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에서 '돼지'를 잡았다.
명절이 다가오면 해마다 열리는 우리 동네의 잔치였다.
전통이었다.
총 19 가구에 갓 잡은 살코기를 골고루 배분했다.
동네 사람들이 모두 즐거워 했고 고마워 했다.
특히 연세가 많으신 어르신들이 더욱 좋아 하셨다.
고향 마을에 사람 사는 냄새가 나기를 바랐다.
큰 것이든, 작은 것이든 서로 공유하며 공감할 수 있기를 소망했다.
마을 한 가운데에 있는 '마을회관'.
동네 사람들이 오며 가며 들르셨다.
남녀노소, 어느 누구도 그냥 지나갈 수 없었다.
막 잡아 마당에서 바로 삶은 돼지 '갈비'에 맥주나 소주를 한 잔씩 하고 가셨다.
자연스럽게 덕담이 오갔고 안부를 주고 받았다.
명절 잘 보내시라고 서로 인사를 건넸다.
그 맛이었다.
고기 보다 사람 사는 마을의 풋풋함과 깊은 정이 그대로 녹아 흘렀다.
그것은 건강한 안부와 웃음 그리고 감사였다.
"그래, 고향은 바로 이런 냄새, 이런 나눔, 이런 풍경의 옹달샘이지"
서로 권커니 자커니 하는 한 잔 술에 동네 사람들의 미소와 배려가 넘쳐 흘렀다.
그래서 고향은 '사랑'이다.
또한 시원적인 '그리움'이다.
서로가 서로의 형님이자 동생이며 친구였다.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고마운 분들,
사랑하는 분들,
모두의 건강과 평안을 위해 기도한다.
브라보.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첫댓글 언젠가 고향에 정착하면 더 많은 역할을 하게 될 것 같다.
지금도 어르신들과 형님들이 가끔씩 내게 이르신다.
"빨리 고향에 와서 봉사도 하고, 이장도 맡아서 하라"고.
책임을 맡으면 성심을 다해 헌신할 사람이라고 하면서 말이다.
장차 그런 날이 오긴 하겠지만 아직은 아니다.
앞으로도 몇 년 간은 서울에서 할 일이 많다.
향후에 고향에 정착하면 과거의 세시풍속 중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진작시킬 수 있는 것들을 적극 부활시키고, 소통하고 공감하는 따뜻한 공동체 건설을 위해 진력하고 싶다.
사람들이 오고 싶어 하고, 살고 싶어 하는 마을이 될 수 있도록 나도 전면에 서서 돕고 섬기며 뛰고 싶다.
인생 2막.
상당히 바쁘게 생겼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설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