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정신과 의사의 사람 도서관을 우연히 읽었다. 저자는 여유가 있어야 글을 쓸 수있다고 한다. 그리고 글을 쓰는 이유는 환자를 위해서라는 생각으로 출판제의를 받아들였다고 한다. 나는 왜 글을 쓰는가? 나의 경우는 정리하기위해서다. 그리고 정리하는 목적은 시간이라는 기억력의 한계와 공간이라는 혹시라도 공감할 수있는 사람을 위해서다. 그래서 특별한 일이 있으면 친구들을 위해서 페북에 그리고 나를 위해서 카페에 올리곤 한다. 최근의 종강파티도 그랬다. 음식결정과정부터 재료조달, 요리, 운반, 그리고 세팅까지 글을 쓰면서 정리했고 시공을 확대하기위해 온라인에도 공유했다.
멀리 유학하면서 혼자 자취하는 나로서는 한국음식을 먹을 가능성이 크지않다. 그래서 특별한 이벤트를 빙자해서 친구들을 초청하여 한국음식을 만들곤 한다. 물론 친구들도 좋아하지만 가장 큰 수혜자는 나 자신이다. 이런 기회가 없다면 한국음식을 먹지 않고 간단하게 끼니를 해결할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계절에 한번 정도인 요리를 위해서는 특히 기억력이 좋지않은 내게는 많은 시간이 요구된다. 그나마 그 과정을 글로 씀으로서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덴마크에서 시작된 사람도서관은 책대신 사람을 30분간 대여한다. 성전환이나 무슬림에 대해 궁금한 것을 책을 읽기보다 성전환자나 무슬림과 대화하여 해결하는 것이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할 수는 없지만 일반 지식이 아닌 개인별로 궁금한 부분을 해결할 수있다는 장점이 있다. 저자는 이런 사람도서관의 서고에서 인간대출을 기다리며 나눈 대화를 기록했다. 0 첫 꼭지는 슬럼가에서 성공한 변호사가 되었다가 노숙자로 추락한 이야기다.
가난한 집안에서 유일하게 대학에 진학하고 로스쿨동기와 결혼하여 딸까지 낳아 잘나가는 듯했던 그녀는 언제부터인지 환청이 들렸고 결국 이혼당하고 양육권을 빼앗기고 노숙하는 처지가 되었다. 인간의 뇌는 말단의 감각을 인식한다. 환청은 실제로 망막에서 들리지 않는 신호를 잘 못인식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로펌에서 동료들과 문제를 일으키고 아이에게 정신병약을 먹였으며 결국은 모든 것을 잃었다. 무료급식소에 가면 존재의 이유가 없어 보이는 사람들이 있다.
배가 고프니 급식소로 오고 개도 먹이를 주는 주인을 물지않지만 봉사자에게 욕을 하고 그리고 그렇게 힘든 삶을 살아간다. 원래 삶은 쉽지않다. 생물은 항상성이 있고 이를 위해 에너지가 필요하므로 그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이를 극복하기위한 호르몬을 방출하는데 성공한 종은 멸종위기를 피해 지금까지 살아남은 것이 차이다. 노숙자는 숙식을 해결하기가 훨씬 어렵고 그만큼 환경이 열악하다. 쉘터를 전전하며 살아가면서도 음악을 하면서 삶을 즐기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없는 와중에도 흡연을 지속하며 아침마다 기침으로 고생하는 사람도 있다.
사실 삶을 지속하는 이유는 없다. 다만 자살이 사는 것보다 힘들기에 그냥 살고 있는 사람들이 대다수일 것이다. 우주의 입장에서는 하나의 생명이 죽거나 태어나는 것은 차이가 없다. 그리고 하나의 종이 멸종하거나 말거나 어떤 차이가 있을까? 단지 생물의 구성물이 해체되어 다른 생물이나 무생물로 존재를 지속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자살할 필요는 없지만 죽음을 두려워할 필요도 없다. 뉴욕인구 800만의 1%인 8만명이 노숙자다. 그리고 그중 4천명은 길거리에서 생활하고 나머지는 쉘터를 전전한다.
저자가 근무하는 병원 환자의 70%는 노숙자고 그중 대부분은 정신병을 앓고 있다. 노숙자의 50%가 정신병을 가지고 있고 길거리 노숙자의 정신질환 유병룰이 90%이상이다. 인간은 삶의 이유가 있을 때 치열하게 살게된다. 예를 들면 아기가 있다면 엄마는 자신의 목숨을 포함한 모든 것을 걸고 아기를 지키려고 한다. 이는 사람만이 아닌 많은 생물에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래서 아이를 가지면 삶을 지속할 가능성이 커진다. 1
중독은 의지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중독정신과 오리엔테이션에 가면 숨참기 훈련부터 한다. 숨을 참고 있을 때 떠오르는 생각은 단지 산소뿐이다. 다시 숨을 쉴 수있는 정상인 상태로 돌아가기만을 다른 무엇보다 갈구한다. 중독자의 금단현상이 그렇다. 중독된 뇌와 몸은 약물이 없으면 마치 숨을 참고 있는 듯한 지독한 고통에 사로잡힌다. 중독자는 즐기기위해 약을 하는 것이 아니고 고통에서 벗어나기위한 것이다. 그것이 술이든 마약이든 동일하다. 숨을 참기 어렵듯이 중독에서 벗어나는 것은 의지만으로는 부족하다.
당뇨병 환자에게 의지로 이겨내라고 말하지 않듯이 중독 환자에게도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특히 정신질환자에게 중독가능성이 높아지므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자살을 극단적 선택이라고 표현하는 것에 대해 저자는 이의를 제기한다. 자살하는 사람은 이기적이라기보다 주변에 짐이 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비극적인 상황에서 탈출하고 고통을 멈추는 유일한 길이 죽음뿐이라는 생각에 이르러 본능을 이기는 선택을 하는 것인데 선택이라는 단어는 적당하지 않다.
특히 유가족이 가장 듣기 실어하는 질문이 왜 자살을 선택했는가이다. 마치 유가족들이 자살을 조장했다는 수치심과 죄책감 때문에 주변과 교류를 꺼리고 자살을 시도하는 경우까지 발생한다. 하지만 자살이 꼭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의사는 직업상 살리려들고 군인은 죽이려들기에 꼭 살리는 것이 나쁜 것이 아니듯이 죽이는 것이 특히 의사에 반하지않는 경우에 나쁘다고 볼 이유도 없다. 올챙이의 꼬리세포가 자살하지않으면 개구리가 되지 못하고 기능을 잃은 세포가 자살하지않으면 암세포가 되어 전신에 퍼진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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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 타인의 삶을 이해한다는 것
1장 뉴욕에서 만난 사람들
두 사람 사이의 거리; 뉴욕의 노숙자, 노숙자의 뉴욕
그 사람이 떠난 게 믿기지 않아요; 기억을 함께 걷는 시간
한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일; 소수 인종 아이의 부모로 산다는 것; 아몬드 할머니
2장 공감에는 노력이 필요하다
모르지 않을까, 그게 어떤 기분인지; 누구에게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야
그녀의 신발을 신고 걷다; 공감과 동정, 그 사이 어딘가; 공감을 넘어 고통의 나눔으로
3장 낙인으로도 무너지지 않는 삶
전 레지던트 의사들이 좋아요; 조울증은 나의 일부일 뿐
괜찮지 않아도 괜찮아; 중독은 의지의 문제일까
자살은 극단적 선택이 아니다; 자살을 예방할 수 있을까; 용기 내줘서 고맙습니다
맺음말 - 안녕, 뉴욕;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