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기증 / 오봉수
삭막한 도시의 칼바람 속을 함께 질주하던
이십 년 반려 친구가 툭하면 짜증을 내고
길바닥에 드러누워 검은 피를 토한다
동력이 미세해진 엔진때문에
실비보험도 거절당하고
퇴행성관절염으로 약해진 브레이크는
위급상황에서 갈팡질팡한다
사람 나이로 치면 구십이니
잔고장으로 병원을 셀프주유소 가듯이 간다
신문에도 나온 카센터 의사는 이젠 진료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점프선을 주면서 마지막을 준비하라고 한다
친구를 폐차장으로 데리고 갔으며
쓸 수 있는 뼈와 살들을 아픈 친구들에게
무상으로 나누어 주었다
친구의 도움을 받은 중고차들은 새 생명을 얻어
고속도로를 다시 질주할 것이다
평상시 친구는 엔진이 정지되면 연명 치료하지 말고
장기기증 해 달라고 항상 부탁했다
친구의 장례식 후
오래된 엔진오일처럼 굳은 편견을 깨부수고
사랑의 장기기증운동 본부에 회원 가입하여
장기기증 등록을 하였다
첫댓글 그렇군요.
폐차 직전의 자동차 부품이나 죽음 직전의 장기나 다른 이를 위해 쓸모가 있지요.
장기 기증은 사랑이고 헌신이자 희생입니다.
충성~!!
장기기증 좋은 일 하셨군요
그러나 저 같은 사람은 장기기증도 못할 패차이니 아무 쓸모가 없겠지요
연명치료는 바라지 않습니다
기왕 죽을 사람인데 연명을 한들 본인도 괴롭고 자식들도 힘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