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10일
강화 해든 뮤지엄 & 동검도 조나단의 커피

여행이란 친구이자 스승이고 내가 끌어안고 살아야 할 숙명이자
빨리 버려야 할 아집과 독선이기도 하지만 ,
인생이란 긴 여정에서 나를 나답게 성숙시켜가는 생명의 연소작용이기도 하다 .
공자의 철학과 인생을 표현한≪論語(논어)≫첫 장 學而篇(학이편)에 나오는 말이다 .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학이시습지 불역열호)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하냐
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 (유붕자원방래 불역낙호)
벗이 있어 먼 곳으로부터 오면 또한 즐겁지 아니하냐
人不知而不慍 不亦君子乎 (인부지이불온 불역군자호)
사람이 알지 못해도 노엽게 생각지 않으면 또한 군자가 아니냐”
배우고 때로 익히며 공부를 하는 것이 즐거운 일이며
다른 사람이 자신을 알아주지 않아도 노엽게 생각하지 않으면 군자라고 할 수 있다.
공자왈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를 원한다면 논어를 읽으라는 말이다 .
서당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고 ,식당 개 삼 년이면 라면을 끓인다고 했는데.
여행자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공자는 안되어도
군자의 지덕을 따르려 많은 곳을 다녔지만
시간이 지나 나를 바라보는 지금에선 길 따라 떠다니는 놀자 일뿐이다.





인부지이불온 불역군자호(人不知而不溫 不亦君子乎),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불평하지 않으면 또한 군자가 아니겠는가!
사람들은 평소에 기분 나쁘거나 불쾌한 감정이 생기면
화를 참았다 한꺼번에 폭발한다
그러다 보니 한번 감정이 터지면 불같이 터질 때가 많다 .
또한 나이가 들면 상대나 어떤 일로부터
서운한 감정이나 불쾌한 기분이 쉽게 들곤 한다 .
내가 상대방을 배려하는 만큼
상대방이 나를 배려해주지 않는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그건 내가 이기적인 탓으로 준 만큼 돌려받겠다고 하는
못된 심보로 참 부끄러운 일이다.
자신이 항상 옳을 수는 없으므로 늘 타인의 말을 존중하고
귀 기울여 경청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화를 표출해서 스트레스가 해소될 수는 있을지언정, 내 마음도 편칠 않다.
나를 알아달라는 마음 만큼이나 결국 상대방도
나와 다르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정녕 아니다 싶으면 조용히 인간관계의 틀에서 벗어나면 될 일이다.
화를 내고 심통을 부리는 것은 그만큼 불필요한 잡음만 일으키는 일이다.
넓고 진실한 마음으로 사람들을 대하다 보면,
내 마음을 읽어줄 수 있는 정도의 그릇을 가진 이가 주위에 모여든다.
결국 인간관계는 유유상종(類類相從)이라 할 수 있다.
이제 여행도 어디를 가느냐보다 누구와 가느냐가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
단순한 볼거리 구경거리를 넘어서 타인과의 말 걸기 시대의 여행은
마음을 서로가 어루만지며 하나는 전체가 되고 전체는 하나가 되는
결국 마음이 행복해지는 공부다 .
“속으로는 생각해도 입 밖으로 내지 말며,
서로 사귐에 있어 친해도 분수를 넘지 말라.
그러나 일단 마음에든 친구는 쇠사슬로 묶어서라도 놓치지 말라”는
셰익스피어 말처럼
‘중요하지 않은 모든 것과 많은 불쾌한 것’을 제하고 나면
남는 것이 별로 없다.
진정한 나를 찾고 알아가는 모습이
내가 세상사람들과 행복하게 어우러져 사는 방법인 시대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