕은 물은 쉬 바닥을 드러내며, 메마르고 척박한 땅은 (만물을) 키우지 못한다.
王者淳澤不出宮中, 則不能流國矣.
왕의 은택도 궁중에서 나오지 않으면, 온 나라에 흐르지 못할 것이다.
▶️ 良(어질 량/양)은 ❶상형문자로 곡류 중에서 특히 좋은 것만을 골라 내기 위한 기구의 상형으로 좋다의 뜻을 나타낸다. ❷상형문자로 良자는 '어질다'나 '좋다', '훌륭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良자는 艮(그칠 간)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아무 관계가 없다. 良자의 갑골문을 보면 지붕이 있는 복도인 회랑(回廊)이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회랑은 건물과 건물을 연결하는 복도를 말한다. 갑골문에는 이렇게 건물을 연결하는 복도와 중심부가 표현되어 있었다. 그래서 良자의 본래 의미는 '회랑'이었다. 그러나 후에 良자가 '좋다'나 '아름답다', '어질다'와 같은 뜻으로 가차(假借)되면서 지금은 廊(복도 랑)자가 '회랑'이나 '복도'라는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良(량/양)은 ①어질다 ②좋다 ③훌륭하다 ④아름답다 ⑤착하다 ⑥곧다 ⑦길(吉)하다 ⑧잠깐 ⑨잠시(暫時) ⑩진실로 ⑪참으로 ⑫남편(男便)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어질 인(仁)이다. 용례로는 양심적인 지식과 판단력을 양식(良識), 사람으로서 마땅히 가져야 할 바르고 착한 마음을 양심(良心), 내용이 좋고 유익한 책을 양서(良書), 대단히 좋음을 양호(良好), 사람으로서의 좋은 바탕으로 착한 사람 또는 물품 따위의 좋은 질을 양질(良質), 어질고 착한 성질로 어떤 병이 낫기 쉬운 상태 또는 그 성질을 양성(良性), 좋은 약을 양약(良藥), 어진 아내를 양처(良妻), 어진 재상을 양상(良相), 어질고 충성스러운 신하를 양신(良臣), 선량한 백성을 양민(良民), 착한 사람 또는 선량한 백성을 양인(良人), 좋은 버릇을 양습(良習), 질이 좋은 화폐 또는 실제의 값이나 조건이 법정 값이나 조건과 차이가 적은 화폐를 양화(良貨), 사람이 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지능이나 타고난 지혜를 양지(良知), 꽤 오래 또는 한참 지남을 양구(良久), 양민의 집 또는 지체와 교양이 있는 집안을 양가(良家), 어질고 순함을 양순(良順), 나쁜 점을 고쳐 좋게 함을 개량(改良), 행실이나 성질 따위가 나쁨을 불량(不良), 뛰어나게 좋음을 우량(優良), 착하고 어짐을 선량(善良), 아름답고 착함을 가량(佳良), 뛰어난 인물을 뽑음 또는 선출된 인물을 선량(選良), 순진하고 선량함을 순량(純良), 어진 이와 착한 이를 현량(賢良), 순진하고 선량함을 순량(淳良), 좋은 약은 입에 쓰다는 뜻으로 충언은 귀에 거슬린다는 말을 양약고구(良藥苦口), 좋은 새는 나무를 가려서 둥지를 튼다는 뜻으로 어진 사람은 훌륭한 임금을 가려 섬김을 이르는 말을 양금택목(良禽擇木), 지아비에게는 좋은 아내이면서 자녀에게는 현명한 어머니를 두고 이르는 말을 양처현모(良妻賢母), 훌륭한 장인은 애쓴다는 뜻으로 재주가 뛰어난 사람의 가슴 속에는 고심이 많다는 말을 양공고심(良工苦心), 좋은 옥과 아름다운 금이라는 뜻으로 아주 좋은 문장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양옥미금(良玉美金), 깊은 생각을 하지 않고도 알고 배우지 않고도 행할 수 있는 능력이라는 뜻으로 경험이나 교육에 의하지 않고 선천적으로 사물을 알고 행할 수 있는 마음의 작용을 이르는 말말을 양지양능(良知良能), 좋은 금과 아름다운 옥이라는 뜻으로 뛰어나게 아름다운 글의 비유를 일컫는 말을 양금미옥(良金美玉), 좋은 시절과 아름다운 경치라는 뜻으로 봄 경치를 이르는 말을 양신미경(良辰美景), 한나라 때에 태수의 연봉이 이천 섬이었던 데서 선정을 베푸는 지방 장관을 이르는 말을 양이천석(良二千石), 죄 없는 사람을 잘못 잡음을 일컫는 말을 양민오착(良民誤捉), 좋은 법규를 일컫는 말을 양법미규(良法美規), 아름답고 좋은 풍속을 일컫는 말을 미풍양속(美風良俗), 어진 어머니이면서 또한 착한 아내를 일컫는 말을 현모양처(賢母良妻), 순수한 금과 좋은 옥이라는 뜻으로 인격이나 문장이 아름답고 깨끗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정금양옥(精金良玉), 악한 일을 한 사람에게도 아직 양심은 남아 있음 곧 바르게 인도할 여지가 있음을 뜻하는 말을 상유양심(尙有良心), 남자는 재능을 닦고 어진 것을 본받아야 함을 이르는 말을 남효재량(男效才良) 등에 쓰인다.
▶️ 弓(활 궁)은 ❶상형문자로 가운데가 불룩하게 굽은 활의 모양을 본떴다. 弓(궁)이 부수가 되어 글자를 만들 때는 활 또는 화살을 쏘는 동작과 관계가 있음을 나타낸다. ❷상형문자로 弓자는 '활'이나 '활 모양'을 뜻하는 글자이다. 갑골문에 나온 弓자의 보면 구부러진 활과 활시위가 함께 그려져 있었다. 심지어 활 위로는 장식까지 표현되어 있다. 이렇게 활을 그린 弓자는 금문과 소전을 거치면서 모습이 크게 바뀌게 되었다. 화살을 쏘기 위해서는 활의 시위를 당겨야 한다. 그래서 弓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당기다'나 '베풀다'라는 뜻을 전달하게 된다. 그러나 일부 글자에서는 활과는 관계없이 단지 모양자만을 빌려 쓴 예도 있다. 그래서 弓(궁)은 (1)활 (2)성(姓)의 하나 (3)중국에서, 활을 쏠 때 과녁까지의 거리를 재는 단위(單位). 1궁을 6자(尺)로 했음. 현재(現在)는 5자 (4)땅을 재는 단위(單位). 8자를 1궁으로 함 등의 뜻으로 ①활(화살을 메워서 쏘는 기구) ②활 모양 ③궁술(弓術: 활을 쏘는 법이나 기술) ④활의 길이 ⑤여덟 자, 길이의 단위(單位) ⑥구부정하게 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화살 시(矢)이다. 용례로는 활의 세기를 궁력(弓力), 활을 쏘는 사람이나 군사를 궁수(弓手), 활을 만드는 일을 업으로 삼는 사람을 궁인(弓人), 화살을 메워서 쏘는 기구를 궁자(弓子), 바이올린이나 아쟁 따위의 현악기를 활로 켜서 연주함을 궁주(弓奏), 활 모양으로 굽은 형상을 궁형(弓形), 활을 쏘는 온갖 기술을 궁술(弓術), 활과 화살을 궁시(弓矢), 활등처럼 굽은 허리를 궁요(弓腰), 활을 넣어 두는 자루를 궁의(弓衣), 활을 만드는 재료를 궁재(弓材), 활을 쏘던 군대를 궁대(弓隊), 활 쏘는 데 지켜야 할 여러 가지 도의 궁도(弓道), 활을 쏘는 자세를 궁체(弓體), 활은 부러지고 화살을 다 없어짐이라는 뜻으로 힘이 다하여 어찌할 도리가 없음이라는 말을 궁절시진(弓折矢盡), 활과 과녁이 서로 맞았다는 뜻으로 기회가 서로 들어 맞는다는 말을 궁적상적(弓的相適), 새를 다 잡고 나면 활은 창고에 넣는다는 뜻으로 이용 가치가 없어지면 버림을 받게 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조진궁장(鳥盡弓藏), 한 번 화살에 놀란 새는 구부러진 나무만 보아도 놀란다는 뜻으로 한번 놀란 사람이 조그만 일에도 겁을 내어 위축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경궁지조(驚弓之鳥), 활에 놀란 새 즉 활에 상처를 입은 새는 굽은 나무만 보아도 놀란다는 뜻으로 한번 놀란 사람이 조그만 일에도 겁을 내어 위축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상궁지조(傷弓之鳥), 묵은 활과 새 화살이란 뜻으로 그래야만 잘 맞는다는 데서 나온 말을 구궁신시(舊弓新矢), 남의 활을 당겨 쏘지 말라는 뜻으로 무익한 일은 하지 말라는 말 또는 자기가 닦은 것을 지켜 딴 데 마음 쓰지 말 것을 이르는 말을 타궁막만(他弓莫輓) 등에 쓰인다.
▶️ 難(어려울 난, 우거질 나)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새 추(隹; 새)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근; 난)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진흙 속에 빠진 새가 진흙에서 빠져 나오기 어렵다는 뜻이 합(合)하여 '어렵다'를 뜻한다. 본래 菫(근)과 鳥(조)를 결합한 글자 형태였으나 획수를 줄이기 위하여 難(난)자로 바꾸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새의 이름을 가리켰다. ❷형성문자로 難자는 '어렵다'나 '꺼리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難자는 堇(진흙 근)자와 隹(새 추)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堇자는 진흙 위에 사람이 올라서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지만 여기에서는 '근, 난'으로의 발음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難자는 본래 새의 일종을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였다. 그러나 일찌감치 '어렵다'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었기 때문에 어떠한 새를 뜻했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렇다면 새의 일종을 뜻했던 글자가 왜 '어렵다'라는 뜻을 갖게 된 것일까? 혹시 너무도 잡기 어려웠던 새는 아니었을까? 가벼운 추측이기는 하지만 전혀 근거가 없지만은 않아 보인다. 그래서 難(난, 나)은 (1)어떤 명사(名詞) 아래에 붙어서 어려운 형편이나 처지라는 뜻을 나타내는 말 (2)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어렵다 ②꺼리다 ③싫어하다 ④괴롭히다 ⑤물리치다 ⑥막다 ⑦힐난하다 ⑧나무라다 ⑨삼가다(몸가짐이나 언행을 조심하다) ⑩공경하다, 황공해하다 ⑪근심, 재앙(災殃) ⑫병란(兵亂), 난리(亂離) ⑬적, 원수(怨讐) 그리고 ⓐ우거지다(나) ⓑ굿하다(나) ⓒ어찌(나)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쓸 고(苦), 어려울 간(艱)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쉬울 이(易)이다. 용례에는 어려운 고비를 난국(難局),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난문(難問), 어려운 문제를 난제(難題), 전쟁이나 사고나 천재지변 따위를 당하여 살아 가기 어려운 처지에 빠진 백성을 난민(難民), 풀기가 어려움을 난해(難解), 일을 해 나가기가 어려움을 난관(難關), 무슨 일이 여러 가지 장애로 말미암아 순조롭게 진척되지 않음을 난항(難航), 꺼리거나 어려워하는 기색을 난색(難色), 어려움과 쉬움을 난이(難易), 견디어 내기 어려움을 난감(難堪), 바라기 어려움을 난망(難望), 처리하기 어려움을 난처(難處), 잊기 어렵거나 또는 잊지 못함을 난망(難忘), 어떤 사물의 해명하기 어려운 점을 난점(難點), 뭐라고 말하기 어려움을 난언(難言), 병을 고치기 어려움을 난치(難治), 이러니 저러니 옳으니 그르니 하며 시비를 따져 논하는 것을 논란(論難), 남의 잘못이나 흠 따위를 책잡아서 나쁘게 말함을 비난(非難), 경제적으로 몹시 어렵고 궁핍함을 곤란(困難), 뜻밖에 일어나는 불행한 일을 재난(災難), 힐문하여 비난함을 힐난(詰難), 괴로움과 어려움을 고난(苦難), 위험하고 어려움을 험난(險難), 공격하기 어려워 좀처럼 함락되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난공불락(難攻不落), 잊을 수 없는 은혜를 일컫는 말을 난망지은(難忘之恩), 누구를 형이라 아우라 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누가 더 낫다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서로 비슷함 또는 사물의 우열이 없다는 말로 곧 비슷하다는 말을 난형난제(難兄難弟), 마음과 몸이 고된 것을 참고 해나가는 수행을 일컫는 말을 난행고행(難行苦行), 어려운 가운데 더욱 어려움이 있다는 말을 난중지난(難中之難), 어려운 일은 반드시 쉬운 일에서 생겨난다는 말을 난사필작이(難事必作易), 어렵고 의심나는 것을 서로 묻고 대답함을 일컫는 말을 난의문답(難疑問答), 매우 얻기 어려운 물건을 일컫는 말을 난득지물(難得之物), 변명하기 어려운 사건을 일컫는 말을 난명지안(難明之案), 교화하기 어려운 어리석은 백성을 이르는 말을 난화지맹(難化之氓) 등에 쓰인다.
▶️ 張(베풀 장)은 ❶형성문자로 张(장)은 약자(略字), 弡(장)은 고자(古字)이다. 張(장)은 뜻을 나타내는 활 궁(弓; 활)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長(장)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長(장)은 길다, 길게 하다의 뜻으로, 張(장)은 활에 화살을 대어 쏘는 것을 말하는데, 나중에 화살에 한하지 않고, 당기다, 펴다, 부풂을 뜻하였다. ❷회의문자로 張자는 '베풀다'나 '넓히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張자는 弓(활 궁)자와 長(길 장)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長자는 머리가 긴 노인을 그린 것으로 '길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렇게 '길다'라는 뜻을 가진 長자에 弓자를 결합한 張자는 화살을 멀리 쏜다는 의미에서 '널리 퍼트리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張(장)은 (1)일정한 명사(名詞) 뒤에 붙어 얇고 넓적한 조각의 뜻을 나타냄. 매(枚) (2)장성(張星) (3)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베풀다(일을 차리어 벌이다, 도와주어서 혜택을 받게 하다) ②어떤 일을 벌이다 ③기세(氣勢)가 오르다 ④세게 하다, 성(盛)하게 하다 ⑤넓히다, 크게 하다 ⑥크게 떠벌이다 ⑦내밀다, 드러내다 ⑧어그러지다, 어긋나다 ⑨속이다, 기만(欺瞞)하다 ⑩뽐내다, 교만(驕慢)을 부리다 ⑪부어오르다, 불룩해지다 ⑫휘장(揮帳: 피륙을 여러 폭으로 이어서 빙 둘러치는 장막), 장막(帳幕) ⑬별자리의 이름,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펼 신(伸), 베풀 진(陳), 베풀 시(施), 베풀 설(設)이다. 용례로는 시위를 걸어 놓은 활을 장궁(張弓), 나쁜 일을 일으킨 주동자를 장본인(張本人), 팽팽하게 켕기는 것과 늦추는 것을 장이(張弛), 등불의 켜 놓음을 장등(張燈), 눈을 부릅뜸을 장목(張目), 번거롭고 긺이나 지루함을 장황(張皇), 베풀어서 갖춤을 장설(張設), 종잇장 따위의 수효를 장수(張數), 책장의 차례를 장차(張次), 자기 의견을 굳이 내세움을 주장(主張), 마음을 다잡아 정신을 바짝 차리거나 몸이 굳어질 정도로 켕기는 일 또는 그런 심리 상태를 긴장(緊張), 사실보다 지나치게 떠벌려 나타냄을 과장(誇張), 늘이어서 넓게 함을 확장(擴張), 물체나 세력이나 권리 따위를 늘이어 넓게 펴거나 뻗침을 신장(伸張), 직무를 띠고 임시로 다른 곳으로 나감을 출장(出張), 이름과 실상이 일치하지 못하는 것의 비유를 일컫는 말을 장관이대(張冠李戴), 사람이 격분하거나 흥분하면 혈맥의 펼쳐 움직임은 강한 모습을 띄게 되지만 그 속은 마르게 된다는 말을 장맥분흥(張脈憤興), 장씨의 셋째 아들과 이씨의 넷째 아들이란 뜻으로 성명이나 신분이 뚜렷하지 못한 평범한 사람들을 비유하는 말을 장삼이사(張三李四), 헛되이 목소리의 기세만 높인다는 뜻으로 실력이 없으면서도 허세로만 떠벌림을 일컫는 말을 허장성세(虛張聲勢), 얼굴에 쇠가죽을 발랐다는 뜻으로 몹시 뻔뻔스러움을 두고 하는 말을 면장우피(面張牛皮), 말을 길게 늘어놓을 필요가 없다는 말을 불필장황(不必張皇), 사물을 지나치게 떠벌린다는 말을 과대황장(過大皇張), 눈을 크게 뜨고 담력으로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곧 두려워하지 아니하고 용기를 내어 일을 함을 이르는 말을 명목장담(明目張膽), 집안에 살림을 주장할 만큼 장성한 남자가 없다는 말을 외무주장(外無主張), 이미 벌린 춤이란 뜻으로 이미 시작한 일이니 중간에 그만 둘 수 없다는 말을 기장지무(旣張之舞), 한 번 팽팽히 당기고 한 번 느슨하게 한다는 뜻으로 한 때 일을 시키면 한 때 쉬게 해야 한다는 말을 일장일이(一張一弛)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