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욕과 어리석음
복음 : 루카 12,13 - 21
루카복음 12장 13절부터 13장 9절까지 내용은
예수님께서 하늘에 올라가실 때가 차자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시면서 백성들한테 하시는 충고의 말씀이다.
루카는 군중 가운데 한 사람이 예수님께 자기 형이 유산을 자기한테 나누어 주도록 해달라고 청하는 내용을 전한다.
이 구절은 탕자의 비유(15장 참조)에서 작은아들이 아버지한테 자기 몫의 재산을 달라고 하는 부분을 떠올리게 한다.
작은아들의 최후는 뻔하다. 그를 기다리는 것은 돼지우리뿐인 것을!
루카는 이 작은아들이 군중 중 하나임을 분명히 한다. 그러면서 루카는 이 한 사람 속에 우리 모두를 집어넣고 있다.
작은아들의 질문에 예수님은 탐욕을 조심하라 하시면서 어리석은 부자의 비유를 들어 가르침을 주신다.
어리석은 부자는 많은 소출에 대해 자기 혼자 기뻐하며, 혼자 걱정한다.
부자 주위에는 아무도 없다. 하느님도 사람도 없다. 부자는 자기 재산에 자기의 영혼과 미래를 건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을 무시하고 이웃과 단절된 부자는 이미 죽은 자임을 경고하신다.
바보, 어리석은 자라는 뜻을 지닌 영어단어 idiot은 그리스어인 ἰδιώτησ에 기원을 두는데,
그 의미는 “혼자 사는 사람, 외톨이”이다.
여기서 루카가 사용하는 ‘어리석다ἄφρων’라는 단어가 마르코복음에서는 불륜, 살인, 간음 등과 더불어
악한 것으로 규정하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마르 7,21-22 참조)
단순히 슬기롭지 못하고 아둔한 상태를 뛰어 넘어 인간의 영혼을 더럽히고, 영원한 생명에서 멀어지게 만드는 원인이
바로 어리석음이라는 것이다. 어리석음은 탐욕을 부르고 탐욕은 죽음을 부른다.
예수님은 두 형제가 홀로 살면서 어리석은 부자가 되기를 바라지 않으신다.
하느님 앞에서 형제끼리 함께 사랑하면서 살아가는 슬기로운 부자가 되기를 원하신다.
이시우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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