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턱 선과 날카로운 시선으로 '니키타'(1990)를 비롯해 뤽 베송 감독의 영화들에 단골 기용됐던 튀르키예 출신 프랑스 배우 체키 카리오가 7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고 영국 BBC가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망인이 된 배우 발레리 케루조레와 자녀들은 AFP 통신에 보낸 성명을 통해 고인이 이날 암으로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주로 조연으로 유명했던 고인은 거의 40년 동안 영화에 출연했으며 말년에 TV 시리즈로 눈길을 돌렸다. 데뷔작은 '마틴 기어의 귀향'(1982)이었다. 범죄 스릴러 '폭풍의 밤'(La Balance 1982)에 이어 국제적으로 이름을 널리 알린 것은 장 자크 아노 감독의 '베어'(1988)와 매력적인 여성 암살자를 핸들링하는 밥을 연기한 '니키타'였다.
BBC 시청자라면 그가 연극과 영화에 이어 세 번째로 눈을 돌린 TV 시리즈 '더 미싱'(2014)에서의 역할로 더 잘 기억될 것이다. 프랑스에서 실종된 영국 소년을 찾는 과정을 다룬 시즌 1(8부작)에서 그는 프랑스 형사 줄리앵 밥티스트 역을 맡았다. 제임스 네스빗과 프랜시스 오코너가 소년의 부모 역을 맡았다. 영어와 프랑스, 아랍어 모두 능숙한 그에게 어울리는 역할이었다.
독일에서 실종된 프랑스 소녀에 관한 시즌 2(8부작)는 2016년에 방송됐다. 데이비드 모리세이와 킬리 호우스가 소녀의 부모 역할을 했는데 그는 밥티스트 역할을 다시 맡았다.
두 시즌 모두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으며 비평가들은 출연진, 특히 카리오의 연기를 칭찬했다. 이에 따라 2019년 2월, 스핀오프 시리즈 '밥티스트'가 BBC One에서 방송됐다.
BBC 드라마 디렉터인 린제이 솔트는 "사망 소식을 듣고 매우 슬프다. 그는 정말 훌륭하고 많은 사랑을 받은 배우였으며 '더 미싱', '밥티스트'와 최근의 'Boat Story'에서의 연기로 BBC 시청자들에게 사랑스럽게 기억될 것이다. 유족 및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할 것"이라고 기렸다.
카리오는 1953년 10월 4일 이스탄불에서 스페인계 유대인 출신 트럭 운전사와 그리스인 어머니의 아들로 태어났다고 르 몽드 신문은 썼다. 어렸을 때 파리로 이주해 시라노 극장에서 연극을 공부했고 나중에 다니엘 소라노 극단의 일원으로 공연했다. 젊었을 때 스트라스부르 국립극장에 입단해 프랑스 영화에 출연하기 시작했다.
그는 장르를 넘나들며 수십 편의 영화에 출연했는데 프랑스 영화로는 베송의 '잔다르크'(1993)와 반전 서사극 'A Very Long Engagement'(2004)가 있다. 그는 또 리들리 스콧의 '1492: 낙원의 정복'(1992)과 제임스 본드 영화 '골든아이'(1995)에도 얼굴을 내밀었다.
그가 주연을 맡은 영화로는 중세의 놀라운 예언자를 다룬 '노스트라다무스'(1994)가 단연 손꼽히고, 가장 작은 배역으로는 신분증 사진으로만 등장한 '아멜리에'(2001)였다. 올해 초 프랑스 코미디 영화 'Faster'에 출연했다.
작곡가이자 음악가이기도 했던 고인은 두 장의 앨범을 발표했다. 그는 여배우 이사벨 파스코와 처음 결혼한 뒤 이혼하고 2002년 여배우 케루조레와 결혼했다. 유족으로는 케루조레와 두 자녀 루이즈와 리브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