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단샘 흐르고. 해를 품은 도리솔아! 간밤에 화마에도 안녕한가!
눈에 눈물이 섬섬하다
내 사랑하는 고향 의성
국보가 있던 천년고찰 고운사는 화마가 삼켰다
아!아! 하늘도 무심하다
전통 마을 산운 마을
어릴 때 소풍길 12번 가는 빙계서원
아! 그리워라
간밤의 화마에도 잘 있었는가?
화마가 온나라를 삼키는 소란스런 날
내 고향, 내 옛집은 안녕한지!
눈을 뜨고 밤새워 기도로 뉴스를 본다
돌리솔아 잘 있는가
하나님이 지켜준 내고향
안녕을 고한다
엄마, 아베!
빙그레 웃으며 맑고 밝은 햇살처럼
웃음 웃고 있는 내고향 의성!
내 고향 금천은 꿈과 소원이 자라는 곳이다
아슬아슬 산허리 감싸고 도는 비단 물줄기
끊어질 듯 아슬아슬한 산허리 돌아
의성, 군위, 청송으로 통하는 신작로
신작로는 산자락을 한참이나 돌고 돌아
제법 넓은 들판이 보이고
앞 냇가에는 물비늘 반짝이는 맑은 냇물,
금천의 샛강의 옥색 물빛이 산자락을 휘감고
눈부시게 고운 모래가 어우러진 풍경
신작로에서 언덕 들길 사이로 마을로 들어가는 길
마을 어귀에 도착한다
어릴 때 마을 어귀에
노거수 느티나무 두 그루
한 그루는 당산나무 한 그루 희망의 나무
소원지가 휘날리고
뒷밥이나, 떡이 종종 놓여 있다
단오날에는 그네가 내 걸린다
첨단 같은 머리가 바람에 날리고
꽃 댕기가 하늘을 난다
마을 어귀 노거수가 자라는 곳에
우리 무논은 연꼿도 자랐다
연꽃의 항연
잠자리 한 마리가 연꽃 꽃봉오리에 앉아 휴식하다
연꽃 향에 취한 듯 날갯짓을 하지 못 한다
연꽃 같이 아름다운 마을이다
비단 샘물이 솟고 있다
미나라 꽝은 미나리가 자라고,
삼(대마)이 자라고, 왕골이 자란 곳이었다
삼을 찌는 날은 감자 묻이, 옥수수 묻이로 배가 부른 날이다
비단샘이 샘 솟고
실개울이 휘감아 돌고
맑고 맑은 금천이 흐르고
진실목에서 던지 논에 자란 곡식을 바라본다
도리솔뱅이에서 평안이 기숙하며
예부터 실개울에 사금이 많이나서 금천
마을 앞을 지키는 커다란 교회
새벽을 깨우면
집을 나서기 전 기도를 한다
엄마의 새벽 기도, 수 기도로 새벽을 깨운다
뱀미산 위로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얼룩백이 황소를 몰고 언덕빼기를 오르 내리며
감사 기도를 드린다
다락 논밭을 가꾼다
병풍처럼 둘러싸인 넉두산, 웃골 산에는
철마다 꽃이피고
맛나는 산나물이 지천이다
옹천골 생명의 먹거리이다
삐삐먹고, 송구먹고, 숙떡, 송기떡으로 배채운다
금모래 반짝이는 냇가에
갑돌이와 갑순이가 신랑 가시되어
사금파리 살림살이를 한다
커다란 교회가 지켜보는 언덕배기
집집마다 저녁 밥짓는 연기가 피어나고
넉두산 넘어로 잘 익은 저녁 노을이 뉘엄뉘엄 넘는다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해질 무렵)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고
이라! 이라! 소를 몰고
골목길을 돌고 돌아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으로
사랑하는 우리 님과 가족이 기다리는 집에 평안이 넘친다
봄에는 능금꽃, 복사꽃이 피고
이화에 월백한 배꽃에 취하고
산야는 진달래 치고, 조팝이 하얗게 밭뚝을 장식한다
여름이면 금천이 흐르는 던지 냇에서
처녀총각이 먹감으며
사랑이 이야기를 나눈다
반딧불 초가집
모깃불로 모기를 쫏고
가을이면 대추, 밤, 사과, 감이 익어 입을 달게한다
겨울이면 장작으로 방을 덮혀
갑돌이, 갑순이 아랫목에 발을 모아 사랑을 나누며
감자서리, 김치서리, 고구마 살마 입을 달게한다
얼러리 껄러리 사랑의 이야기도 들린다
아! 아! 꿈에도 그리는 추억의 고향
나의 고향의 금천 잔디야 앞 마을 냇가에
물레방아 소리 뒷동산 종달새
지저귀는 노래소리 아~ 꿈속에 들려오는
어머님의 노래 소리 들리는 고향 언제나 가보려나
꿈속에 그려보는 고향아
‘꿈속에 그려보는 머나먼 고향아, 옛 모습 변치않고 지금도 잘 있느냐,
사랑하는 부모 형제 어릴 때 같이 놀던 친구, 푸르고 푸른 고향의 잔디야’
봄이면 첨단같은 실버들 모아
시집갈 누나 생활 바구니 만들고
불피리불고, 소 꼴하며
앵두나무 우물갓에 동네처러 바람나고
동네 총각 오입가네
엄마, 할매 길쌈 노래 들리고
명주 실 뽑는 날 누에 고치 주어 먹으며
쌈 삼는날 감자 무지
왕골 쪼개는 날 여름 더위 물러나고
추운겨울 군물 넣고 새끼 꼬고
가마니 치며 자식 학비 준비 하시던 부모님
밥잠을 설치지만 희망이 미소 짓고 있다
가난 하지만 살 맛이 났다
정지용 ‘향수(鄕愁)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해질 무렵)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뷔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벼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 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려
풀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전설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하늘에는 석근별(여러 모양의 별들이 섞여 빛나는 모습)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 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앉아 도란도란 거리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꿈속에 그려보는 머나먼 고향아
옛 모습 변치않고 지금도 잘있느냐
사랑하는 부모 형제 어릴때 같이 놀던 동무
푸르고 푸른 고향의 잔디야 타향살이 서려워도
꿈속에 그려보는 고향 푸르고 푸른
나의 고향의 잔디야 앞 마을 냇가에
물레방아 소리 뒷동산 종달새
지저귀는 노래소리 아~ 꿈속에 들려오는
어머님의 노래 소리 언제나 가보려나
꿈속에 그려보는 고향아
‘꿈속에 그려보는 머나먼 고향아, 옛 모습 변치않고 지금도 잘 있느냐,
사랑하는 부모 형제 어릴 때 같이 놀던 친구, 푸르고 푸른 고향의 잔디야’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애정을 진솔하게 담은 서정과 자연의 아름다움이 숨쉬고 있다
낙동강 상류에 살아가는 농부들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인생 사계를 꿈꾸듯 넘는다
전설로 전해지는 아름다운 금천의 삶을 스무고개로 넘는다.
가난 하지만 살맛 나는 비단 샘이 솟고, 도리솔에 달뜨면 재미있는 이야기가 웃줄된다.
칠남매의 아름다운 꿈이 그리운 고향집
고향의 모든 이웃들 간밤에도 안녕 하신지요
안부를 묻습니다
꿈엔들 잊힐 리야
눈에 눈물이 섬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