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이 되면 "다음 공일엔 천렵이나 갈까? 하고 으레 한 두 번은 제안하는 친구가 있다. '천렵'이라는 말을 들으면 … 좀 과장해서 나는 전기가 오른 듯한 기분이 돼 버린다〉〈찌는 듯한 더위 속에 서울이라는 지겨운 도회에서 사는 사람에게 그것은 귀에 솔깃한 말이라기보다는 온몸에 전기가 오르게 하는 말인 것이다, '천렵'이라고 하면 개울이나 강에 가서 물고기를 잡는 것을 말한다〉'홍승면의 엣세이' "천렵"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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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어릴 때 시골 외할머니 집 동네 앞에 흐르는 냇가에서 발가벗고 고기잡이하든 시절, 그때를 아십니까?
이영기(권태희), 김기근(권정숙), 이상국(권정숙), 권준화(서주영),권찬준(박인규), 정영락(김영희), 박중남(김남희), 14명이 지난주 8월 2일(토) 1박2일간 경기도 현리에 있는 물좋고 정자좋은 녹수계곡에 천렵을 다녀왔다.
치밀하고 계획성 있는 김기근 왕총무 주관 하에 계곡 내에 있는 "잔디밭집"이라는 개인 별장을 1일 전세 내어 현지에 도착한 것이 당일 16:00시경, 도착하자마자 반바지에 스리퍼차림으로 바닥까지 훤히 보이는 맑은 물(꼭 내 마음 같드라)에 미리 준비해간 투망을 정영락이가 던지고 나는 뒤에 쫄쫄 따라 다니면서 비닐 봉지에 1급수에만 산다는 쉬리와 피래미, 꺽지, 모래무지, 매자 등을 주워 담아 가면서 상류로 조금씩 올라가니 옆에는 사발모찌, 반도, 그물로 고기 잡는 모습이 50년전 우리들의 모습과 흡사하여 내가 지금 옛날로 돌아와 있구나 하고 착각 할 정도였다.
다른 친구들이 도착하기 전에 시험 삼아 1차로 20여 바리(마리)를 잡아 와서 별장 내에 깔려있는 잔디밭에 앉아 솥뚜껑 위에서 굽는 돼지 삼겹살로 백세주와 소주를 섞은 오십세주를 중. 고등학교 불알 친구들 모아놓고 순배하니 커――어!
더 이상 무얼 바랄 것이요?
이 나이 되면 이제 만나는 것도 지겨울낀데도 아직까지 중.고 동창들과 끈끈하게, 무슨 귀신에 홀낀것처럼 여생을 같이 걸어가는 것을 보면 "경북 중.고등학교 나온 사람들 좌우지간 웃기는 사람들이다"라고 참석한 마누라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을 들으니 "우리도 왜 그런지 모르겠다"라는 말 이외는 확실한 답을 줄수가 없었다.
○ 저녁 식사후 2차 천렵에서 남녀 공히 후래쉬를 들고 강에 들어가 정영락이의 숙달된 투망 솜씨에 감탄사를 연발하면서 100여바리를 순식간에 포획한 뒤 부인들의 "산들바람" "해는 저서 어두운데" "고향생각" 노래를 들으며 (요고는 피세다) 무릎까지 오는 강가를 거닐며 늙은 마누라 미끄러버 넘어 질까봐 잡은 것인지? 무드 잡을려고 잡은 것인지? 서로 손을 맞잡고 걸어보니 새로운 맛은 나든데 그래도 이제는 전기 오는 것같이 찌릿찌릿한 맛은 없어졌드라.
밤 10:00시경 잡아온 물고기를 튀겨서 아싹아싹 씹어보니 요것 또한 별미였다.
평소 식성좋은 이상국이는 입속에 넣어 씹고 있으면서도 양손에 한바리씩 더 들었으니 순식간에 3바리씩은 이상국이의 입으로…… 총 32바리를 이상국이 마누라와 공동으로 먹어되니 우리는 뭐묵노?
클 때 몬묵고 어렵게 큰 사람들은 어른이 되어도 못고치는 것을보면 습관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서분지……. (안됐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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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공기 좋고 물 좋은 곳으로 와보니 우리들 보다 마누라들이 더 좋아하면서 "라면을 먹어도 밖에 나와서 먹으면 맛있다"라는 명언을 한 권정숙(이상국)여사의 뜻을 받들어 "이제는 자주하자"라고 말들은 했는데 술취하면 무슨 소리를 못하나?
술먹고 나면 다음 순서는 이야기 않해도 뻔한 고도리 순서, 새벽 시시(03:00)까지 구들장이 꺼지라고 화투장을 내리치다가 끝날 때 돈계산 해보면 잃은 사람만 수두룩, 딴 돈과 잃은 돈 맞추어 보면 기십만원이 차이 나는데도. 이제는 늙어서 얼굴에 주름살이 늘어나니 딴 사람이나 잃은 사람이나 표정이 똑같아 누가 땄는지 알수가 없자 내일 한번 더 붙자 하고 잠자리에 들었으나 새벽잠들이 없으니 밖으로 나와 물소리만 들리는 새벽 안개낀 계곡의 별장 베란다 의자에 새벽공기를 마시면서 앉아 있으니 시상(詩想)이 확 떠오르는데 환장하겠데…… (※ 웃기네. 일마 돌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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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에 끓여주는 북어국에 해장술을 곁들여 일배한 뒤 얼그리한 기분에 창밖을 내다보니 이제 또 돌아갈 일이……
고마 요기서 살았시마 싶은기!!
그래도 안갈수는 없고. 돌아오는 도중에 앞서가든 이상국이의 차가 청평유원지 및 대성리를 지나 남한산성코스로 가다가 오후1시경 지가 잘 안다는 수제비집(봉주르)으로 안내하길래 8명(6명은 이자뿌고)이 식탁에 앉은것까지는 좋았는데 30∼40분이 지나도 수제비는 안나오고, 배는 고파오고, 이상국이는 지나 다니는 종업원에게 우에 됬느냐고 노상 물어 봤자 "예, 금방 나옵니다" 라고만 대답할뿐 수제비는 나타날 생각이 젼혀 없었다. 그러자 부인들은 "물 끓이고 밀가루 반죽 떠서 넣으면 금방 될낀데, 마싰게 할려고 그러는 모양이다"라고 하자 그때 누군가가 "이러다가 나중에 뭐 시켰습니까? 하고 엉뚱한 말할끼다" 라는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종업원이 오더니 진짜로 "언제 시켰습니까?"라는 것이 아닌가. 와, 열 오르데!! 8명이 동시에 화다닥 일어나서 경상도 영감, 할마이들 그 큰 목소리로 "주인 오라캐라――아"라고 소리 질러본들 소는 물건너 갔고 수제비는 올 생각도 안하고 닭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꼴이 되어, 들어온지 1시간만에 도로 나오는데 우리보다 늦게 들어온 손님들이 후루룩 소리내 가면서 수제비와 국물을 먹고 마시는 것을 보니 눈물이 얼마나 나든지. 배가 고파 나오는 눈물인지, 억울해서 나오는 눈물인지, 아이면 빗물인지? 좌우간 물은 물이었다. 이상국이를 친구라고 같이 돌아다니는 우리들 신세. 이거는 누가 뭐라캐도 악연이다. 우리는 이 사건을 "수제비 사건"이라고 기록에 남기기로 했다.
아, 괴롭다 "천렵"에 얽힌 이야기는 요고로 끝을 낼란다. 특별 공지사항을 눈여겨 봐도오. 요고라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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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공지사항
● 추석(9.10∼9.12)보내고 가실이 오기 전에 한번 더 해 볼라 카는데 희망하면 김기근 왕 총무(016-380-4532)에게 신청해라. 요번에는 경쟁이 심하지 싶은데(?) 다는 못 데리고 가고 추석 명절때 하는 것 보고 추석 다음날 바로 참가합격통지서를 개별로 우송할 예정으로 있음.
● 추진 및 심사위원장 (박중남)이 명절때만 되면 선호하는 물건이 있는데 참고로 열거한다면
- 1등급 : 영광굴비, 갈비, 전복, 왕새우, 송이, 진짜 꿀(중국산꿀은 사양함) 가이바시, 영덕대기(게)
- 2등급 : 김, 미리치, 수루메, 능금, 배, 미깡, 버나나, 어리굴젓
- 3등급 : 물사분, 가루치약, 동동구리무, 화장지, 양잿물 등임.
(3등급에 속하는 신청자는 합격이 취소 또는 보류 될수 있음을 양해 하여주기 바람)
● 위원장집 주소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335번지, 장미마을 현대아파트 828동 1101호, 박중남(011-9982-3680)
- 김헌준 동문집이 바로 옆동(827동 000호 : 호수 기재 생략)에 사는 관계로 배달 착오가 발생하는 불상사가 없도록 퀵 서비스맨에게 야물게 배송토록 신신 당부하여주기 바람
(※ 마누라가 24시간 대기 접수, 본인 부재시 경비가 접수 가능함)
첫댓글 아~고 천렵은 동문이 아니니까 꿈도 못꾸 겠지만예. 밑에있는 잿밥은 와 자꾸 눈이 가는지 모르겠심더. 미리치가 가지고 싶어 죽겠네예.미리치사 한포대만 더사면 될상도 싶은데예.그것도 안될 랑강 예 ? ㅋㅋㅋㅋ
천렵이라 잊어던 낱말이네. 어릴땐 아부지따라 자주 가기도 했는데 철들고는 못가봐 아른한 추억속을 더듬게 하는군요. 그런데 투망칠 수 있는 곳도 있다니 그곳은 별천지로구나
천렵! 고기잡으러 바다로갈까요 강으로갈까요 .....라라라라 이병에가득히넣어가지고요...라라라온데요.. 낭만은 아직여전? 늙은이들 수제비사건은 몰골이 초라헀던거아닌지? 경험으로 나열한 선물들 아 옜날이!여? 그립운 옜추억에사시는 두천 리포터의회상이어라 그때그시절의추억이 그립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