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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능적 아름다움에 담긴 문화
■ 제목 : 인기 있는 풍속(A Favorite Custom) ■ 작가 : 앨마 태디마(Lawrence Alma
Tadema)
■ 종류 : 캔버스 유화 ■ 크기 : 45.1cm x 66cm ■ 제작년도 : 1909년
■ 소장 : 런던 테이트 갤러리(Tate Gallery, London)
어머니의 양수 속에서 태어나서 물로 육신을 닦으며 눈을 감기까지 물은 생명의 시작과
끝을 함께 한다. 그러한 신성함을 상징하는 물은 정신을 청결히 하는 제례와 종교의식에도 사용 되었으며 오늘날 발달된 목욕 문화는 그러한 역사를 기원으로 하고 있다. 역사상 가장 목욕 문화가 번성했던 시대는 고대 로마로, 목욕탕으로 인해 멸망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 시대의 목욕 문화는 화려하고 사치스러웠다.
‘인기 있는 풍속’이라는 작품은 고대 로마시대의 시민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던 목욕 문화를 로맨틱하며 섬세한 화풍으로 그려내 투명한 아름다움을 창조해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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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의 끄트머리에서
■ 제목 : 나쁜 소년 (Bad Boy) ■ 작가 : 에릭 휘슬 (Eric Fischl) ■ 종류 : 린넨 유화
■ 크기 : 167.5cm x 244cm ■ 제작년도 : 1981 ■ 소장 : 개인소장
현대 사회에서 대중의 힘은 전방위적이며, 그 힘도 엄청나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거의 일방적으로 대중에 강력한 영향력을 미쳤던 매스 미디어 조차도 지금은 대중의 취향에 적지않게 영향을 받는다. 현대의 대중은 매스 미디어의 파급 효과를 수동적, 소극적으로 받아들이는 데 그치지 않고, 능동적,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까지 한다.
에릭 휘슬의 작품을 관통하는 테마는 미국 중산층 사회의 부조리다. 물질적으로는 한없이
풍요롭지만 정신적으로는 피폐하기 이를 데 없는 이들의 실체를 에릭 휘슬은 노골적인 묘사로 가감없이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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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과 공포의 심리적 이중성
■ 제목 : 시내로의 진입 (Entry into the city) ■ 작가 : 폴 델보 (Paul Delvaux)
■ 종류 : 캔버스 유화 ■ 크기 : 190cm x 170cm ■ 제작년도 : 1940
벨기에 화가 폴 델보는 고전과 모던을 결합하여 삶과 죽음, 빛과 그림자 속의 환희와 우울함을 동시에 표현했다. 작품 ‘시내로의 진입’에서 보여지는 것과 같이 꿈꾸듯 거리를 거니는 여인들과 이에 무관심한 남성들의 고정된 시선은 마치 시간이 멎어버린 듯한 긴장감을 연출한다.
델보는 초현실적이며 형이상학적 화풍의 르네 마그리트와 지오르지오 키리코의 영향을 받아 주로 누드의 여인과 정장한 남성을 등장시켜 욕망과 함께 묘한 공포감을 불러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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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의 해체와 반복적 조합
■ 제목 : 육체습작 (Studies of the Human Body-Triptich)
■ 작가 : 프란시스 베이컨 (Francis Bacon) ■ 종류 : 캔버스 유화
■ 크기 : 198cm x 147.5cm ■ 제작년도 : 1967년
미술의 역사는 더 이상 새로워질 수 없다는 작품관의 한계와 선조들이 이루어온 양식들과
투쟁하면서 자신만의 독특한 창작세계를 이루기 위한 예술가들의 몸부림의 과정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세기에 들어서면서 혁신적 시대정신과 사회변화에 따라 미술의 영역도 현란한 변모를
겪으면서 기존 관념을 무너뜨리는 데에 열을 올리기 시작했다. 야수주의, 초현실주의, 입체주의, 추상 표현주의 등의 경향이 전통주의의 자리를 뺏으면서 모더니즘 미술 시대를 열어나갔던 것이다.
작품 ‘육체습작’ 역시 그가 애용한 3부작의 방식이다. 각기 상관관계 없는 개별적 율동의 세 여인이 마치 줄타기를 하듯 연속되어 있는데, 베이컨은 운동하고 있는 인체를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 있는 채로 포획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게 있어서 그린다는 것은 그러한 감각을 기다리는 것을 의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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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께끼 미소
■ 제목 : 라 조콘다 (La Gioconda)
■ 작가 : 레오나르도 다빈치 (Leonardo Da Vinci) ■ 종류 : 목판 유화
■ 크기 : 77cm x 53cm ■ 제작 : 1503년 ■ 소장 : 파리 루브르 박물관
르네상스 시대 지성화가를 대표하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라 조콘다’는 영어권에서 모나리자라고 불리는 너무나도 유명한 그림이다. 루브르 박물관을 방문한 경험이 있던 사람들은 다빈치의 명화 앞 인산인해 속에서 몰래 사진이라도 찍으려고 기회를 엿보았던 적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유명한 그림에 대해 많은 미술사가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림의
내용에 대한 명확한 해석은 내려지지 않고 있다. 그림 속 여인이 이태리 상인 조콘다의 부인이라는 설이 유력하지만 다빈치 자신의 자화상을 그렸다는 가설도 있다.
그녀 혹은 그가 누구이든 이 그림을 그토록 유명하게 만든 것은 그려지지 않은 눈썹 만이
아니라 고혹적인미소 때문이라는 것 또한 잘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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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自我를 찾아서
■ 제목 : 확장된 팔 ■ 작가 : 레베카 혼
■ 종류 : 바디 아트 ■ 제작 : 1970
‘나는 왜 지금의 나의 모습으로 존재하는 걸까?’ 라는 물음에 답을 하려면 신학적이거나
진화론적인 해석 중 어느 한쪽에는 의지해야 한다. 그러나 트렌스 젠더가 등장하는 오늘의
현실에서 하느님에게서 받은 생명이라는 것도 원숭이에서 출발했다는 것도 가설로써 존재할 뿐 믿음과 사실이란 다르다는 회의를 낳는다.
작품 ‘확장된 팔’은 그녀 자신이 벌거벗은 채 붕대와 같은 천으로 신체를 묶고 그 중 유독 두 팔을 옥죄듯 두텁게 휘감아 길게 확장한 모습을 하고 있다. 보는 것만으로도 숨막힐
듯 답답하게 의도된 형상이, 대지에 신체를 지탱 시키는 것은 몸이 아니라 팔이 아닐까 하는 환상마저 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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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기를 갈망한다
■ 제목 : 피그말리온과 갈라테아 (Pygmalion and Galatea) ■ 작가 : 쟝 레옹 제롬 (
Jean-Leon Gerome) ■ 종류 : 캔버스 유화
■ 크기 : 88.9cm x 68.6cm ■ 제작 : 1890
■ 소장 : 뉴욕 메트로 폴리탄 미술관
‘人間’이라는 한자어가 사람 사이의 사람이라는 뜻을 품고, 이때의 ‘人’자 역시 서로
기대어 의지하는 사람의 형상으로 이루어진 것과 같이 사람은 태어나면서 죽을 때까지 사람과의 관계 안에서 살아간다. 때로는 관계에서 이루어진 사랑과 믿음이 증오와 배신으로
되돌아오지만 인간은 고통과 상실감을 딛고 또다시 그들과의 관계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제롬의 ‘피그말리온과 갈라테아’는 그러한 인간의 속성이 드러나 보이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피그말리온이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인물로 자신의 여성 혐오증으로 인해 어떠한 여성과의 관계도 멀리하고 사랑을 부정했던 시프러스의 왕이었다. 피그말리온은 외로움을 달래고자 그의 재능 있는 조각기술로 갈라테아란 여성 조각상을 만들어 그녀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작품 ‘피그말리온과 갈라테아’는 피그말리온이 인간에게서 느끼고 싶었던 모든 열정과
애정을 조각상에 쏟아 마침내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로부터 갈라테아의 생명체를 부여받아 결혼하게 된다는 내용의 신화가 프랑스 화가 제롬에 의해 아름답게 묘사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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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라는 개념의 사랑
■ 제목 : 패밀리 로망스 (Family Romance)
■ 작가 : 찰스 래이 (Charles Ray) ■ 종류 : 혼합매체 조각
■ 크기 : 134.6cm x 215.9cm x 27.9cm ■ 제작 : 1993
■ 소장 : 뉴욕 근대 미술관 (The Museum of Modern Art)
최근 생활고를 겪는 빈곤층에서부터 정치 경제적 사건에 연루된 유명 인사에 이르기까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불안한 사회 분위기 조성과 동일한 불행의 씨앗이 될 수 있는 위험을 고려치 않은 매스컴의 자살 보도에 대한 당위성 여부가 대두되면서,
자식을 소유물로 보고 희생양으로 삼은 부모들의 어리석은 행동을 동반 자살로 표현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논점은 새삼 진정한 ‘가족’의 의미에 대해 숙고하게 한다.
가족 구성원 전원이 등장하는 많지 않은 미술 작품 중에서 찰스 래이의 ‘패밀리 로망스’는 사뭇 이색적인 정취를 자아낸다. 래이는 현실의 존재성과 결여에 대한 개념적 사고를
작품에 투영시켜 추상과 구상 사이에서의 물리적 결과물을 생성하는 데 주력하였고, 1960년대 이후 70년대까지 팽배해진 미국 소비사회 모습이 집약된 쇼핑몰에서 상업적 마네킨들에 관심을 갖고 개념적 조각을 만들기 시작했다.
남겨진 사람도 떠난 사람도 없이 손에 손을 잡고 나란히 서있는 ‘패밀리 로망스’ 가족에게서 같은 키를 하고 있는 어색함보다 모두 같은 높이로 바라보고 있을 시선에 마음을 빼앗겨 보아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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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박한 사랑의 흔적
■ 제목 : 내 마음속의 디에고 (Diego on my mind)
■ 작가 : 프리다 칼로 (Frida Kahlo) ■ 종류 : 압축 목판 유채
■ 크기 : 76cm x 61cm ■ 제작 : 1943년
■ 소장 : 멕시코 시티 겔만 콜렉션 (Gelman Collection , Mexico City)
대중가요에서 소설, 영화에 이르기까지 대중 문화 예술 장르에서 가장 많이 다루어지는 ‘사랑’이라는 주제는 인류가 존재하는 한 그 우위를 쉽게 내놓지 않을 것같다. 먹고 살기도 힘든 세상에 무슨 사랑 타령이냐는 속된 표현에 공감하는 현실에서도 사랑을 꿈꾸는 마음은 어쩔 수 없는 인간의 본능이자 욕구이며 어쩌면 우리 삶을 지탱하게 하는 가장 큰 의미가 아닐까?
칼로는 ‘내 마음속의 디에고’에서 리베라에 대한 사랑을 달리 표현 할 수 없다는 듯 각인처럼 자신의 이마에 새겨 넣고 그녀 특유의 강인한 인상만큼 변하지 않을 사랑을 묘사하고 있다. 생존을 위협할 정도의 불행을 사랑으로 거듭나는 인생으로 담아낸 칼로의 작품은
희망해야 할 것을 잊은 채 현실에서 몸부림 치는 나약한 가슴을 뜨겁게 달아오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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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인체의 조우
■ 제목 : 기도 ( The Prayer) ■ 작가 : 만 래이 (Man Ray)
■ 종류 : 젤라틴 실버 프린트 ■ 크기 : 24cm x 18.7cm ■ 제작 : 1930
■ 소장 : 세인트 루이스 미술관 (The Saint Louis Art Museum)
최근 사진집과 모바일 서비스를 위한 연예인들의 누드 촬영이 성행하면서 예술성과 상업성에 대한 진부한 논제가 다시금 대두되고 있다. 유명 사진작가의 뛰어난 테크닉과 예술적
감수성이 살아있는 작품으로 보여지더라도 대중들이 하나의 미학으로 받아들이는 것에 반감을 갖는 이유는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조하기 위한 상업 전략으로 폄하하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어느 사진 비평가의 말처럼 사진이란 카메라보다 화학적 원리가 더 크게 작용한, 빛이 화학적 감광물질 위에 자연적으로 그린 그림으로서 본질적으로 이미 예술의 영역에 속하는
것이다. 하지만 카메라의 여러 기능과 인화하는 과정에서의 화학처리 등 과학적 속성에 대한 의존력 때문에 사진가를 비롯한 일반인들은 사진이 예술의 대열에 끼는 것에 갈등을 느끼기도 했다.
위의 ‘기도’는 화면을 가로지르는 모델들의 부분 신체를 과감하게 배치하는 것이 특징이었던 만 래이의 뛰어난 구성력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빛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젤라틴 실버 프린트의 효과를 풍부히 살린 섬세한 음영이 부드러운 살결의 풍만함을 더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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