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안녕하세요. 저는 중학교 삼학년 학생입니다. 우울증을 겪은지는 6년정도 된 것 같아요. 가끔씩 나아질때도 있지만 오래가진 않습니다. 무엇보다도 제가 자꾸 죽음을 고민한다는 게 걱정됩니다. 6년 동안 이러니까 너무 지겹고 지치기도 해요. 사람들은 제가 행복해 보인대요. 그런데 제 마음은 그게 아니라 속상해요. 사람들만 보면 겁이나요. 말도 제대로 못하고 잘 더듬어요. 사람에게 받은 상처가 많아서 그런가 싶기도 해요. 특히 남자들에 대해 안 좋은 기억이 있어서 남자들이 무서워요.. 자해하는 것도 멈추질 못하겠는데 하고나면 제가 한심해져요. 하루에도 기분도 왔다갔다.. 웃다가 울고.. 잠도 하루에 세시간 정도만 자고 밥도 안넘어가서 점심만 먹는 편이에요. 죽어서도 누가 날 욕할까봐 혹은 좋아할까봐 죽지를 못하겠어요. 사실 고통이 두렵지 죽는다는 거 자체는 두렵지 않아요. 사람들은 슬퍼할 가족을 생각하래요. 근데 전 사랑받지 못하고 자랐어요. 그 사람들은 충분히 사랑을 줬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막말도 너무 많이들어보고 가족문제로 흩어질 뻔 하고 하루에 세번씩은 욕을 듣고 사는거 같아요. 자해를 할 땐 그렇게 살거면 일찍 죽으래요. 진심이 아닐 거라고 하는데 너무 진심 같아요. 친구들에게도 고민을 말하면 아무렇지 않은듯 넘겨버리거나 이모티콘 하나 보내는게 대다수라서 믿지 못 하겠어요. 정신병원에 가고싶기는 한데 기록에 남는다고 들었고 비용도 꽤 들고 미성년자라서 보호자가 동행해야 되는 걸로 알고 있어서 딱히 방법이 없네요.. 도와주세요.
Q.
반복되는 자해와 죽음을 자주 생각한다는 말과 그 이유를 들으니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싶네요. 고통이나 상처는 사실 사람에게 가장 위안을 받기도 합니다. 그런 대상조차 없을때 그 상처는 더 아프죠. 부모님도 힘든 상태에 계신 듯 하고 자녀의 상태를 면밀히 살펴 줄 여력이 없을 수도 있겠죠. 또는 무심한 성격일 수도 있구요. 본인은 관계를 중요하게 여기고 다른 사람들을 마음을 살피는 사람인 듯 합니다. 다른 사람의 표정과 말 한마디에 천국과 지옥을 왔다갔다 하고 있지는 않나요? 또는 내가 원하는 대로 상대방이 하지 않으면 쉽게 낙담하는 것은 아닌지요? 자해를 하거나 죽음을 생각한다는 것은 자신을, 내 삶을 나조차도 별로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태도를 본인이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나조차도 내 삶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다면 타인은 더더욱 나를 귀하게 여기지 않을 겁니다. 우선 내가 나를 존중하고 귀하게 여기는 것이 필요합니다. 타인이 나에게 욕을 하든 말든 나만큼은 내 편이 되어주는 것입니다. 자신이 가장 원하는 친구가 어떤 친구인가요? 내 편이 되어 주는 친구아닌가요? 우선 본인부터 자신의 편이 되어주세요. 그리고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세요. 학교, 부모, 상담실 어디든 도움을 줄 때까지 포기하지 말고 "내가 힘들어서 자해를 하고 있고, 죽고 싶은 마음이 자주 든다" 도와달라고 하세요. 상담을 통해 현재 자신이 원하는 위로의 말이나 도움을 충분히 받을 수 있을 겁니다.
소아 우울증은 성인과 부모의 입장에서 보면 왜 생기는지 이해하기 어려운 질환입니다. 그러나 현대 생활을 하는 소아 청소년들도 성인과 유사한 우울증상을 나타낼 수 있기 때문에 부모님은 소아 청소년의 우울증상을 잘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1. 정신과적 치료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내 주세요.
정신과 치료로 가기 전, 부모님은 먼저 아이에게 편안한 느낌과 환경을 만들어주고, 기분은 건강한 상태인지, 행복한지, 아이 혹은 부모가 우울증을 외면하진 않는지 돌아봐 주세요. 우울증을 앓는 소아와 청소년에 대한 정신과적 치료는 매우 중요합니다. 소아 청소년의 우울증은 빨리 발견해서 치료할수록 아이의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우울증을 치료하는데 부모님이 부담스러워 한다면 아이들도 그 느낌을 그대로 느끼게 돼 효과적인 치료 결과를 기대하긴 어렵습니다. 만약 아이에게 조금이라도 이상 징후가 발견된다면 주저하지 말고 검사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아동 청소년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학업에 매진하고 원만한 대인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정신과적 도움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치료를 통해 아동은 자신의 감정을 적절히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고 환경에서 오는 스트레스에 올바르게 대처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 것입니다.
2. 항우울제를 사용한 약물 치료를 권합니다.
약물치료는 시간이나 경제적인 부담이 적고 가정환경에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 어려운 경우에도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소아 청소년 우울증 치료제는 대표적으로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 계열의 플루옥세틴이 있습니다. 성인 우울증 치료제에는 삼환계 항우울제가 효과적이지만, 신체 조건이 다른 청소년에게는 효과가 없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플루옥세틴은 뇌의 세로토닌 양을 증가시켜 우울증을 치료하는 약입니다. 세로토닌은 기분 조절, 수면, 근수축, 식욕, 기억력 등에 영향을 미치는 신경전달물질로, 우울증 환자의 뇌에는 세로토닌이 적기에 이를 증가시켜주는 플루옥세틴을 사용합니다. 플루옥세틴 항우울제는 신경호르몬을 조절하여 우울 증상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으며, 메스꺼움, 변비, 두통, 어지러움, 입 마름 등의 경미한 부작용이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호전되는 비교적 안전한 약물입니다. 그러나 안전하다고 해서 임의로 복용하지 마시고, 우선 가까운 병원에 방문해 충분한 상담 후 치료 시작하시기를 바랍니다.
3. 어설픈 공감보다 그저 들어주세요.
우울증을 겪는 아이는 심신이 지친 상태입니다. 그러므로 아이의 괴로움, 슬픔, 정신적 신체적 고통에 보듬어주면서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마련해주세요. ‘너만 그런 거 아니다’, ‘너보다 더 힘든 사람도 있다’, ‘자살할 생각에 힘을 내라’와 같은 어설픈 위로는 아이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힘을 내어 해결이 가능했다면 이미 기운을 차렸을 것이며, 타인과의 비교로 얻은 에너지는 되려 더 좋은 환경의 사람을 보고 박탈감을 느낄 수 있기에 우울증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교의 한 정신의학 및 신경학과 교수는 우울증을 느끼는 이유는 사람마다 다르기에 어설픈 위로의 말은 독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아이와 가볍고 자연스럽게 대화하며 조언보다 이야기를 듣는 것에 집중해주세요. 우울증 환아가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을 가지도록,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는 생각을 가지도록 곁을 묵묵히 지켜주는 방법을 권합니다.
본 센터는 아동과 청소년을 비롯한 모든 연령의 상담을 진행하는 센터로 사회성 발달을 위한 집단상담, 치료놀이 및 각종 상담방식이 다양한 치료센터입니다. 또한 전문 치료사가 배치되어 고민하고 어려워하는 부분을 정확하고 친절하게 상담을 해드리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를 방문하시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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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아동·청소년 우울증 Depression”. 학생정신건강지원센터 자료집.
김성철 (2018). “소아우울증의 모든 것”. 약학정보원 팜리뷰.
“소아청소년기 우울증”. 서울아산병원 질환백과.
박진우 (2021). “아동·청소년의 정신건강 현황, 지원제도 및 개선방향”. 국회입법조사처.
이소정 (2019). “‘중2병’인가, 우울증인가”. 동아사이언스.
“소아우울증”. 경기도정신건강복지센터 배움터.
성진규 (2022). “어설픈 위로는 독, 우울증 환자에게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말”. 하이닥뉴스 헬시라이프.
*사진첨부: pixabay
*작성 및 옮긴이: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인턴 이유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