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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열린 춘천 남산초교 가을 운동회에서 학부모와 학생들이 이어달리기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진우 |
초가을 햇살이 내리쬔 5일, 춘천시 남산면 방곡리 남산초등학교(교장 오흥금) 운동장에서는 작지만 아름다운 ‘가을운동회’가 열렸다.
‘2013학년도 남산 가을 한마당 잔치’로 열린 이날 운동회에는 본교인 남산초교 96명의 학생들을 비롯해 서천분교 소속 학생 및 유치원생 18명 등 100여 명의 학생들과 본교와 분교 교사들, 남산면 지역주민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남산초교의 가을운동회는 ‘마을 축제’나 다름없다.
도심과 떨어진 산골마을 학교에 모두 모여 함께 즐기는 체육 한마당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오전 9시부터 학교 앞은 축제를 즐기기 위한 인파로 가득했다.
연세가 지긋한 어르신들은 손자, 손녀들을 먹일 점심 도시락을 손에 들고 교정에 들어섰다.
이들의 입가에는 ‘동심의 미소’가 가득했다.
부모들도 이날 만큼은 ‘그때 그 시절’을 추억하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오흥금 교장의 개회 선언과 함께 마을 축제가 시작됐다.
오 교장은 “높고 푸른 가을 하늘도 우리 모두를 축복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바로 여기 계신 모든 분들입니다” “마음껏 즐겨주세요”라고 힘껏 외쳤다.
운동장에서는 ‘와∼!’하는 함성 소리가 울려퍼졌다.
개회 선언 후, 운동장 트랙 안과 밖에서 다양한 체육행사가 펼쳐졌다.
학생들은 이어달리기를 비롯해 영차영차 줄다리기, 가위바위보 달리기, 행운의 숫자 찾기, 청군·백군의 박을 터뜨리는 ‘올해도 대박일세’ 경기에 참여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30여명의 학생들이 참여한 저학년 이어달리기 경기에서는 청군과 백군이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자, 일부 부모들은 운동장 트랙 밖에서 자녀들과 함께 뛰며 응원을 했다.
1학년 김아영(8)양은 “입학 후 첫 가을운동회가 너무 즐겁다”며 “달리기에서 3등을 했는데 내년에는 꼭 1등을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점심 식사 후, 전교생과 학부모, 지역주민들이 모두 참여한 ‘다같이 포크댄스를’행사는 축제의 절정이었다.
학교 구성원들과 지역주민들은 화합과 단합을 외치며 멋진 댄스를 선보였다.
어르신들만 참여하는 공굴리기 행사, 엄마와 함께하는 공놀이 등과 의암 유인석 의병장의 호국정신을 기리기 위한 학생들의 의병무 공연 등도 눈길을 끌었다.
김란기(73) 할머니는 “남산초 가을운동회는 우리 마을의 축제”라며 “남산면 주민 모두가 하나가 돼 웃고 즐기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올해초 양평에서 이사온 학부모 박경덕(39)씨는 “아이들을 시골학교로 전학시켜 처음에는 학교 적응 문제가 걱정됐었다”며 “그러나 소규모 학교의 훌륭한 전인교육과 지역주민들과 학교가 화합하는 모습을 보니 전학오길 잘했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모교 출신 구본희(39)씨는 “아이들과 함께하는 운동회에 참여하니 30년 전, 동심의 세계로 돌아간 것 같다”고 행복해 했다. 박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