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비, 레위니옹을 가다(2) - 피통 드 라 푸르네즈
(피통 드 라 푸르네즈 트레킹)
오지산행의 공주이자 여전사인 하늘비 님께서 에티오피아와 인도양 서부의 ‘지상 낙원’이라 불리는 세이셸,
‘아프리카의 숨은 보석’이라는 마다가스카르, ‘인도양의 무지개 나라’인 모리셔스에 이어 ‘천국의 섬’이라는
레위니옹을 여행 중에 있습니다.
하늘비 님께서 그때마다 사진을 영희언니를 통하여 오지산행 단톡방에 올렸습니다마는 좀 더 많은 오지산행 회원님
들이 PC 버전으로도 보실 수 있도록 카페에 올립니다.
제2일차 : 5월 18일(피통 드 라 푸르네즈 트레킹)
ㅇ 별 보고 출 퇴근한 날, 새벽 5:50분 출발 언덕의 도시를 지나 끝없이 산길을 굽이굽이 돌아 오른다
- 32인승 대형버스가 차 두 대가 교행하기 어려운 길도 있는데 잘도 올라간다
- 중간에 또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 오늘 험한 길을 걷는데 걱정이다
ㅇ 목장도 지나고 주택이 드문드문해지더니 이젠 산길이다
ㅇ 전망이 사방으로 트였으나 비로 인한 운무 때문에 보이는 것이 없다
ㅇ 버스가 두 시간 정도 산길을 올라 벨콤 고개(Pas de Bellecombe) 화산 전망대에 도착
- 해발 2,354m의 높이에 평지가 끝이 없고 대형 주차장이 있다
- 비는 계속 내리고 트레킹을 시작한다
ㅇ 보이는 것은 50m 거리 정도, 가끔씩 구름이 살짝 걷히지만 비는 오락가락한다
ㅇ 지정 트레일이 페인트로 5m 정도 간격으로 바위에 칠해져 있어 혼자 떨어져도 길 잃을 염려는 없다
- 비가 와도 트레킹 하는 사람들이 많다
- 비가 조금 멈추더니 무지개가 뜬다
- 날이 개려나 기대하지만 비는 계속 오락가락한다
ㅇ 가끔씩 운무가 옅어질 때는 사진을 찍느라 뒤에 처져 따라 오른다
ㅇ 앞에 가던 일행 두 명이 내려온다
- 벌써 분화구까지 갔다 오냐 물으니 옷이 다 젖고 추워서 더 이상 못가겠다고 내려간다고 한다
- 또 한 번의 무지개가 뜬다. 잠시 후 비는 더 거세게 내리고 바람도 세게 분다
ㅇ 많이 춥다. 이정표에 20분 남았다고 써 있는데 선두 팀이 내려오기 시작한다
ㅇ 아직 주어진 시간이 넉넉하여 서두르지 않고 올라간다
ㅇ 분화구에 도착하니 보이는 것이 없다
- 10여분을 떨면서 기다리니 운무가 걷혔다 덮이기를 반복한다
- 혼자 남아 30여분쯤 떨면서 기다리지만 비는 그치지 않고 풍경을 완전히 보여주지는 않는다
ㅇ 온 길 되돌아 하산한다. 반쯤 내려왔을 때 갑자기 해가 나면서 운무가 걷힌다
- 정말 아름답다. 열심히 사진 몇 장 찍으니 다시 비가 내린다
- 예정 시간보다 15분 늦은 하산이다
ㅇ 다시 빗길을 버스로 두 시간 내려와 마트에 들러 시장 보고, 19:00경 숙소로 복귀하여 힘든 하루 일정을
마무리한다
(피통 드 라 푸르네즈 트레킹을 하기 위해 새벽부터 서둔다)
(중간쯤 가자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피통 드 라 푸르네즈 트레킹 관문인 벨레콤브 고개)
피통 드 라 푸르네즈(Piton de la Fournaise)로 향하는 관문이자 전망대인 ‘파 드 벨레콤브-자코브(Pas de
Bellecombe-Jacob)이다. 해발 2,354m이다.
화산 분화구 진입로를 발견한 노예 ‘자코브’와 당시 총독 ‘벨레콤브(1728~1792)’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이 진입로는 오랫동안 총독의 이름만 따서 ‘파 드 벨레콤브(Pas de Bellecombe)’로 불렸으나, 실제 발견자인 노예
자코브의 공로를 기리기 위해 2019년 8월 ‘파 드 벨레콤브-자코브(Pas de Bellecombe-Jacob)’로 명칭이 공식
변경되었다.
자코프는 1768년 탐험 당시 벨레콤브 총독과 동행했던 노예인데, 총독이 수색을 포기한 후, 행정관 크레몽이 제시
한 포상(파란 천 6필)을 받기 위해 수색한 끝에 절벽 아래 분화구 분지로 내려가는 유일한 통로를 찾아냈다고 한다.
평지가 끝이 없고 트레커들을 위한 거대한 주차장이 있다.
비는 계속 내려도 트레킹을 시작한다.
보이는 것은 50m 거리 정도, 가끔씩 구름이 살짝 걷히지만 비는 오락가락한다.
가시거리가 겨우 50m정도다.
(피통 드 라 푸르네즈 트레킹의 진입로인 ‘파 드 벨콤(Pas de Bellecombe)’ 게이트)
왼쪽은 화산행동수칙 및 안전경고 안내판이다.
ㅇ 화산분화 단계별 행동지침 (ORSEC Alert Levels): 피통 드 라 푸르네즈는 세계에서 가장 활발한 활화산 중
하나이다. 화산감시소의 측정에 따라 주의(Vigilance), 분화징후/임박(Alert 1), 분화 중(Alert 2) 등의 단계별
통제규칙과 대피요령이 적혀 있다
ㅇ 지정된 탐방로 준수 경고: 칼데라 내부(화성 표면처럼 생긴 용암 지대)로 내려가면 사방이 거친 현무암과 용암
낙석 지역이다. 길을 잃거나 발을 헛디디면 매우 위험하므로, 흰색 페인트로 표시된 공식 트레일 라인을 절대 벗
어나지 말라는 강력한 경고다.
ㅇ 기상 악화 및 고산지대 주의: 화산지대는 고도가 높고 날씨가 순식간에 변하니, 사진 속 배경처럼 짙은 안개
(가스), 갑작스러운 폭우, 강풍이 발생했을 때의 행동 요령과 저체온증 대비에 대한 안내가 포함되어 있다.
ㅇ 임시 공고문 부착: 노란색 판넬 오른쪽에 하얀색 종이 문서들이 추가로 부착되어 있는데, 이는 레위니옹 현지
당국(Prefecture)에서 발령한 최신 화산활동상태, 특정 구역 진입통제 또는 허용에 관한 행정명령 공식 공고문이다.
ㅇ 화산 하이킹을 시작하기 전, 안내판 옆의 열린 게이트를 통과해 계단을 따라 칼데라 바닥으로 내려가게 되며,
화산이 불안정해지거나 분화단계가 격상되면 이 게이트가 완전히 폐쇄된다.
(게이트를 통과하여 용암지대로 내려가는 길)
노예 자코프가 절벽 구석구석을 수색하여 절벽 틈새로 교묘하게 이어지는 천연의 지그재그 하강 경로를 찾아내는
데 성공하였다.
(칼데라 내부, 화성 표면처럼 생긴 용암지대)
피통 드 라 푸르네즈(Piton de la Fournaise)는 세계에서 가장 활발한 활화산 중의 하나이다. 프랑스어로 ‘용광로
의 봉우리’라는 뜻을 지니고 있으며, 하와이의 킬라우에아 화산과 함께 지구상에서 분화빈도가 가장 높은 순상 화산
(Shield Volcano)으로 꼽힌다.
피통 드 라 푸르네즈는 해발 고도는 2,632m이며, 레위니옹 섬 전체 면적의 약 40%를 차지할 정도로 거대한 규모이다.
화산 활동은 평균 8~9개월마다 한 번꼴로 분화가 일어난다. 2026년 상반기에도 두 달 가까이 대규모 분화가 이어져
용암류가 섬의 주요 국도를 가로질러 인도양 바다로 흘러드는 장관을 연출하기도 했다고 한다.
(화산재 능선)
검은색과 붉은 갈색이 섞인 화산재와 쇄설물로 덮인 구릉과 능선이 완만하다.
(포르미카 레오(Formica Léo) 기생 화구)
사방이 식어 굳은 현무암 자갈과 화산재로 뒤덮여 있으며, 철분 성분이 산화되면서 만들어진 강렬한 붉은색과
검은색의 토양이 대조를 이룬다.
움푹 파인 깔때기 모양의 원추형 분화구는 1750년대 분출로 형성된 소형 화구이다. 이 모습이 곤충 ‘개미귀신
(Antlion)’이 모래에 파놓은 함정과 비슷하다고 하여 18세기 지질학자들에 의해 ‘포르미카 레오’라는 이름이 붙여
졌다고 한다.
(과거 화산 폭발로 흘러내려 굳어진 거대한 용암류(Lava flow))
피통 드 라 푸르네즈는 점성이 낮은 현무암질 용암이 부드럽게 흘러내리는 분출형 화산이다. 폭발적으로 재와 돌을
뿜어내는 화산에 비해 예측이 비교적 쉽고 위험도가 낮아 현지 연구소(OVPF)에서 24시간 철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 한다.
(피통 드 라 푸르네즈 트레킹)
흰색 페인트로 표시된 공식 트레일 라인이 있어 길을 잃은 염려는 없다.
바닥 전체가 과거 화산 폭발로 흘러내린 용암이 식어 굳어진 거대한 암석지대이다. 끈적임이 적고 유동성이 강한
현무암질 용암이 흐르다 굳으면서 생긴 완만한 물결 모양과 주름진 표면(파호이호이 용암 형태)이 잘 나타나 있다.
(갑자기 무지개가 떠서 기묘한 풍경을 연출한다)
(돌로미외 분화구(Cratère Dolomieu)와 주변 지형을 설명하는 지질학 관광 안내판)
“Derrière ses flancs s'ouvre un cratère géant : le Dolomieu”(화산의 사면 뒤로 거대한 분화구인 ‘돌로미외’
가 펼쳐집니다)라는 문구를 통해 화산의 핵심 분화구를 소개하고,
하단에는 “La montagne de feu écrit ainsi son histoire dans le paysage”(불의 산이 풍경 속에 자신의 역사를
씁니다)라는 제목과 함께 화산의 생성과정 및 지질학적 기록을 설명하고 있다.
돌로미외 분화구의 크기는 길이 약 1,000m, 너비 약 700~750m에 달하며, 깊이는 약 330~350m이다. 내부에 프랑
스의 에펠탑이 통째로 들어갈 수 있을 만큼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한다.
돌로미외 명칭은 18세기에 이탈리아 알프스에서 ‘백운암(Dolomite)’을 최초로 발견하고 연구했던 프랑스의 유명
지질학자이자 광물학자인 데오다 그라테 드 돌로미외(Déodat Gratet de Dolomieu, 1750~1801)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다.
(피통 드 라 푸르네즈 트레킹)
비가 내리다 그치고 무지개가 뜨는가 하면 다시 개고, 날씨가 순식만변한다
(‘아아 용암(ʻAʻā lava)’의 일종인 ‘그라통 용암(Lave en gratons)’ 표지판)
Gratons(그라통)은 프랑스에서 고기를 튀길 때 생기는 바삭한 찌꺼기나 기름박을 뜻하는 단어이다. 용암이 식으면
서 거칠고 뾰족하게 깨진 돌무더기 모양이 이와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비가 내리다 그치고 무지개가 뜬다)
(흰색 페인트로 표시된 공식 트레일 라인)
(개모밀덩굴)
우리나라에서는 갯모밀 또는 알록마디풀로도 불리는 마디풀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피통 드 라 푸르네즈의 여러 모습)
(피통 드 라 푸르네즈 소형 기생 화산구)
(화산 주변 용암대지에서 자라는 대표적인 식물인 국화과 브랑드 베르(Branle vert))
척박하고 거친 화산재와 식어버린 현무암 용암 균열 사이에 가장 먼저 뿌리를 내리는 대표적인 선구자 식물
(Pioneer species)이다.
(소형 기생 화산구와 왼쪽은 브랑드 블랑)
(암바빌(Ambaville))
국화과에 속하는 레위니옹 섬 고유종으로, 강한 화산풍과 기온 변화, 수분 손실을 견디기 위해 잎 전체가 하얗고
빽빽한 솜털(tomentum)로 덮여 있어 은회색 빛깔을 띤다.
(피통 드 라 푸르네즈 여러 모습)
(암바빌과 브랑드 베르)
(피통 드 라 푸르네즈 여러 모습)
(온 길 되돌아간다. 굽이굽이 헤어핀 도로다)
(피통 드 라 푸르네즈를 오가는 길목인 사브르 평원(Plaine des Sables))
피통 드 라 푸르네즈가 포함된 레위니옹 국립공원 지역은 독특한 지질학적 가치와 아름다운 경관을 인정받아
유네스코(UNESCO)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하여 보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