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1월경이였습니다.
그당시에 저는 제가 좋아하는 축구에 관계된 일로, 안양엘 찾게되었습니다.
안양역에서 아는 서포터 오빠를 만나서 빈둥데고 있었습니다.
안양역에는 안양역을 내려오는 긴~ 에스컬레이더가 있습니다.
그 밑에서 그 오빠와 얘길하는 도중에 에스컬레이터 위에서부터, 어떤
술이 취한 아저씨께서 정말 "떼구르르" 굴르셨습니다.
정말 순식간에 일어난일이고, 에스컬레이터 계단에 한번도 걸리지 않으시고
쭉 밀려서 내려오셨습니다. 아저씨는 역시나 얼굴이 피범벅이가 되었습니다.
코피에 얼굴이 까지기 까지 하셨던 아저씨는 정신을 차리려 일어나셨지만
역시 다리도 절으시고 얼굴에 상처때문에 눈도 잘 보이지 않으신지 자꾸 쓰러지셨습니다.
행색은 아마 지하철에서 잠을 자고선 새벽에 추위를 이기려고 술을 먹었던것 같습니다.옷도 낡은것이고 신발은 아예없고 깡통을 테이프로 이어서 신발을 만들어 신으셨습니다.
그때 시간이 아침 9시 경이였고, 사람들은 적당히 있었지만 그 누구도 구경만 할뿐, 아저씨에게 휴지한장가져다 주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저는 먹고있던 아이스크림을 입속에 다 넣고 아저씨에게 다가가서 휴지를 드렸습니다. 아저씨는 됬다며 휴지를 쥔 제 손을 뿌리치셨고, 다시 일어나려 하셨습니다.
그때 저와 함께 있던 오빠가 경호원 일을 하니라고 힘이쌔고 원래 마음이 좀 착한오빠라서 그오빠에게 도와달라는 눈빛을 보낸뒤에 그아저씨를 우선 부축한다음에 근처에 있는 벤치로 옮겼습니다.
아저씨 얼굴에 있는 피를 휴지로 닦으려 했는데,이미 굳은 피도 있고 아저씨 얼굴이 원래 더러우셔서 휴지로 닦기에는 상처부위가 너무 쓰릴 것같아서 아저씨와 몇마디 이야기를 한후에, 안양역 사거리 앞에 있는 작은 정형외과엘 갔습니다.
그 아저씨는 가정이 없으시고, 역시나 직장도 잃으셔서 몇날몇일째 역 주위를 돌아다니면서 노숙자 아저씨들과 술만먹으셨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정형외과에서 의사선생님도 친절하신 분이라서 다행히, 손님들이 계신데도 노숙자 아저씨의 행색을 보시고선 바로 아저씨먼저 치료해주셨습니다.
저희보고 "어떻게,가족되니?" 라고 하시길래 "요 앞에서 만났다고" 웃으며 말을 주고 받았습니다.
그리고 의사선생님께 아저씨가 어떻게 다치시게 된건지 말씀드리고 보험증도 없고 하니깐 저희가 대신 내겠다고해서 저하고 아는 오빠하고 돈을 모아서 드리려고 하자, 그 의사선생님께서는 "됬다 . 니들은 그만 가봐야지~" 라고 웃으시며 우리를 밀어내셨습니다. 저희는 의사선생님꼐 너무 감사하고, 얼굴에 갈색연고와 이상한 약들을 바른 아저씨를 보고 다시는 술드시지 마시고 일자리도 빨리 찾으시라고, 얘기를 하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병원 문을 나서려고 할때 마지막으로 의사선생님께 감사하다고 인사를 하려고 원장실엘 들어가서 "선생님 저희 갈꼐요 감사합니다" 이랬는데 오히려 그 선생님께서는 너희가 수고햇다며 그쪽에 계시던 환자분에게 저희의 칭찬을 해주셨습니다.
너무 부끄럽고 몸돌바를 몰라서 멋쩍은 웃음을 날리고 있는데,
선생님이 "저 인간 내가 약도 제일 아픈걸로 놨다. 정신좀 차려야 될텐데. "라며 그 아저씨 걱정을 해주셨습니다.
저희 동네 정형외과 선생님은 싸가지 짱이였는데, 그곳에 계시던 선생님은 정말 말은 짖궂으셔도 마음이 정말 고우셨습니다.
어찌어찌 하다가 한 1시간 가량을 병원에서 신세지고, 의사선생님께 인사를 하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긴장이 풀린 저희는 밥을 먹으러 가서 그 얘기에 대해서 의사선생님 진짜 착하다며 막 얘기를 했습니다.
그 뒤로 저희는 그 병원을 서포터즈들에게 홍보했고 세상에 정말
동화속에서나 나올것같은 그런 착한의사선생님도 있구나!하는 감동을 받았습니다.
요즘은 사람의 생명보다 돈이 먼저인 세상에 그런 의사선생님으로 인해
사람 사는 정과 생명의 중함을 알게되었습니다.
처음 정형외과를 들어갈떄 아저씨의 몰골을 보고 손님들이 싫어할까봐
내쫒진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던 제가 죄송했습니다.
이제 안양에 갈일이 자주는 없지만, 안양에 가게된다면
그 병원에 다시한번 들려야 겠습니다.
그리고 그 노숙자아저씨 지금쯤어디에서 무엇을 하고계실진 몰라도.
꼭 아무 탈 없이 잘 지내시고 계셨음 좋겠습니다.
첫댓글 저희 동네 정형외과 선생님은 싸가지 짱! 너와 네 오빠도 싸가지 엄청 많다. (9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